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보다 성장, 행복보다 의미
불확실한 인생을 꿰뚫는 강의 『12가지 인생의 법칙』, 볼로냐 라가치 픽션 상을 받은 『잃어버린 영혼』, 이석원의 3년 만의 신작 『우리가 보낸 가장 긴 밤』 등 주목할 만한 신간을 소개합니다.
글ㆍ사진 채널예스
2018.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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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가지 인생의 법칙
조던 B 피터슨 저 | 메이븐

'어깨를 펴고 똑바로 서라' '세상을 탓하기 전에 방부터 치워라' '당신에게 최고의 모습을 기대하는 사람만 만나라'. 인생의 진리는 간단하고 지키기 어렵다. 하버드대학 심리학과 교수였던 저자의 강의 중에 12개를 추려 만든 이 책에서 그는 '행복을 추구하지 말라'고 말한다. 행복이 삶의 목적이라면, 불행해졌을 때 인생은 바로 실패한 것이 되어 버린다. 인생은 고통이고, 인간은 언젠가 병들어 죽는다. 행복보다는 인생의 의미를 찾고 그에 따라 사는 데 목표를 둬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 책에 실린 인생의 법칙은 공통적으로 인생의 비극 앞에 무너지지 말라는 목적을 향한다. 가장 간단해 보이는 이야기는 신화, 종교, 역사, 문학, 심리학, 과학 등의 학문을 토대로 반대할 만한 논거를 찾을 수 없게 된다.

 

 

 

잃어버린 영혼
올가 토카르축 글/요안나 콘세이요 그림 | 사계절

2018년 볼로냐 라가치 픽션 상, 2018년 화이트 레이번즈 상을 받았다. 한 남자가 출장길 호텔방에서 숨이 막힐 듯한 통증을 느끼고 어느 것도 기억해내지 못하는 자신을 발견한다. 다음 날 의사는 그가 영혼을 잃어버렸다고 진단하고, 그날부터 남자는 도시 변두리의 작은 집에서 자신의 영혼을 기다린다. 이 시대의 비정상적인 속도와 자극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책. 폴란드 출신의 두 저자가 그림책 속의 섬세하고 부드러운 연필선 밑으로 고요하며 쓸쓸하고, 동시에 온기 어린 아름다움을 실어 냈다.

 

 

 

우리가 보낸 가장 긴 밤
이석원 저 | 달

이석원의 3년 만의 새 산문집. 저자는 이번 책에서 삶과 죽음, 영원한 이별 등 삶의 거대한 주제들보다는 보다 작고 소소한 이야기들을 담고 싶었다고 말한다. 스쳐가는 사소한 순간들에 생의 더 큰 진실이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마치 사진을 찍듯 일상을 단면 단면 포착하여 써내려간 글들은 모두 8부로 구성되었다. 각자 흩어져 있던 독자들은 책장을 넘기며 만나, 감정이 모이는 어떤 지점에서 자리를 잡을 것이다.

 

 

 

 

옥상에서 만나요
정세랑 저 | 창비

작가 정세랑의 첫번째 소설집. 2010년 작품활동을 시작한 이래 8년 만이다. 결혼과 이혼, 뱀파이어, 돌연사 등 다양한 소재를 통해 신선한 상상력이 펼쳐진다. 보이지 않는 폭력과 부조리에 맞서는 매력적인 인물들이 보이는 따뜻한 연대의 힘이 돋보인다. 표지 일러스트는 『며느라기』 수신지 작가가 맡았다.

 

 

 

 

 

 

미세유행 2019
안성민 저 | 정한책방

매년 연말 서점에는 내년도를 타깃으로 한 트렌드 책들이 쏟아져 나온다. 최근까지만 해도 트렌드는 거시적인 관점에 바라보고 기업의 전반적인 방향성을 정해 비전을 설계해야 한다고 분석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수많은 고객 데이터가 홍수처럼 터져 나오고, 빅데이터와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소비자의 행동뿐 아니라 감정까지 읽어내는 시대일지라도 기업의 비즈니스 전략은 종종 거시적 예상과는 다른 결과에 혼선을 빚게 된다. 저자는 시장이 포화되고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이 다양화될수록 각 기업들의 주류 소비자의 대부분이 중첩된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주류와 비주류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기에 거대한 유행이 아닌, 미세한 유행에 더욱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떨림과 울림
김상욱 저 | 동아시아

지구가 지금 돌고 있다는 것을 우리가 체감할 수 없듯, 우주라는 커다란 세계는 우리가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무수한 이야기로 가득 차 있다. "우주의 본질을 본다는 것은 인간의 모든 상식과 편견을 버리는" 일이다. 저자는 물리학자의 눈으로 우리의 몸과 마시는 공기, 발을 딛고 서있는 땅과 흙, 그리고 매일 마주하는 노트북 모니터와 휴대전화의 '원자' 단위까지 내려가 우주를 들여다보고 질문한다. 물리학자가 원자로 이루어진 세계를 보는 방식은 동양철학과 비슷하다. 나의 존재를 이루는 것들은 어디에서 시작되었는지, 죽음을 어떻게 성찰할 수 있을지, 타자와 나의 차이는 무엇인지… 엄밀한 과학의 정답을 제시하는 대신 물리학자만이 안내할 수 있는 새로운 시선을 제시해주는 책.

 

 

 

한국, 남자
최태섭 저 | 은행나무

지금까지 젠더문제의 초점은 여성에 맞춰져 있었다. 성별 질서의 헤게모니를 쥐고 있는 남성성을 중심으로 젠더 문제를 고찰한 책. 전작 『잉여 사회』를 통해 주목받았던 사회학자 저자가 30대, 남성, 사회학 연구자의 시선으로 지금 페미니즘의 물결에서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는 한국 남자들에 주목했다. 이 책에 대해 "남자로서의 자기 인식인 동시에 사회적 객관을 위한 고민의 산물"이라 말하는 저자는 "누군가를 억압하지 않으면서도 한 사람의 주체로, 또 타인과 연대하고 돌보는 자로 살아갈 수 있을 것인가?"라는 문제의식을 담았다고 말한다. 가부장제 질서 아래서 성별의 꼬리표가 규정짓는 바를 이해하지 않는 이상 성별 질서의 타파는 어렵다. 여성에 관한 논의는 이미 많으니, 이제 남성성에 대해 돌아보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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