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인트 빈센트, 가장 뜨거운 인디 팝
듣는 이를 도발하는 난이도 높은 문제집 같다. 어려운 곡을 듣는 것에서 오는 쾌감, 특별한 힙(Hip)이 바탕에 있고 록 키드들은 복잡한 기타 연주에 매력을 느낀다.
글ㆍ사진 이즘
2017.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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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가장 뜨거운 인디 팝. 그의 4집 가 발매되었을 때도 그러했다. 새로움과 혁신, 영화 <블레이드 러너 2049>에 나올법한 미래적 음악은 여성 데위비드 보위라 비유되었고 2015년 그래미에서는 베스트 얼터너티브 앨범상도 거머쥔다. 오묘하면서도 불친절한 질감이 케이트 부시(Kate Bush)나 뷰욕(Bjork)을 떠오르게 한다. 히트 팝과는 거리가 있기에 2007년 데뷔한 이후 대중의 수면 위로 올라오지 못했지만 2014년 내한해 공연할 정도로 마니아층도 가졌다.

 

세인트 빈센트는 듣는 이를 도발하는 난이도 높은 문제집 같다. 어려운 곡을 듣는 것에서 오는 쾌감, 특별한 힙(Hip)이 바탕에 있고 록 키드들은 복잡한 기타 연주에 매력을 느낀다. 너바나 헌정 무대에서 연주를 했을 정도로 뛰어난 실력을 가진 그는 기타를 뭉개고 튕기고 변주하며 주연으로 내세워왔다. 흥미롭게도 신보에서 기타가 중심에 있는 곡은「Los Ageless」와「Pills」 「Savior」 정도다. 대신 현란한 드럼과 테크노 비트가 그 자리를 채우며 소리를 잘게 나누고 왜곡한다.

 

록에 전자악기를 더한 인더스트리얼 록(industrial rock)이라 지금껏 발매작 중에서 가장 질주감이 있다. 음악적 변화에는 밴드 펀(Fun)의 기타리스트 잭 안토노프(Jack Antonoff)의 참여가 주요했다. 세인트 빈센트는 토킹 헤즈의 데이비드 번(David Byrne)과의 작업 외에는 모든 앨범을 혼자 꾸려왔지만, 유명 프로듀서의 영입으로 상업적 기대도 걸고자 한다. 잭 안토노프는 기타에 대한 전문성도 높고 로드, 사라 바렐리스(Sara Bareilles)나 테일러 스위프트 같은 여성 싱어송라이터와 작업 이력이 있기에 빈센트의 선택을 받았다.

 

「New York」은 팝을 향해 다가선 변화이며 기계적이고 딱딱했던 음반에 감정을 불어넣는다. 「Fear the future」과「Young lover」은 선명한 선율을 내뿜으며 수록곡 중 가장 반짝이는 순간을 만든다. 「Pills」(환각용 알약)를 반복하면서 휘발적이고 전위적으로 뻗어나가는 곡의 바탕에도 젖어들 수 있는 후렴이 있다. 열기를 지나 차분해지는 중후반부에서는 서정적 가창도 들려준다. 「Happy birthday, Johnny」는 데뷔 초 재즈를 했던 가수의 따뜻한 보컬을 담고 있다.

 

빌보드 앨범 차트 10위라는 컴백 성적은 빈센트가 좀 더 많은 이들을 매혹시켰음을 알려준다. 올해 로드가 대중의 곁에서 훌륭한 사운드를 들려줬고 한 층 아래 파라모어가 발랄하게 레트로를 흡수했다면, 세인트 빈센트는 힙의 기저를 만족해준다. 1980년대 뉴 웨이브를 반영한 쨍한 색감이 욕망과 마약을 다룬 노랫말과 뒤섞여 원초적이고 화려하게 생동한다. 로드와 세인트 빈센트, 두 음반을 서로 다른 온도로 매만진 잭 안토노프의 활약도 만만치 않다.

 


정유나(enter_cruis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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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sseduction #인디 팝 #세인트 빈센트 #인더스트리얼 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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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