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 도어 시네마 클럽, 과거로의 즐거운 여행
포스트 펑크의 비중을 줄이고 신스 팝, 디스코로 복고 노선을 선언한 투 도어 시네마 클럽은 찬란한 1980년대를 한껏 머금었다.
글ㆍ사진 이즘
2019.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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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변화라면, 은 익숙함이다. 포스트 펑크의 비중을 줄이고 신스 팝, 디스코로 복고 노선을 선언한 투 도어 시네마 클럽은 찬란한 1980년대를 한껏 머금었다. 파랑, 빨강, 노랑 등 쨍한 원색의 앨범 자켓에서 크라프트베르크(Kraftwerk)의 흔적을 찾는 것도 어렵지 않다. 선명하고 에너지 넘친다.

 

올해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 참가를 연상케 하듯 여름 축제를 떠올리는 음악이다. 오프닝 곡 「Once」는 몽환적으로 구성한 신시사이저가 귀를 잡아 끌고, 부피 큰 사운드와 리드미컬한 드럼 머신의 「Talk」는 더운 날 마시는 청량음료처럼 상쾌하다. 친절하게 느껴지는 확실한 멜로디는 휴먼 리그, 야주 등 뉴 웨이브를 이끌던 밴드들로부터 힌트를 얻었다.

 

타 아티스트들의 참여도 첫 시도다. 6분이 넘는 「Nice to see you」에서 오픈 마이클 이글(Open Mike Eagle)의 랩으로 변곡점을 선보이기도 하고 「Satisfaction guaranteed」에서는 짐바브웨 아프로비트 뮤지션 모쿰바(Mokoomba)와 함께 한다. 그러나 나머지 수록곡은 비슷한 패턴의 반복이다. 카타르시스가 필요한 지점에서 어물쩍 넘어가고 곡 내에서 변화의 폭이 좁기에 사운드의 예상이 가능하다. 가볍게 즐기기 좋으나 질주감은 부족하다.

 

전반적인 질이 낮진 않다. 인터넷 시대 속 소원해진 인간 관계를 다루는 「Satisfied guaranteed」가 참신하고 크라프트베르크 스타일의 복고적인 베이스 리듬 「Satellite」도 흥미롭다. 특히 후자의 뮤직비디오가 인상적인데, 인기 SF 시리즈 <스타 트렉>을 모티브로 하여 우주를 유영하는 이들은 과거의 장르인 디스코와 신스 팝을 받아들이며 미래로 나아가고자 하는 뜻을 은연중에 비친다.

 

히트 곡 「What you know」 같은 역동적인 록을 지우고 복고를 앨범의 핵심으로 잡았다. 그러나 밴드만의 색으로 다가오진 않는다. 신시사이저를 필두로 세워 1980년대의 향취를 재현했을 뿐, 이들의 양념이 없기에 과거의 답습으로 들린다. 혼란스러웠던 전작에서 한 걸음 나아갔고 레트로 유행에 힘입어 안정적인 구성을 구축한 것은 특기할 만하다. 과거로의 즐거운 여행은 익숙해서 더 무섭다.

 

 

 



 

 

Two Door Cinema Club - False AlarmTwo Door Cinema Club, Mokoomba, Open Mike Eagle 노래 | PIAS / PIAS
유쾌한 여름 저격 트랙 'Talk'‘Satellite’ [스타트랙]을 연상시키는 비디오로 화제를 모은 'Satellite', 본격적인 드라이브감을 선보이는 'Dirty Air' 등이 수록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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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 도어 시네마 클럽 #False Alarm #Nice to see you #Satisfaction guarante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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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