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의 해부』와 『러시아의 맥베스 부인』
표제작인 <러시아의 맥베스 부인>을 잠시 소개해드리면, 작품 속에는 돈 많은 상인의 집에 한 젊은 여성이 시집을 가게 됩니다.
글ㆍ사진 이동진
2017.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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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맥베스 부인
니콜라스 레스코프 저 / 이상훈 역 | 소담출판사

19세기 러시아 작가 니콜라이 레스코프의 소설집 입니다. 저도 레스코프의 소설을 직접 읽게 된 것은 처음입니다. 레스코프에 대해 톨스토이가 이런 말을 남겼다고 합니다. "사람들이 도스토예프스키를 그렇게 많이 읽는 것이 이상하다. 그에 반해서 왜 레스코프는 읽지 않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이 문장을 보고 나니 강렬하게 레스코프 라는 작가에게 이끌리게 됩니다. 실제로 레스코프는 당대에는 러시아에서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고 하는데요. 20세기로 넘어오면서 막심 고리키와 러시아 형식주의자 모두에게서 재조명을 받게 됩니다. 그리고 이후 독일에가서 토마스 만이나 발터 베냐민에 의해 천재적인 스토리텔러로 재평가를 받게 됩니다. 이 책 안에는 2편의 소설이 담겨 있습니다. 레스코프 작가 생활 초기에 집필한 단편 작품들입니다. 그런데 이 작품은 다른 열 편의 단편을 추가해서 모두 12편으로 완성하려 했던 연작이었다고 합니다. 레스코프의 고향에 사는 여성들을 유형별로 분류해서 모두 12명의 주인공이 등장하는 연작을 쓰려고 했던 것이죠. 그런데 계획과 달리 두 편만 완성이 되었다고 합니다. 표제작인 『러시아의 맥베스 부인』을 잠시 소개해드리면, 작품 속에는 돈 많은 상인의 집에 한 젊은 여성이 시집을 가게 됩니다. 그녀는 권태로운 삶을 살다가 젊은 하인과 육체적인 관계를 겪으며 벌어지는 범죄 스릴러 작품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야기 자체가 무척이나 흥미진진하고 그 과정에서 당대의 사회상, 여성관이 생생히 담겨 있습니다. 또 다른 작품인 「쌈닭」은 주인공인 여성 화자를 통해서 정해진 줄거리 없이 구어체 입담으로 펼쳐지는 독특한 소설입니다. 제목처럼 '쌈닭'이라고 불리는 여성 캐릭터가 선명히 그려져 있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이 작품은 최근에 국내에서 개봉한 영화 <레이디 맥베스>와 비교해서 봐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악의 해부
조엘 딤스데일 저 / 박경선 역 | 에이도스

인류 역사상 가장 광범위하고 충격적으로 벌어진 악의 사건 꼽자면 홀로코스트를 떠올려볼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대량학살과 다르게 일사분란 했고 기능적이기까지 했던 이 대량범죄가 어떻게 가능할 수 있었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면 저절로 탄식이 나오게 됩니다. 이런 나치의 악을 해부하는 방식은 여러가지가 있을 것입니다. 나치의 관료제, 악의 평범성과 같은 연구가 그렇겠죠. 또 다른 선상에서 이 책 『악의 해부』는 악의 심리학이라고 말할 수 있는 방식으로 이 문제에 접근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나치 전범 4명, 정신과 의사나 심리학자 4명, 범조인 2명이 등장인물로 제시되어 있습니다. 나치 전범의 재판을 둘러싸고 그들의 의식을 분석하는 심리학자, 그리고 법조인을 다루고 있는 것이죠. 이 중에서 집중적으로 다루는 것은 루돌프 헤스, 헤르만 괴링, 로베르트 레이, 율리우스 스트라이허 이렇게 네 사람 입니다. 히틀러나 괴벨스 같은 인물들은 잡히기 전에 자살을 했는데 이 네 사람은 재판을 받은 가장 핵심적인 나치의 인물들이었던 것이죠. 어쨌든 이 책은 이 인물들 사이를 오가며 당시의 사건을 되짚어보며 나치의 참극을 깊이 탐구하는 저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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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맥베스 부인 #악의 해부 #니콜라이 레스코프 #심리학
1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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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sunhoy

2017.08.19

사랑하지만 보내야 하겠어
텅 빈 적막 늦가을의 고요
자꾸만 지워지는 이름 앞에 붙들고픈 십일월!

아직도 욕심의 언저리 벗어나지 못하고
늦가을 저녁의 풍요를 꿈꿨어

해는 자꾸 서쪽으로 기울잖아
이젠 십일월의 나무처럼
내려 놓을 때가 되었어

-< 배귀선의 시집 >회색도시 중에서-


시작도 끝도 알지 못하면서
그 먼지 하나하나가 최선으로
두 개의 나무 기둥을 밀고 오고
그곳에 온전하게 굴러
가장 좋은 이웃의 노래를 불러봅니다*)_

.
.
.


'악함'을 되짚어보면 사람을 잘 보고
잘 듣고 잘 알고 그래서 잊지 않고,
가짜로 닿을 수 있는 세상이 담겨 있습니다

봄이면 다시 살아나는 이야기라면
우리 지난 날들이 바래져 간대도
사랑의 빛을 보세요


길 위에서 만난 그대가 곧 저의 희망입니다
감사해요_()_



https://www.youtube.com/watch?v=eqbhO7WrjgI

>>사라진 소녀/루싸이트 토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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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진

어찌어찌 하다보니 ‘신문사 기자’ 생활을 십 수년간 했고, 또 어찌어찌 하다보니 ‘영화평론가’로 불리게 됐다. 영화를 너무나 좋아했지만 한 번도 꿈꾸진 않았던 ‘영화 전문가’가 됐고, 글쓰기에 대한 절망의 끝에서 ‘글쟁이’가 됐다. 꿈이 없었다기보다는 꿈을 지탱할 만한 의지가 없었다. 그리고 이제, 삶에서 꿈이 그렇게 중요한가라고 되물으며 변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