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으로 보는 인터뷰] 『빨간 열매』
아기곰은 그 좌절 안에서 뭔가를 찾아냈을 거예요. 마음 안에서 분명 새로운 무언가가 일어났을 거라고 생각해요.
글ㆍ사진 이지은(그림책작가)
2018.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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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온지도 모른 빨간 열매를 먹은 아기곰은 그게 나무 위에서 떨어졌다고 확신을 하지요. 그리고 무작정 얼마나 높을지 모르는 나무를 기어 올라요. 곧 빨간 열매를 먹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 하지만 천만의 말씀이죠. 어디 세상이 그리 호락호락 한가요. 힘들게 올라간 나무 꼭대기에 있는 빨간 태양을 보며, 빨간 열매라며 손을 허우적거려요. 정말 손이 닿을 거라고 생각 했을까요. 아니면 노력에 대한 억울한 심정이었을까요. 허우적거리다 떨어진 아기곰은 안전해요. 실패해도 괜찮다며 응원하고 받아주는 무언가가 있다면, 우리는 빨간 열매를 찾으러 나설 것이고 그 여정이 우리를 예측하지 못한 또 다른 풍경을 만나게 해줄 거에요. 비록 빨간 열매는 못 얻었지만 우리는 그 힘으로 내일의 노란 열매를 꿈꾸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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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가기에도 너무 많이 올라왔고 올라 가려 해도 지치고 외롭고 두려운 감정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독자들도 아기곰을 응원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헷갈리기 시작 하죠. ‘정말 올라가면 빨간열매가 있긴 한 거야?’ 아기곰의 모험을 지지 하던 사람들도 슬슬 불안함을 느끼게 하는 장면이에요. 이런 불안함을 빼곡한 숲과 높은 나무 끝에 매달린 작은 아기 곰을 대비로 보여주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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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 큰 빨간 열매!’ 라고 감탄하지만 아기곰의 심경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을지도 몰라요. 아기곰은 그 좌절 안에서 뭔가를 찾아냈을 거예요. 상실감과 성취감 그리고 생각하지 못했던 희열. 마음 안에서 분명 새로운 무언가가 새롭게 일어났을 거라고 생각해요. 작은 성장을 표현하는 부분이에요.
서서히 붉게 물들고 있는 아기 곰의 내면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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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퍽’ 같은 무서운 소리가 들릴 것 같은 장면이길 바랐어요. 초기 작업에는 ‘엄마!’ 라는 텍스트가 들어갈 것을 염두하고 작업 했는데 최종 작업에서 텍스트 빼기로 했죠. 그래서 결말 부분이 훨씬 풍부해 졌어요. 뒤 페이지의 큰 안도를 위해 긴장감 유발이 필요해서 너무 무섭지도 너무 안정적이지도 않게 표현하려고 했어요. 책이 나오고 나서 어린 독자들에게 흑백 톤과 검은 곰이 아이들에게 무섭게 보이면 어쩌지 라는 좁쌀 같은 고민이 살짝 들었지만 뒷 장면을 위한 좋은 장치 페이지 였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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