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하지 않을 권리』 는 카카오 브런치의 인기 글 <사랑 세뇌>를 재구성한 에세이다. 엘리 저자는 대학 시절 수많은 친구들의 연애사와 이별사를 듣고 함께 아파했다. 그런데 명백하게 상대방의 잘못으로 헤어졌음에도 자신의 탓으로 돌리고 괴로워하는 여성들이 많다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여성들이 연애에 매달릴 수밖에 없었던, 복잡한 메커니즘이 사회 곳곳에 숨어있다는 것도 알게 됐다. 이 책은 연애를 하고 있거나, 연애를 하지 않아 ‘연애하기’를 강요 받고 있는 모두가 공감할 만한 내용이 담겨있다. 그리고 애인이 없어도 주체적으로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다는 용기를 건넨다.
『연애하지 않을 권리』 는 어떤 책인가요? 작가님의 소개도 부탁 드려요.
안녕하세요. 저는 따뜻한 손을 가진 에세이스트 엘리라고 합니다. 평소에 책을 자주 구매하는 플랫폼인 예스24에서 제 책으로 인터뷰를 하게 되니 무언가 감회가 새롭습니다.
저의 데뷔작인 『연애하지 않을 권리』 는 프롤로그에도 짧게 소개되어 있듯이 “연애 타령”하는 친구의 안부 메시지를 받고 탄생하게 된 책입니다. 아무래도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 각자 사회 생활을 하다 보니 분기에 한번씩 또는 연에 한 두번씩 연락을 하게 되는 지인들이 생기게 되잖아요. 그들과 오랜만에 만나 서로의 근황을 물을 때 꼭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주제가 ‘연애’라는 사실을 새삼 실감하게 된 순간이었죠. 그때 이런 생각이 퍼뜩 들더라고요.
도대체 왜 연애, 사랑 타령하는 미디어 콘텐츠와 사람들은 널리고 널렸는데 ‘연애? 결혼? 그까짓 거 안 해도 잘 먹고 잘만 살더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들과 콘텐츠는 별로 없는 거야?라고요. 이번 에세이는 그런 교묘한 사회적 문화적 ‘사랑 세뇌 트릭(TRICK)’들을 발칙하게 까발리는 내용을 담고 있죠.
카카오 브런치에서 100만 조회수를 돌파하고, 텀블벅에서도 900명에 가까운 분들이 후원을 해주셨어요. 이 책의 어떤 점이 이런 반응을 이끌어냈다고 생각하시나요?
사실 저도 처음엔 실감이 잘 안나더라고요. 소소하게 써내려 가기 시작한 일상 생각 글 타래 모음집이 100만 뷰를 돌파하다니! 텀블벅 리워드 1800%를 달성하다니! 그동안 제 글을 응원하고 후원해주신 분들의 코멘트들을 읽으면서 ‘왜’인지 알겠더라고요. “뼈 맞은 기분이다”라는 어떤 독자분의 표현처럼, 제 통찰력이 독자분들의 뼈를 좀 때린 모양이에요.ㅎㅎ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지냈던 연출 무대 장치를 까발리는 탐정 같은 제 역할이 통쾌하고 시원하신 거겠죠. 정말 감사할 따름이죠.
시대의 흐름에 따라 사랑의 개념이 달라졌다는 부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과거 고대 그리스에서는 성인 남성과 귀족집 소년의 연애가 ‘천상의 에로스’라고 칭해졌고, 중세 유럽 기사의 무용담(Roman)에서는 기사와 기혼 여성의 연정이 주된 내용으로 등장했어요. 영국의 사회학자 앤서니 기든스는 자신의 저서 <현대 사회의 성 사랑 에로티시즘>이란 저서에서 ‘대중적인 로맨스’라는 개념은 서구 사회가 산업혁명을 겪으며 일어난 일련의 사회적 변화들 중 하나라고 분석하고 있기도 하고요. 일본의 사회학자 우에노 치즈코가 연애라는 개념을 시대의 흐름을 반영하는 사회적 관념이라고 정의한 것처럼, 사랑도 전반적인 시대 정서를 반영하는 유행의 한 종류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제가 처음으로 ‘캐롤’이란 영화를 보았을 때처럼요. 영화관 스크린 속에서 중년의 기혼 여성과 젊은 여성의 로맨스가 아름답고 감각적으로 그려지는 것을 보고 분위기에 취해 ‘나도 저런 연애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만약 제가 어려서부터 TV 브라운관을 통해 본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에서 여성과 여성의 연예 이야기를 ‘평범하게’ 다뤘다면 과연 그걸 보고 자란 나도 ‘당연하게 헤테로였을까?’라는 의문이 들던 순간이었거든요. 아마 여성과의 연애를 자연스럽게 생각하고 레즈비언이 되지 않았을까요?
크고 무거울 수 있는 주제를 관통하지만, 오히려 전반적인 내용은 밝고 위트 있게 느껴져요. 특히 젊은 여성의 몸매만 강요하는 대중가요에 반격하듯이 직접 랩 가사를 쓰신 부분이 인상 깊었는데요. 사회 구조적 문제점을 이렇게 속 시원하게 풀어내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셨나요?
‘내가 대신 꼬집어 줄게!’라는 태도로 임했던 것 같아요. 왜, 어린 시절 무리에서 총대 메는 애들 꼭 한 명씩 있잖아요? 소위 요즘말로 앞에서 ‘나대는 애’요. 저는 예전부터 프로 블랙컨슈머로 친구들 사이에선 유명(?)했거든요.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고 꼭 한마디를 찔러 넣어야 속이 시원하더라고요. 제가 겪고, 친구들이 겪었던 에피소드를 넣을 때 ‘내가 너 대신에 속 시원하게 한 마디 먼저 해줄게!’라는 마음으로 쓰다 보니 같은 또래 여성분들이 읽기에 더욱 재밌고 친근하게 느껴졌나봐요. 현실 성격 나온거죠, 뭐. 하하.
프롤로그 배경이 시드니의 버스 안에서 시작합니다. 다양한 나라를 경험하셨다고 들었는데요. 현지에서는 연인들의 데이트 방식 혹은 이별 방식이 우리나라와 어떻게 다른가요?
정말 다른 점 한가지는 ‘이별 후에 친구가 가능하다!’였습니다. 서양식 속담에 이런 말이 있거든요. “Don't burn bridges you may have to cross later.” 나중에 또 건널 일이 생길지도 모르니 다를 다 태우지 말라는 말인데, 정말 이런 말이 꼭 들어맞는 사회인 것 같아요. 한국은 뭐랄까, “내 인생에서 두 번 다시는 마주치지 말자!”는 식으로 친구나 연인 관계를 극단적으로 끊어내는 분들이 종종 있잖아요(네… 제 얘기입니다). 근데 제가 서양 문화권 남자친구를 사귈 때마다 좋게 헤어졌던 나쁘게 헤어졌던 후에 반드시 연락이 오더라고요. 그럴 때마다 어떻게 했냐고요?
“BURN THEM ALL(다 태워 버려!!!)” “
~Block(차단)~
이 책을 꼭 읽었으면 하는 사람들이 있다면요?
”연애 중독자” 분들이요. 자신의 옆자리에 누군가의 존재감을 채우지 않고는 일상 생활이 불가능한 분들이 꼭 읽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모든 독자들이 이것만은 꼭 읽어줬으면 좋겠다 싶은 부분이 있을까요?
맨 마지막 장, “날씨가 좋아. 당신이 가는 길에 별이 쫙 깔렸어.”라는 소제목의 프롤로그를 읽어 주셨으면 좋겠어요. 저는 개인적으로 이 책을 집필하면서 같은 또래의 다양한 여성분들을 만날 기회가 있었는데요, 그들을 볼때마다 공통적으로 드는 생각이 딱 하나가 있었어요. “이렇게 다들 재능이 많고, 꿈이 많은데…” 이제는 이 사회가 그들에게 궁금한 것은 연애 경력이 아니라 그들의 야망, 포부, 동기, 그리고 꿈과 같은 주제였으면 좋겠어요. 전 그들이 얼마나 멋진 남자와 어떤 연애를 했나 보다는, 그들이 어떤 꿈을 꾸고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때 더 설레더라고요. 20대 또래 여성들이 남자친구 이야기보다 자신들의 야망에 대해 더 자주 이야기하는 시대가 왔으면 좋겠어요.
아직도 연애와 결혼에 얽매어있는 여성들에게 추천할 만한, 혼자서도 행복해 질 수 있는 작가님만의 일상 속 팁을 공유해주세요.
“완벽하게 혼자가 되어 보기”요. 사람들은 으레 겁을 집어먹고 혼자 지내면 무슨 큰일이라도 나는 듯이 외부와 차단되는 것을 극도로 두려워하더라고요. 바로 그럴 때 필요한 것이 DIGITAL DETOX DAY입니다. 영어로 써 놔서 좀 거창하게 들리는데, 간단해요. 그냥 자신과 연결 되어있는 모든 전자기기를 OFF하는 거에요. 24시간 동안요. 그리고 혼자 데이트를 나가요. 산책도 좋고 카페를 가서 마음에 드는 커피 한잔을 마셔도 좋아요. 자신과 세상의 모든 연결 고리를 끊고 온전하게 혼자가 되는 순간이 주는 디톡스 효과는 정말 해본 사람만 알아요. 충분히 세상과, 사람들과 연결되어 있으니 이제는 좀 DISCONNECT 해보시는 순간을 만들어 보시기를 추천 드립니다. 정말 할 게 없어서라도 자기 자신과 별별 얘기를 다 나누게 된다니까요. 그리고 그게 그렇게 세간에서 떠들어대는 ‘자기 자신과의 대화’에요. 정말 별 거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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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하지 않을 권리엘리 저 | 카시오페아
각계각층에서 짜놓은 각본대로, 여성 개인의 행복을 무시하고 사랑을 만병통치약이라 주입해온 실체를 통해 삶을 바꾸는 용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