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 리뷰 대전] 고양이를 향한 일방적 열애
요즘에는 사람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며 심리적 안정감과 친밀감을 주는 친구나 가족이란 뜻으로 ‘반려동물’이라는 말을 쓰지요.
글ㆍ사진 신은지(도서MD)
2017.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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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에게는 ‘Give and Take’가 없다. 아낌없이 주는 집사의 삶만 있을 뿐이다. 그럼에도 전 세계의 집사들은 ‘집사인 게 자랑’이라며 얼마 안 되는 휴대폰 용량을 주인님의 동영상으로 가득 채우고는 사방으로 영업을 뛰러 다닌다. 소녀와 고양이 모모의 우정을 다룬 『내 친구 모모』도 그런 책이다. 황미선 작가가 동거하는 고양이 모모에 관한 이야기를 감성적인 일러스트로 풀어냈다.

 

고양이를 키우고 있거나 좋아하는 독자라면 매 페이지마다 공감할 내용이다.

 

지금까지 우리는 조건부 사랑만을 바라왔다. 오는 게 있어야 가는 게 있다고 생각했다. 물론 조건 없는 사랑이 가치 있다는 사실을 알고는 있다. 하지만 현실 세계에서 그런 이상주의를 꿈꿨다가는 호구 소리를 듣거나 애잔한 짝사랑으로 취급당하기 십상이다.

 

그런 풍조에 적당히 젖어 있던 차에 유기묘 탁묘 봉사 활동을 하면서 만난 고양이 ‘마님’은 내게 사랑을 주는 즐거움을 일깨워줬다.

 

이름이 마님인 이유는 당연히 내가 머슴이기 때문이다. 마님은 정말 완벽한 뚱냥이였다. 피부병도 있었고 무늬도 딱히 예쁘지 않은, 흔한 코리안 쇼트헤어.

 

적당히 사진 찍어 올려서 무지개 다리 건널 때까지 키워줄 새 집사를 만나게 해주는 게 내 일이었다.

 

언제 다시 분양될지 모르다 보니 정을 붙이면 안 된다고 생각했지만 두 달 만에 나는 완전히 포로가 됐다. 잠은 내가 자고 싶을 때 자는 게 아니라 마님이 자고 싶을 때 자야 한다. 옷은 내가 맘에 드는 걸 사는 게 아니라 마님의 털이 거슬리지 않는 색으로 샀다.


마님이 새 집사를 만나 떠난 뒤, 내 자취방은 다시 썰렁해졌다. 그로부터 5년이 넘었지만 오래된 책을 펼치면 가끔 마님의 털이 꽂혀 있다. 『내 친구 모모』를 읽으면 마님과 함께했던 열애의 나날이 생각난다. 고양이를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고양이와 함께 이 책을 읽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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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지(도서M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