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 시작 전 기념 사진을 촬영하는 참가자들
지난 6월 29일, 잠실 롯데호텔에서 『치슐랭 가이드』 출간 기념회가 열렸다. 『치슐랭 가이드』 는 미슐랭 가이드를 패러디한 제목이다. 배달의 민족은 “더 나은 치킨 생활을 돕고, 최고의 치킨을 발견하도록 하는 것”을 출간 목적으로 밝혔다.
KB 금융지주 경영연구소에 따르면 2013년 치킨 전문점과 치킨이 주 판매 품목인 호프집을 더하면 3만 6천여 개에 달하며, 맥도날드의 전 세계 매장 수 3만 5천여 개보다 많다고 한다. 치킨과 잘 어울리는 음료로 맥주를 꼽으며 ‘치맥’이라는 문화가 생기고, 치킨과 하느님의 합성어인 ‘치느님’, 치킨과 할렐루야의 합성어인 ‘치렐루야’, ‘치킨공화국’ 등 관련한 신조어도 많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배달 음식으로 꼽히는 만큼 배달의 민족이 출간한 『치슐랭 가이드』 는 ‘배달의 민족’답다. 치킨이라는 엉뚱한 콘텐츠를 진지하고 집요하게 담았다.
치믈리에가 꼽은 1위 치킨(BBQ 황금 올리브 치킨) 앞에 왕관이 놓였다
당연한 우리 민족 ‘치킨’을 새롭게 바라보기
출간 기념회에는 제1대 치믈리에 100여 명과 그들이 추천한 친구를 초대했다. 먼저 치믈리에가 꼽은 1위부터 15위까지의 치킨을 맛보고, 방송인 김소영 씨가 행사를 진행했다. 배달의 민족이 치킨을 한 권의 책으로 묶고자 했던 계기는 2017년 배달의 민족이 개최한 제1회 배민 치믈리에 자격시험이었다. 제1회 시험에서 응시자 500명 중 119명의 치믈리에를 배출했다. 합격한 치믈리에들의 인터뷰 내용을 보니 ‘한데 묶어 책으로 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치킨이라는 음식에 사람들의 ‘경험’이 더해지는 순간이었다. 여러 명이 먹을 치킨을 시킬 때는 몇 마리가 적당한지, 치킨 다리를 사수하는 요령은 무엇인지 등 치믈리에가 모이니 다양한 치킨 이야기가 쏟아졌다. 치믈리에들의 이야기를 묶어 치킨 선택 가이드북을 기획했고, 배달의 민족에서 구성해 『치슐랭 가이드』 를 출간했다.
“우아한 형제들에서 배달의 민족이란 앱을 운영하는데요. 그중 가장 인기 있는 카테고리가 치킨이에요. 가장 인기 있다는 게 단순히 맛있다는 것뿐만 아니라 좀 더 특별한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 월드컵 때 배달 음식을 많이 시키니까 주의해서 보거든요. 러시아 월드컵 때도 상황실에서 대기하면서 지켜봤어요. 다양한 배달음식 중에서도 치킨 주문이 제일 많았어요. 생각해 보면 월드컵뿐만 아니라 여러분 시험 끝나고 한잔하자고 했을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게 치킨이에요. 생일에도 그렇고, 기쁘고 즐거운 날에 치킨을 먹는 것 같아요. 음식에도 감정이 있는데 치킨이라는 게 한국인의 기쁨과 연결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배달의 민족 장인성 이사의 이야기다. 장인성 이사는 저서인 『마케터의 일』 에 치믈리에 자격시험을 보게 된 계기를 자세히 서술하기도 했다. 신규입사자 워크숍에서 했던 ‘눈 가리고 어떤 치킨인지 맞히기’에서 시작한 것을 기록해 치믈리에 자격시험을 기획했고, 『치슐랭 가이드』 출간으로 이어졌다.
장인성 이사와 방송인 김소영 씨의 대화가 이어졌다
치믈리에가 수행할 막중한 업무
“치믈리에 자격시험 이후 민간에서 함부로 등록되지 않은 자격증을 발급하면 안 된다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최근에 치믈리에 자격증을 공인 민간 자격증으로 등록했습니다.”
배달의 민족 김봉진 대표의 이야기다. 치믈리에 자격증은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사이트에서 등록번호 2018-000766으로 확인할 수 있다. 주무 부처는 농림축산식품부이고 자격 명은 “치믈리에”다. 직무 내용으로는 “치킨 감별사로서 국내에 유통되는 모든 치킨의 맛, 향, 식감을 전부 파악하고 치킨 신메뉴 개발, 선 테스트, 가이드 북 집필 등 고객에게 맛있는 치킨을 추천하는 가이드를 제시하는 업무를 수행함”이라고 쓰였다.
『치슐랭 가이드』 는 치믈리에 자격시험의 ‘족보’ 같은 역할도 한다. 제2회 치믈리에 자격시험은 오는 7월 22일 잠실 롯데호텔에서 열릴 예정이다. 필기 영역 30문항과 실기 영역 10문항으로 시험 시간은 총 40분이다.
롯데 잠실호텔 지하1층에서 열린 출간 기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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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슐랭 가이드배달의민족 저 | 배달의민족
오늘도 ‘저녁엔 치킨?’을 떠올리는 이들에게는 풍성한 치킨생활로 안내하는 훌륭한 동반자가, 내일의 치믈리에를 꿈꾸는 이들에게는 핵심만 짚어주는 족집게 족보가 되어줄 것이다.
이수연
재미가 없는 사람이 재미를 찾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