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루비룸, 현재 최고 주가
최신 트렌드를 모두 따르되, 자신만의 색으로 멋지게 버무린 팀. 이제 “그룹이름”과 그루비룸을 착각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글ㆍ사진 이즘
2017.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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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누구비트야?
그룹 이름이요
뭐?
그루비룸(GroovyRoom)이요

 

오왼 오바도즈의 「City」 시작에 나오는 대화다. 그루비룸 멤버 박규정과 이휘민이 장난스럽게 던진 말을 오왼 오바도즈가 슬쩍(?) 한 것. 그렇게 해서 탄생하게 된 팀은 현재 최고의 주가를 달리고 있다. 그루비룸은 몰라도 “Groovy everywhere(그루비 에어리어라고도 들린다)”라는 말을 한 번쯤 들어봤을 터. 헤이즈의 「널 너무 모르고」에서 듀오의 시그니처 사운드에 흥미를 갖고 찾아본 사람이 여럿이다. 효린과 창모가 함께 한 「Blue moon」 역시 이들의 작품이며, 치타, 블락비 바스타즈(블락비 유닛), 박재범, 에일리 등, 같이 작업한 아티스트들의 이름과 작업량만 해도 어마어마하다. 루키라는 타이틀은 이들에게 어울리지 않는다.

 

두 동갑내기가 밝힌바, “신뢰를 바탕으로” 이루어진 관계 덕분일까. 제2의 도끼를 꿈꾸었던 이휘민의 비트 메이킹과 작곡을 겸한 박규정의 감각은 완벽한 합을 자랑한다. 감성적인 피아노 연주와 신스를 겹쳐 쓰는 제드(Zedd)식 댄스홀, 하우스와 힙합을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대중적인 코드 워크를 사용하는 작법이 특징. 변칙적인 리듬이 끊임없이 튀어나오는 와중에도 노래에 맞춰 몸을 흔들고 따라 부를 수 있는 이유는 탁월한 멜로디 메이킹 때문이다. 동양적인 음계가 레게 리듬과 트로피컬 사운드를 만나 자메이카의 냄새를 물씬 풍기기도 하고(「어디쯤에」), 하우스 비트에서 영감을 얻은 「Sunday」의 경우엔 재지(Jazzy)한 건반과 무겁게 내려앉은 베이스가 무게를 잡아주어 귀에 오랫동안 머문다. 여기에 그루브를 타는 박재범의 창법은 고급스러운 알앤비 한 움큼을 더해주기까지!

 

그루비룸을 다른 아티스트와 구분 짓게 하는 지점이 바로 여기에 있다. 박자를 마음대로 다루면서 듣기 쉬운 곡을 만든다. 현란한 드럼 비트에 매몰되어 멜로디를 놓치는 일은 이들에게 기대할 수 없다. 「Ynf」, 「Tell me」와 같은 힙합 트랙조차 코러스 부분엔 항상 굵직하고 통일성 있는 리듬과 확실한 기타 리프 혹은 시퀀스가 등장한다. 특히 저스디스의 공격적인 딕션이 전면에 등장하는 「Unsigned hype」는 웅장한 관현악 편곡을 통해 흡사 영화 <록키> OST를 떠올리게 한다. 그의 불편한 워딩마저 극적 효과를 위한 시적 허용이 되는 셈.

 

은 현재의 케이팝을 모두 포용한다. 메이저 장르가 된 힙합을 바탕으로, 통칭 EDM이라고 부르는 댄스 뮤직의 하위 장르들을 놓치지 않는다. 헤이즈와 박재범, 에일리의 목소리는 그루비룸 음악에 가요로서의 정체성을 부여하고, 수란과 저스디스, 식케이와의 작업은 음악의 뿌리를 되새기는 움직임이다. 최신 트렌드를 모두 따르되, 자신만의 색으로 멋지게 버무린 팀. 이제 “그룹이름”과 그루비룸을 착각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정연경(digikid8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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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루비룸 #Everywhere #Groovy everywhere #그룹이름
1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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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니키

2017.09.13

그루비룸 요새 정말 좋습니다. sunday 참 좋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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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