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스티벌 절대 강자 데이브레이크를 만나다!
계절 불문, 지역 불문, 성향 불문, 어떤 페스티벌에서나 러브콜 1순위인 그룹 데이브레이크
글ㆍ사진 윤하정
2017.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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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싱그럽다면 여름에는 뜨겁고 가을에는 한껏 운치 있는 것, 바로 야외 뮤직 페스티벌이죠.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면서 완연한 가을색을 드러낸 페스티벌이 일제히 손짓하고 있는데요. 각양각색의 페스티벌을 그들만의 상쾌한 에너지로 행복하게 물들이는 밴드가 있습니다. 그래서 계절 불문, 지역 불문, 성향 불문, 어떤 페스티벌에서나 러브콜 1순위인 그룹 데이브레이크인데요. <라임 트리 페스티벌>을 시작으로 이 가을에만 <조이올팍페스티벌>,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 등의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데이브레이크 멤버 이원석(보컬), 정유종(기타), 김선일(베이스), 김장원(키보드) 씨를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예스24 본사 사무실에서 만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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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석 : 아무도 모르게 우리끼리만 바쁜 거죠(웃음). 요즘은 일주일에 공연이 3~4회, 중간에 라디오 방송도 있어요. 생각해 보면 꾸준히 이렇게 해왔어요. 그래서 저희 노래를 많이 알아주시는 것 같아요.

 

TV에서 자주 볼 수는 없지만 누구보다 왕성하게 활동하는 데이브레이크. 최근에는 청와대 영빈관에서 공연을 하기도 했죠. 여의도에서 만난 이유도 그들이 참여한 라디오 공개방송 직후 인터뷰를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재밌는 건 ‘데이브레이크’를 모르는 사람은 많은데, 그들의 노래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는 겁니다.  

 

이원석 : 이번에 청와대 갔을 때도 관객들이 '누구지?' 하는 표정으로 계시다가 '들었다 놨다'가 저희 노래라고 했더니 '아!' '니가 있어 좋다' 한 소절 불렀더니 '아!!' 노래는 많이 알아주시더라고요(웃음). 얼굴을 알릴 수 있는 매체에 자주 출연한 건 아니라서 그런 것 같아요.

 

그럼에도 노래는 대중적으로 사랑받잖아요. 팬층도 다양하고. 비결이 뭘까요? 
 
이원석 : 팬층은 정말 다양해요. 아무래도 저희 노래가 멜로디가 쉽고 메시지도 간결하고 재밌어서 그런 게 아닐까. 저희가 공연 위주로 활동하니까 노래를 알리는데 걸리는 시간도 좀 더 걸리는 것 같아요. 요즘은 발표하면 일주일도 안 돼서 차트에서 사라지는 휘발성 노래들이 많은데, 저희는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노래해요. '들었다 놨다'가 2010년에 나왔는데 3년 걸리더라고요.

 

정유종 : 휘발유를 계속 들이붓는 거죠, 꺼지지 말라고(웃음).

 

이원석 : 작년에 4집을 내면서 이 기간을 반으로 줄여보자는 각오로 활동했는데, 1년 좀 지났는데 청와대에서 공연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그 정도 시청률이면 영향력이 있지 않을까요(웃음)? 좀 전에 공개방송에서도 ‘꽃길만 걷게 해줄게’ 많이들 아시더라고요.

 

노래를 듣고 예상한 것보다 멤버들의 나이가 많아서 놀랐다는 얘기 들으시죠(웃음)? 어떻게 하면 이렇게 풋풋한 감각을 유지할 수 있나요?

 

이원석 : 또래 친구들을 안 만나는 것 같아요(웃음). 그런 얘기는 많이 듣는데, 비결까지는 거창하고 나이를 잘 생각하지 않고 사는 것 같아요. '요즘 사람들이 이런 거 좋아해? 이런 얘기 많이 해?' 그러면 호기심도 갖고 같이 보고 즐기고 그러는 편이에요.

 

정유종 : 저희가 다 철부지예요. 재밌는 거 좋아하고, 장난도 많이 치고.

 

이원석 : 사실 뮤지션으로 활동할 수 있는 기간은 좀 짧잖아요. 그래서 우리가 더 나이 들어서도 이런 느낌을 간직하고 활동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은 있어요. 그럴 때 그냥 잊자, 시간의 흐름을 잊고 지금 이 공연, 이번 앨범을 만끽하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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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페스티벌에도 일제히 이름을 올리셨는데, 페스티벌이 일반 무대와는 좀 다르죠?

 

이원석 : 그렇죠, 아무래도 즐기러 오시는 분들이니까 저희가 무대에 올라가자마자 환호를 해주세죠.

 

정유종 : 너희가 뭘 하든 나는 즐거워해주겠어(웃음)!

 

이원석 : 사실 밴드 입장에서는 감정적인 소모가 많기는 해요. 누군가에게는 첫 페스티벌이고, 데이브레이크와 첫 만남일 수 있으니까 최대한 즐겁게, 잘 해내야 하거든요. 하지만 매순간이 에너지 넘칠 수는 없잖아요. 물론 좀 힘들더라도 막상 무대에 올라가면 즐겁지만, 무대에서 내려오면 힘들 때도 있어요. 그래서 공연이 없을 때는 아무 것도 안 하게 돼요. 마음을 비워낸다고 할까.

 

페스티벌에 워낙 많이 참여하니까 페스티벌마다 나름의 특징도 파악하고 있을 것 같습니다.

 

이원석 : 글쎄요,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은 인디 뮤지션이 많이 나오니까 음악을 좋아하는 분들, 낭만적으로 페스티벌을 즐기려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그래서 뜨겁다기보다는 따뜻한 느낌이랄까. <펜타포트>나 <지산록페>는 정말 뜨겁죠. 날씨가 덥기도 하고. <뷰티풀 민트 라이프>는 봄에 돗자리 펴놓고 정말 소풍 같은. <그린플러그드>는 뜨거움과 낭만의 중간 즈음인데, 워낙 출연하는 팀이 많으니까 다양하게 즐길 수 있어요. <조이올팍>은 올림픽공원 안에서 할 수 있는 특화된 느낌을 잘 표현하는 것 같고, <서울재즈페스티벌>은 재즈라는 이름을 내걸고 하니까 평소에 접하기 힘든 뮤지션들을 만날 수 있고, 뭔가 고급스러운 느낌도 있고요.

 

그럼 페스티벌에 따라 준비하는 것도 달라지나요?

 

김선일 : 준비하는 곡은 비슷한데, 원석이가 무대를 이끌어 가니까 멘트도 그렇고 연출적인 부분에 신경을 쓰는 것 같아요. 그래서 분위기가 좀 달라지죠.

 

이원석 : 곡의 순서를 많이 생각하는 편이에요. '들었다 놨다', '좋다'처럼 사람들이 잘 아는 노래의 배치를 신경 쓰는데, 라인업을 보면서 이 페스티벌이 어떻게 흘러갈 것인지 예상을 하는 거죠. 예를 들어 앞 팀이 좀 세거나 분위기를 확 바꿔야겠다 싶으면 '들어다 놨다'를 먼저 노래해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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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집이 2007년에 발표됐는데 그 동안 멤버 교체 없이 밴드활동을 하고 있다는 건 대단하죠. 서로 성격을 잘 알고, 잘 맞추지 않나 싶어요. 시계방향으로 각 멤버의 장점 한번 얘기해 줄까요(웃음)?

 

정유종 : 장원이 형은... 음악을 참 잘해요(웃음). 건반을 잘 치고 재치가 있어요. 요즘은 요리도 잘해요.

 

김장원 : 선일이 형은 안 지 15년 정도 됐는데 내내 사람을 참 잘 챙겨요. 작은 것부터 세심하게. 예전에는 웬 오지랖인가 싫기도 했는데, 오래 같이 있다 보니까 깊은 뜻을 알게 됐죠. 


김선일 : 원석이는 일단 저희 팀의 프론트맨인데 동안이에요. 정말 고맙죠(웃음). 그리고 판단할 때 냉철하고 꼼꼼해요. 저희는 놓치는 것들도 원석이가 얘기해주는 부분이 많아요.

 

이원석 : 이런 거 무척 오랜만에 해보네요. 유종이는 제가 본 사람 중에 가장 뜨거워요. 확실하다고 할까요. 좋으면 좋고 싫으면 싫고, 할 거면 하고 말 거면 말고. 같이 있는 사람까지 뜨겁게 만들어주죠. 밴드에 큰 활력을 줍니다.

 

 

장점만 얘기할 수는 없죠! 데이브레이크 멤버들의 단점은 영상으로 직접 확인해 보시죠!

 

 

 

10년이면 위기도 있을 법 한데요. 최대의 위기는 언제였을까요?

 

김선일 : 언제나 최대의 위기입니다. 이제는 오히려 오래돼서 편하니까 감정을 드러내는 것도 항상 조심하는 것 같아요. 예전에는 미숙해서 그런 부분에서 기분이 상할 때도 있었거든요.

 

이원석 : 사실 앨범이 나올 때마다 해체 위기였어요(웃음).

 

정유종 : 저는 아까 단점 얘기할 때가 최대의 위기였던 것 같아요. 왜 반대로 안 돌죠(웃음)?

 

음악적인 성향 때문에도 부딪힐 수 있잖아요.

 

이원석 : 웬만하면 그쪽은 안 건드리려고 해요. 성향이 많이 다르거든요.

 

김장원 : 팝음악을 좋아하는 큰 그림은 비슷한 것 같은데, 안으로 깊게 들어가면 방향이 좀 다르더라고요.

 

김선일 : 오랫동안 전문적으로 음악을 하는 사람들이니까 각자 파트에 대한 관심이 깊죠.

 

정유종 : 밴드가 힘들면서도 재밌는 부분이 바로 이 점인 것 같아요. 두 마디 가지고 2~3시간 싸울 때도 많거든요. 작곡가 한 명이 곡을 쓰거나 솔로 아티스트면 그런 일이 많지 않을 텐데, 밴드는 그 싸움이 음악을 결정하는 중요한 포인트인 것 같아요. 힘들기도 하지만 그 싸움이 잘 해결돼서 앨범이 나올 때, 그 음악을 좋아해주실 때 보람이 크죠.

 

김선일 : 그런데 그 과정에서 상대방을 설득해야 하니까 언변만 느는 것 같아요. 주로 원석이가 이겨서 저희가 주로 설득 당하지만(웃음).

 

이원석 : 음악은 정답이 없잖아요. 어디로든 가야 하는데, 이 길로 가자고 했을 때 아무래도 보컬이기 때문에 배려해주는 것들이 있죠. 노래가 있는 음악이니까, 뮤지션들은 기타나 베이스 등을 디테일하게 따지겠지만 대중이 처음 들었을 때 쉽게 다가오는 건 노래나 가사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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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드 내에서 악기 외에 각자의 역할도 있을 것 같은데요?

 

이원석 : 선일이가 없었으면 이렇게 유지되기 힘들었을 거예요, 엄마 같다고 할까요.

 

김선일 : 사실 멤버끼리는 이런 얘기를 할 기회가 없는데, 요즘 들어 멤버들의 필요성을 더 느끼고 있어요.

 

이원석 : 그런 생각을 가진 사람이 얘밖에 없어요. 그래서 얘가 필요한 겁니다(웃음).

 

정유종 : 선일이 형이 엄마라면 원석이 형이 아빠죠.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고, 곡의 방향을 정하고, 일을 추진하거든요. 장원이 형은 음악적으로 아우르는 힘이 있고, 저는 형들을 잘 보필하고 있죠(웃음).

 

김장원 : 유종이는 계속 기름 부어서 잘 굴러가게 하죠(웃음).

 

그렇다면 데이브레이크 음악의 지향점은 무엇인가요?

 

이원석 : 처음에 밴드를 결성하고 1집이 잘 안 됐지만 2집을 패기 있게 만들 때는 소위 말해 '뜨고 싶다, 음악 하면서 돈 많이 벌고, 많은 사람들이 우리 음악을 좋아해주고, 차트에도 올라가고' 그런 열망이 가장 컸던 것 같아요. 지금도 없지는 않지만. 그런데 우리가 만든 음악이 꽤 스테디하게 불리고 있더라고요. 뜨겁게 차트 상위권을 차지하지는 않았지만, 응원가, 예능 BGM, 광고에도 쓰이는 등 다양하게 재생산되고 있고. 이런 느낌의 음악을 계속 만들 수 있다면 행복할 것 같아요. 언제 들어도 좋은 노래, 언제 공연장에서 만나도 기분 좋은 친구들로.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한 말씀 할까요?

 

이원석 : 정말 감사해요. 어떨 때는 우리가 뭐라고 이렇게 응원해주나, 우리가 갖고 있는 능력에 비해 참 많은 사랑을 주신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그래서 노래를 만들 때 많이 생각하는 편이에요. 예전에는 '이렇게 하면 우리가 재밌겠지? 멋있게 공연할 수 있겠지?'를 생각했다면 요즘에는 '그분들이 어떤 음악을 들으면 행복할까?'를 많이 생각해요. 앞으로도 기대해 주시고. 데이브레이크 음악은 공연장에서 가장 재밌게 즐길 수 있으니까, 연말에도 단독공연 예정돼 있거든요. 많이 와서 즐겨 주세요.

 

기사가 너무 정갈하게 나온 것 같은데, 사실 인터뷰 현장은 훨씬 난장판이었습니다(웃음). 웃느라 정신이 없었거든요. 이원석 씨가 주로 얘기를 하기는 했지만, 김선일, 김장원, 정유종 씨의 곁다리 말장난이 어찌나 심한지 말이죠. 평소 네 남자가 이렇게 지내는구나, 그래서 그들의 음악은 나이 들지 않나 봅니다. 데이브레이크의 음악은 공연장에서 가장 재밌게 즐길 수 있다고 했던가요? 올 가을 페스티벌에서도 데이브레이크와 함께 꽃길만 걸어보시죠. 알아서 들었다 놨다 해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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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브레이크 #라임 트리 페스티벌 #조이올팍페스티벌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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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하정

"공연 보느라 영화 볼 시간이 없다.."는 공연 칼럼니스트, 문화전문기자. 저서로는 <지금 당신의 무대는 어디입니까?>, 공연 소개하는 여자 윤하정의 <공연을 보러 떠나는 유럽> , 공연 소개하는 여자 윤하정의 <축제를 즐기러 떠나는 유럽>, 공연 소개하는 여자 윤하정의 <예술이 좋아 떠나는 유럽> 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