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시작할 계기를 준다면
누군가에게는 사소해 보일 수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꼭 필요한 정보와 이야기들이거든요. 이 이야기가 필요한 분들에게 잘 전해질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글ㆍ사진 출판사 제공
2019.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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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이런 내용으로 책을 쓸 생각을 했을까?  『60일의 지구 여행』 은 흔히 말하는 TMI가 넘치는 여행서다. 노련한 여행가의 눈에는 너무 사소하거나 흔한 내용이라 평범해 보이는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점이 이 책을 특별하게 만든다. 눈길을 사로잡는 매력을 내세워도 모자랄 경쟁의 시대에 지극히 평범한 우리 이웃이 안절부절못하며 기어코 지구를 한 바퀴 돌아온 이야기라니. 모험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저자가 대체 왜 세계 여행을 떠나게 되었는지 호기심을 자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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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쓰는 걸 가장 싫어한다는 얘기가 인상적이었어요. 그런데 사실 여행처럼 돈이 많이 드는 일이 없는데, 어떻게 세계 여행을 떠나게 되었나요?

 

남편이 20대 때 배낭여행을 다녀왔는데, 그때 삶이 많이 변화하고 내면도 크게 성장했다고 했어요. 그런 남편이 어느 날 여행을 가고 싶다는 거예요. 결혼하고 10년 넘게 쉬지 않고 일만 하던 일상에 지쳤던 것 같아요. 앞으로의 미래를 새롭게 그릴 수 있도록 휴식의 시간을 주고 싶어서 동의했어요. 그런데 일이 너무 커진 거죠(웃음).


남편이 원래 비틀스를 좋아해서 애비 로드에 가는 게 로망이었어요. 그래서 쿨하게 가자고 말했는데, 런던에 가면 당연히 파리도 가야 한다는 거예요. 그리고 파리를 가면 다른 유럽의 도시도 가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냥 들어나 보자는 마음으로(웃음) 계속 얘기를 나눴는데, 유럽까지 간 김에 미국도 가 봐야 하지 않을까 하더라고요. 미국까지 가면 사실 지구를 한 바퀴 도는 거니까 세계 일주를 하는 게 낫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거죠.


사실 황당한 이유죠. 말장난처럼 시작한 얘기가 현실이 된 거예요. 남편이 그런 얘길 하지 않았다면 절대 세계 여행을 떠나는 일은 없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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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일이라는 시간, 2,000만 원이라는 한계 비용은 어떻게 설계된 건가요?

 

큰 의미가 있었던 건 아니에요. 여행은 떠나기로 했는데, 가지고 있는 돈을 쓰는 건 부담스러웠거든요. 어차피 여행에 대해 아는 것도 없으니 정보도 모으고 계획을 세우면서 그 기간에 돈을 모으자고 생각했어요. 가족이 네 명이기 때문에 아무리 짧게 여행을 다녀와도 1,000만 원은 턱없이 부족할 것 같았고, 3,000만 원 이상은 소심한 심장을 가진 저에게는 너무 떨리는 금액이었어요(웃음). 그래서 2,000만 원이 적당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60일이라는 기간은 아이들의 학교생활에 지장을 주지 않고 낼 수 있는 가장 긴 시간이었어요. 바로 겨울방학이죠. 단순하게 정한 건데, 한계를 정해 두니까 꼭 해야 할 것과 미련 없이 버려야 할 계획이 구분되는 느낌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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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보면 걱정이 말도 못 하게 많아요. 여행을 떠나기 전 가장 큰 걱정은 무엇이었나요?

 

웃기게 들릴지 모르지만, 짐 싸는 일이 가장 큰 걱정이었어요. 남편도 저도 마른 편이고 평소에 운동도 잘 안 해서, 무거운 배낭을 멘 상태에서 아이들의 손까지 잡고 세계를 여행할 수 있을까 걱정이었죠. 그래서 어떻게 해야 꼭 필요한 물건만 가지고 다닐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그리고 짐 싸는 일 못지않게 어떻게 하면 예산을 줄일 수 있을지가 가장 큰 걱정이었어요. 아낀다고 하면서 계획을 짰는데, 4,000만 원이 넘는 예산이 나와서 놀란 적도 있어요. 돈을 아끼는 건 저에게 걱정을 넘어서 가장 큰 숙제였어요(웃음).


그렇게 걱정을 가득 안고 떠났는데, 용기를 낸 보람이 있었나요?

 

네, 무척이요. 일단 아이들이 굉장히 성장했어요. 뭔가를 해 냈다는 기분이 들었는지, 자존감도 높아지고 도전하는 일도 주저하지 않게 되었어요. 그리고 두 달을 온전히 함께 보내니까 엄청 애틋한 가족이 됐어요. 특히 남편은 일이 바쁘다 보니 아이들과 친구처럼 살가운 사이는 아니었거든요. 그런데 매일 함께 자고 일어나서 또 함께 나갔다가 함께 들어오니까 너무 친밀하고 끈끈한 사이에 된 거예요. 이건 여행을 떠나면서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변화였어요. 새로운 것을 보면서 휴식을 얻고 기분을 환기시키고, 뭐 이런 것만 기대했는데 상상할 수 없는 좋은 변화가 생긴 거죠. 심지어 저는 생각한 적도 없었던 책을 쓰게 됐어요. 남편을 위해 떠난 여행이었는데 오히려 제 인생이 다른 방향으로 굴러가기 시작했다는 게 너무 신기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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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되고 싶다고 생각해 본 적도 없던 사람이 어느 날 문득 책을 쓰겠다고 결심하기는 힘들 것 같은데, 어떻게 책을 쓰게 되었나요?

 

막상 여행을 가기로 마음은 먹었는데, 장기 여행을 가 본 적이 없어서 너무 막막했어요. 정보를 찾아봐도 신혼여행으로 가는 여행, 아니면 회사를 휴직하고 몇 달 혹은 몇 년씩 본격적으로 떠나는 여행에 대한 것만 많았어요. 저는 멀리 가지만 짧게 다녀오고 싶었어요. 미래에 대해 확신이 없는 상태에서 일을 그만두고 가는 것도 저희와는 맞지 않았어요. 그래서 필요한 정보를 하나하나 찾아야 했어요. 스카이스캐너나 카약 같은 게 뭔지도 전혀 몰랐거든요. 누가 정보를 알려 줘도 그게 뭔지 몰라서 또 검색해야 했죠. 여행 준비를 거의 1년 동안 했는데, 새벽까지 잠도 안 자면서 정보를 찾고 정리했던 시간이 꽤 길어요. 그러다가 정말 뜬금없이 ‘어디선가 나 같은 또 다른 누군가가 여행을 가 보겠다고 이렇게 똑같이 시간을 투자하면서 넓고 깊은 정보의 바다를 헤엄쳐 다니겠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생각이 꼬리를 물다가 단순하게 내가 힘들게 모은 정보를 완전 초보 여행가나 주부들에게 알려 주고 싶다는 거로 발전했어요. 그런데 어떻게 알릴 수 있는지를 몰랐죠. 그러다가 ‘책’이라는 수단을 생각하게 된 거예요. 누군가 필요한 내용을 정리해 놓은 책 한 권이 있으면 든든할 것 같았어요. 그전까지는 제 이름으로 된 책이 나올 수 있다는 가능성을 상상조차 해 본 적이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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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국, 청울림 작가분들은 여행 분야와는 거리가 있는 저자분들인데, 흔쾌히 이 책의 추천사를 써 주게 된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제가 추측하기로는 강원국 작가님은 아마도 평범한 사람이 솔직하게 쓴 이야기를 응원한다는 의미에서 써 주신 게 아닐까 생각해요. 굳이 이유를 찾자면 그럴듯하게 보이려고 내 것이 아닌 문장이나 생각을 가져오지 않은 점을 좋게 봐 주시지 않았나 싶어요. 제 글 자체가 대단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그래서 굳이 글쓰기 멘토이신 강원국 작가님이 호감을 느낄 수 있는 점을 찾는다면 그런 면이 아닐까 싶습니다.


청울림 작가님은 경제경영 분야에서 굉장히 유명하신 분인데, 사실 경제경영뿐만 아니라 자기계발 분야에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으세요. 그래서 이 책에서 여행을 통해 저와 제 가족이 성장하고 새로운 꿈을 꾸게 된 모습을 인상 깊게 보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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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마무리하면서 여러 가지 꿈이 생겼다고 했는데, 지금 가장 이루고 싶은 꿈은 무엇인가요?

 

사실 책을 출판한 것 자체가 꿈같은 일이에요. 준비 과정도 길었고, 생각보다 힘들어서 지금은 책이 드디어 나왔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기뻐요. 그래서 아직 거창한 계획을 생각해 보지는 않았지만, 책을 준비했던 이유도 제가 모은 이 정보를 많은 사람에게 알려 주고 싶었던 것이었기 때문에 그 바람이 이루어진다면 좋을 것 같아요. 누군가에게는 사소해 보일 수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꼭 필요한 정보와 이야기들이거든요. 이 이야기가 필요한 분들에게 잘 전해질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저는 유럽에 갈 생각도 못 했던 사람인데, 지구를 한 바퀴 돌아왔거든요. 여행 고수들에게는 별일 아닐 수 있지만, 저에게는 인생에서 가장 큰 모험이었어요. 저처럼 평범한 사람이 작게나마 꿈을 꾸고 그걸 이뤄 냈다는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뭔가를 시작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면 정말 행복할 것 같아요. 그리고 또 여행을 가고 싶습니다. 제가 책을 쓸 정도로 뭔가를 기록하고 정리했던 이유는 이게 우리 가족의 마지막 여행이 아니기 때문이었으니까요.

 

 

*곽명숙 작가

 

지금껏 가정주부로 열심히 살았다. 앞으로도 그런 일상에 큰 변화가 없을 거로 생각했다. 그런데 10년 넘게 열심히 일만 하던 남편이 SOS 신호를 보냈다. 남편의 휴식을 위해, 그리고 오래된 작은 꿈을 이루어 주기 위해 여행을 준비했다. 쉽게 생각했던 여행 계획은 눈덩이처럼 불어나 세계 일주가 되었다. 여행을 떠나기 전 1년 동안 정보도 모으고 돈도 모았다. 그렇게 여행을 떠나 60일간 세계 13개국 21개 도시에 머물렀다. 미국, 영국, 프랑스, 사하라 사막을 돌고 목표했던 2,000만 원 내에서 여행을 완성했다.

 


 

 

60일의 지구 여행곽명숙 저 | 아라크네
여행을 결심하게 된 계기부터 떠나기 전까지 작가가 모으고 정리한 많은 정보가 담겨 있다. 여행의 고수가 보기엔 뭘 이런 것까지 알려 주나 싶을 정도의 TMI(Too Much Information)가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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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