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스24에서 책 『곰돌이가 괜찮다고 그랬어』 를 검색하면 구매자 리뷰 중 특이한 글을 하나 볼 수있다. “저자 혼자 묻고 답하는 7문 7답”이라는 제목의 리뷰다.
“안녕하세요, 이 책의 저자입니다. 평소 팟캐스트 ‘책읽아웃’ 팬인데, 이번에 『곰돌이가 괜찮다고 그랬어』 가 방송에 소개된 기념으로 안 물어보셨지만 혹시 궁금해하실지도 모르니까, 괜히, 저 혼자, 7문 7답, 자문 자답을 한번 해보겠습니다!”
이렇게 호기롭게 시작하는 자문 자답을 아래와 같이, <채널예스>의 ‘7문7답’ 코너에 맞게 다시 정리하고 질문도 하나 추가해 보았다. 안 물어보셨지만 혹시 궁금해하실지도 모르니까.
실물과 뽀샵의 차이. (술빵이 미안)
‘반려인형’이라니 신기한데, 이런 책은 어떻게 쓰게 됐어요?
인형 병원에 간 것, 그게 모든 것의 시작이었어요. 오랫동안 가족처럼 데리고 있는 낡은 곰인형 술빵이의 눈이 빠져서 (흑) 인형 병원에서 수술을 받았죠. 멀끔하게 고쳐져서 새 삶을 찾은 게 너무나 감사해서 좋은 곳이라고 신문사에 제보를 했더니, 그 인형 얘기를 글로 써 달라는 제안을 받았어요. 그렇게 한겨레 esc 섹션에 연재를 하게 됐고, ‘반려인형’의 얘기들이 자연스럽게 흘러나온 거예요. 생각보다 할 얘기가 많더라고요? (웃음) 20회로 연재를 마치고 나서 원고를 더 보태어 출판사에 투고하는 일 하나하나가 저에게는 즐겁고 설레는 것이었고, 여기 이 자리가 그 정점입니다. ‘책읽아웃’에 소개되다니 너무 좋네요.
책 내고 달라진 점이 있다면요?
가장 크게는, 표지에 나온 곰인형 술빵이가 의기양양해진 것이랄까요? 참, 최근에는 ‘고독한 곰돌이방’ 오픈채팅방에 초대받았어요. 가끔씩 각자 자기 인형 귀여운 모습 올려주는데 재미있습니다. 그런 식으로 점점 부끄러움을 내려놓고 즐거움을 ‘악착같이’ 취하는 방향으로 제 일상도 달라지고 있고요. 그리고 주변에서 자꾸 자기 인형에 관한 제보를 해 오십니다! 이 책이 어린 시절의 보드라움과 그리움을 추억하게 하나 봐요. 인형과의 추억을 듣고 있자면 저도 늘 뭉클해져요.
책방사춘기 북토크에서 만난 인형 친구들과 함께.
‘아마도 첫 반려인형 에세이’라는 카피와 함께 소개되고 있는데, 정말 그런가요?
음, 저도 확인은 못 했지만 아마도 그렇지 않을까요? 물론 『곰돌이 푸, 행복한 일은 매일 있어』 같은 베스트셀러가 있긴 하지만요... 저는 제 삶이 곰인형으로 구성되어 있고 저라는 사람이 인형과 떼려야 뗄 수 없게 되어 버린 이 지점이 조금 자랑스러워요. 이런 사람은 은근히 있지만, 이렇게 책 쓴 건 내가 처음이지 않을까 싶은, 그런 '인형부심'이랄까요?
책에 사료 같은 몇십 년 된 일기며 사진이 다 있던데요. 뭐든지 사소한 것도 다 모아두나요?
책에도 그렇게 썼지만, 기쁜 순간을 한 톨 한 톨 소중히 그러모으는 편이에요. 행복은 금방 지나가 버리잖아요. 그런 게 자주 있지 않다는 걸 잘 알고 있으니까요. 이 책을 쓰면서 새로 찍은 사진은 한 장도 없었어요. 그런 정도로, 저는 곰인형들과 함께하는 삶이었구나, 깨닫기도 했습니다.
이 책이 독자들에게 이렇게 읽혔으면 좋겠다, 하는 바람이 있다면?
저처럼 오래된 인형이 이미 있는 분들이라면, 인형을 좋아하는 마음을 앞으로 더 많이 드러내자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남한테 피해를 주는 것도 아니잖아요? 회사에, 카페에 데리고 다니세요! 가방 속에라도 넣으세요! ㅎㅎ 그리고 인형과 연이 없던 분이라면, 이참에 하나쯤 들이시라 권하고 싶고요. ‘반려인형’이라는 말에 거부감이 드는 분들도 있을 텐데, ‘반려동물’과 층위가 다르다는 것쯤은 알고 있어요. 다만 감수성의 확장이 이루어지면 좋지 않겠느냐는 얘기를 건네고 싶어요.
앞으로 계획은요?
올해는 곰돌이 그림을 더 많이 그리려고 합니다. 아무도 안 시켰지만 재밌어서 하는 일이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그런 시도가 모여서 책이 됐으니, 뭐가 될지 모르겠지만 어쩌면 또 뭔가 되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갖고 해보겠습니다! 술빵이 카톡 이모티콘 같은 게 출시될지도 모르잖아요?
끝으로, ‘책읽아웃’ 덕후가 자신이 쓴 책이 ‘책읽아웃’에 소개되었을 때 어떤 기분이었을지 몹시 궁금합니다.
예, 제가 정말 팬이고요… 예… 팬입니다. (원래 팬은 막상 자리 깔면 떨기 마련이죠!) 제가 쓰고 사진 찍고 그림 그려 넣은 책, 제 곰인형 술빵이가 표지에서 뿅 하고 쳐다보는 『곰돌이가 괜찮다고 그랬어』 가 ‘책읽아웃’에 소개되다니, 정말 신나는 일이더라고요. 이런 것을 바로 ‘성덕’이라고 하는구나 싶을 만큼요. (방송은 좀 긴장돼서 곰인형들과 손 꽉 잡고 들었답니다.) 무엇보다 ‘책읽아웃’에서 소개해 주신 다른 책들, 제가 따라 읽으며 ‘뼈 맞고’ 무릎 치며 맞아, 맞아, 했던 멋진 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는 사실이 뿌듯했습니다. ‘책읽아웃’ 에 나왔던 김신지 작가님 표현대로 하자면 ‘책읽아웃’에 소개된 건 ‘ㅎ을 모으는 순간’이 아니라 ‘행ㅂ’ 정도는 되는 대사건일 거예요. 그리고 진짜 이렇게 7문 7답에 소개되다니, 정말이지 ‘행복’이 다 이루어졌네요!
* 정소영
곰 인형의 반려인. 1991년 5월 24일, 곰 인형과 친구가 되었다. 인형에게 말 걸기, 인형 만지작거리며 잠들기, 인형 얼굴 그리기, 인형 모양으로 송편 만들기를 하면서 아이에서 어른으로 자랐다. 휴대폰에 늘 곰 인형 사진이 가득하고, 인형들과 자주 외출하며 해외여행도 함께 간다. 회사에 일찌감치 ‘곰밍아웃’을 했고 가끔 곰돌이와 출근한다. 첫 번째 반려인형 곰탱이, 스무 살 무렵 언제나 함께했던 꿀, 20년 된 곰 인형 순남이, 헌 옷 수거함에서 데려온 연남이, 막내 곰돌이 술빵이……. 30년 가까운 시간 동안 곰돌이가 있어서 정말 다행이었던 날들, 곰돌이를 하늘 높이 던져 올리며 소리 내 웃었던 날들이 많았다. 첫 책『곰돌이가 괜찮다고 그랬어』는 그런 날들의 이야기이다. 언제나 곁에 있어 주는 보들보들한 존재. 정소영 작가에게는 반려인형들이 그런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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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돌이가 괜찮다고 그랬어정소영 저 | 어떤책
한때 좋아했던 것을 계속 좋아해도 괜찮다고, 어른에게도 보들보들한 존재가 필요하다고 말해 주는 현재진행형 반려인형 이야기다.
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