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한 길의 왼쪽] 거기엔 어떤 세상이 펼쳐질까?
작가 자신의 몸을 둘러싼 고백, 환희와 고통 그 사이를 오갔던 어린 시절, 이방인으로 보낸 고독한 시간을 온전히 느낄 수 있다.
글ㆍ사진 출판사 제공
2019.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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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창작동화 사상 첫 밀리언셀러이자, 한국 작품 최초로 영국 서점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른 『마당을 나온 암탉』의 작가 황선미. 그가 세계적인 작가가 아닌 단지 한 사람의 “서울에 사는 중년 여성, 희생을 강요받았던 장녀, 강한 척하지만 사실은 허점투성이, 잘 나서지 않으나 주목받고자 하는 욕망이 큰 여자, 콤플렉스 덩어리”로 자신을 온전히 기록한 산문집 『익숙한 길의 왼쪽』을 출간했다. 글쓰기가 전부인 한 외로운 어른 아이의 일기장을 고스란히 옮긴 산문에서 우리는 작가 자신의 몸을 둘러싼 고백, 환희와 고통 그 사이를 오갔던 어린 시절, 이방인으로 보낸 고독한 시간을 온전히 느낄 수 있다.

 

엄마의 마음을 아프게 하려 나를 다치게 했던 일, 내 목소리에서 엄마가 느껴진다는 오빠에게 버럭 화를 냈던 기억, 자꾸만 도지는 입병과 완전히 망가진 오른쪽 몸 때문에 웃을 때조차 감정 밑바닥의 우울감이 건드려지던 하루, 꽃 같은 시절부터 생선 함지를 이고 시장을 떠돌던 엄마와 겹치는 조기 비늘과 4월의 꽃잎, 평생을 쉬지 않고 열심히 살았으나 사회에서 내린 신용 부적격자라는 결론, ‘젊어서 고생은 사서 한다’는 어른의 말 때문에 늘 모든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야 했던 어린 날들, 모든 일이 꼬이기만 하던 해외 취재 현장에서 뜻밖에 발견한 동화의 마법까지. 익숙한 안정감을 깨고 불편하기로 작정한 길에서 건져 올린 깊은 사유들로 한 권의 책이 완성되었다.

 

“나는 내 속에 어떤 응어리가 있는지, 내 그물에 걸린 게 무엇인지 조금씩 알아가는 중이다. 내가 나일 수 있는 것들을 들여다보는 시간. 이 시간을 함께해주는 사람들이 있어서 좋다. 참 고맙다.”
- 작가의 말

 


 

 

익숙한 길의 왼쪽황선미 저 | 미디어창비
슬픈 내면을 보호하고자 벽을 쳤던, 한 개인의 가장 깊숙한 속마음을 읽어내게 된다. 어머니에 대한 날카로운 기록들이 하나씩 풀릴 때마다, 허구 속으로 도망치며 자신을 위로했던 작은 아이를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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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미 #익숙한 길의 왼쪽 #산문집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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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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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미

충남 홍성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을 경기도 평택에서 보냈고, 16년 동안 『나쁜 어린이 표』, 『마당을 나온 암탉』, 『바람이 사는 꺽다리 집』, 『주문에 걸린 마을』 등을 냈습니다. 『마당을 나온 암탉』은 국내에서 애니메이션으로도 제작되었으며, 미국 펭귄출판사를 비롯해 수십 개국에 번역 출간되었습니다. 2012년 국제 안데르센 상 후보에 올랐으며, 2014년 런던국제도서전 ‘오늘의 작가’로 선정되었습니다. 앞으로도 오솔길을 열심히 걸으며 사는 게 멋지다는 걸 알 수 있는 작품을 쓰려고 합니다. 사실적이면서도 섬세한 심리 묘사와 마음을 어루만지는 이야기로 수많은 어린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작가. 작품을 통해, 때로는 여러 자리를 통해 항상 어린이들 가까이에서 함께하고 있다. 지금까지 60여 권의 책을 썼고, 대한민국 문화예술상 대통령 표창, SBS 어린이 미디어 대상, 아동문학평론 신인상, 세종아동문학상, 소천문학상 등을 수상했으며 현재 서울예술대학교 문예창작과 교수로 있다. 1963년 충청남도 홍성에서 태어나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와 광주대학교 문예창작과, 중앙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1995년 단편 「구슬아, 구슬아」로 아동문학평론 신인문학상을, 중편 「마음에 심는 꽃」으로 농민문학상을 수상하며 문단에 데뷔했다. 1997년에는 제1회 탐라문학상 동화 부문을 수상했고, 『나쁜 어린이표』, 『마당을 나온 암탉』, 『까치우는 아침』, 『내 푸른 자전거』, 『여름 나무』, 『앵초의 노란 집』, 『샘마을 몽당깨비』, 『목걸이 열쇠』, 『뒤뜰에 골칫거리가 산다』, 『들키고 싶은 비밀』, 『엑시트』, 『세상에서 제일 달고나』 등을 썼다. 가난했던 어린 시절 학교에서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혼자 캄캄해질 때까지 학교에 남아 동화책을 읽곤 했던 그녀의 글은, 발랄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글을 써나가는 다른 90년대 여성작가들 달리 깊은 주제 의식을 담고 있다. 『마당을 나온 암탉』은 그 대표적 예. 근대 · 문명을 상징하는 '마당'과 탈근대·자연을 상징하는 저수지를 배경으로, 암탉 잎싹의 자유를 향한 의지와 아름다운 모성애를 감동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2000년에 출간한 그녀의 대표작 『마당을 나온 암탉』은 알을 품어 병아리를 만들어 보겠다는 소망을 갖고 살던 암탉 잎싹의 이야기다. 양계장에서 편하게 사는 것을 포기하고 안전한 마당을 나온 잎싹은 우연히 청둥오리의 알을 품게 되는데, 그렇게 부화한 청둥오리를 사랑과 정성으로 키우고 자신의 목숨을 족제비에게 내주기까지 한다. 고통스럽지만 자신의 꿈과 자유, 그리고 사랑을 실현해나가는 삶을 아름다운 동화로 그려냈다. 『마당을 나온 암탉』은 ‘죽음’을 전면에 내세워 어린이문학의 금기에 도전했고, 국내 창작동화로는 첫 번째 밀리언셀러를 기록하였다. 애니메이션 영화로 제작해 한국 애니메이션 역사상 최다 관객을 동원하였고, 뮤지컬, 연극, 판소리 등 다양한 공연으로도 선보이고 있다. 미국 펭귄출판사를 비롯해 수십 개국에 번역 출간되었다. 2012년 국제 안데르센 상 후보에 올랐으며, 2014년 런던국제도서전 ‘오늘의 작가’로 선정, 폴란드 ‘올해의 아름다운 책’ 등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