[그림으로 보는 인터뷰] 『불안』
아이는 불안한 자신의 감정을 만나보기로 합니다.
글ㆍ사진 조미자 (그림책작가)
2019.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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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 아래 구불구불한 끈이 보입니다. 풍경으로 느껴지는 이미지 사이에 작은 아이도 보입니다. 아이는 끈을 잡고 있죠. 내면으로부터 이어진, 땅 위로 삐죽 올라온 작은 끈을 잡고 있는 아이는 이제 두렵고 무서운 자신의 감정을 만나보기로 합니다. 불안은 아이에게도 어른이 된 후에도, 누구에게나 존재하는 여러 감정 중의 하나입니다. 우리가 행복을 느끼는 것처럼 불안을 느끼는 것도 매우 정상적인 감정의 반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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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아래에 존재하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요?” 그곳에는 나에게 위로받고 싶어 하는 나의 감정이 있습니다. 아이가 잡아당긴 작은 실마리에서 이야기가 시작되듯,  『불안』 의 그림책도 이 한 장의 그림으로 시작해, 아이의 감정을 따라가며 한 장 한 장 완성하였습니다. 내면의 불안을 인지하고, 만남의 과정을 통해 감정에 공감하고 이해해 보는 그림책,  『불안』  입니다.

 

아이가 걸어갑니다. 책을 읽기도 하고요. 불안의 모습은 공으로 나타나 나를 어지럽게 하기도 하고, 머리 위 서늘한 무서운 손으로 나타나 갑자기 사라져 버리기도 합니다. 그것은 항상 같은 곳으로 사라져 버리죠. 도입부의 그림은 아이가  느끼는 불안의 감정을, 일상의 모습 위에 판타지적인 요소를 함께해 불안의 감정을 시각화해서 전달하고자 하였습니다. 그림책 속 아이의 놀란 눈과 우스꽝스러운 동작을 더해, 두렵고 무서운 감정에 좀 더 편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대부분의 그림이 강한 색감이 화면을 채우고 있지만, 아이가 불안과의 만남을 고민하는 장면은 아이와 빨간 구멍, 실로 집중됩니다. 배경은 하얀 종이의 색을 그대로 담고 있습니다. 비워진 배경이지만, 반대로 아이의 많은 고민이 느껴지게 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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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실을 잡아당기면 만나게 될 두려운 것의 존재를 아이는 알고 있습니다. 그것은 전혀 무서운 것이 아닐 수도 있고 어마어마하게 무서운 것일 수도 있죠. 무엇인지 모를 때 느껴지는 공포감은 아이를 더 고민하게 만듭니다. 감정이 토해낸 실오라기를 머리에 덮어쓴 채, 큰 눈으로 고민하는 아이는, 이제 결심을 하게 됩니다.

 

“난 궁금하긴 했지만 알고 싶지 않았어. 항상 날 두렵게 했으니까. 난 이제 그것을 만나 볼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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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의 전반에는 화난 오리가, 후반에는 아이의 옆에서 잠든 오리가 그려집니다.아이가 잡아당긴 끈으로 내면에서 끌려 올라온 불안을 상징하는 오리는 강하고 어두운 색조 속에 앉아 있습니다. 눈은 동그랗고 노랗게 채색하고, 깃털의 선을 빠르고 거칠게 그려, 더욱더 화난 불안의 오리를 표현하고자 하였습니다.

 

오리와 아이가 함께하는 시간 동안, 서로에 대한 이해의 감정을 느끼게 됩니다. 아이가 잠든 오리의 발목에서 끈을 풀어주는 장면은, 그동안 힘들었을 자신의 감정에 위로와 편안함을 주고 공감을 해주는 설정입니다. 사랑, 행복, 기쁨처럼 불안도 내 안의 감정이어서, 나와 함께 흔들리고 나와 함께 안정합니다. 이제 내 안의 힘들어하는 불안의 감정에게 위로의 이야기를 전해보세요.

 

“괜찮니?” “응, 괜찮아!”

 

 

 


 

 

불안조미자 글그림 | 핑거
두렵거나 무서워 피하기만 했던 불안의 감정을 가만히 들여다보세요. 그곳에는 나에게 위로받고 싶어 하는 나의 감정이 있습니다 내면의 불안을 인지하고, 만남의 과정을 통해 감정에 공감하고, 이해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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