퓰리처상으로 검증 받은 '검은 황금'의 숨겨진 이야기
책 속에 ‘석유는 거의 돈이나 다름없다’란 문장이 나옵니다만, 사실 석유는 선진국과 산유국에게 돈뿐만 아니라 생존 그 자체였고 자존심이고 미래였습니다.
글ㆍ사진 출판사 제공
2017.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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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즈벨트와 이븐사우드 사우디 국왕 - 복사본.jpg

 

『황금의 샘』은 석유를 둘러 싼 부와 권력의 탄생, 그리고 현대 에너지 산업이 탄생하는 과정에 대한 거대 담론이자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는 흥미진진한 역사 다큐멘터리이다. 20세기와 21세기의 주요 사건들의 배후에서 석유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현재 국제사회의 관심사인 4차 산업혁명과 환경 문제를 에너지의 관점에서 어떻게 봐야 할지에 대한 깊은 통찰을 제공한다.

 

1권과 2권을 합쳐 무려 1,400여 페이지에 이르는 대작인 『황금의 샘』은 김태유 교수와 허은녕 교수의 공역으로 탄생했다. 서울대학교 허은녕 교수는 현재 국내외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에너지 정책 전문가이지 학자이다. 세계에너지경제학회(IAEE) 부회장 및 SCI 국제학술지 ‘The Energy Journal’의 편집위원, 한국자원경제학회 및 한국신재생에너지학회의 부회장인 그에게『황금의 샘』에 대해 들어보았다.

 

석유 시추 기념식에 참석한 부시 부자 - 복사본.jpg 

 

모두가 4차 산업혁명을 말하는 때에, 석유 담론을 꺼내는 이유를 설명해주신다면?

 

산업혁명과 에너지는 불가분의 관계입니다. 새로운 산업혁명이 진행될 때마다 그에 적합한 에너지원이 대량생산되거나 또는 새로운 에너지가 등장했습니다. 새로운 4차 산업혁명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를 제대로 그려보고 싶다면, 현재의 대세 에너지원인 석유에 대해 살펴봐야 합니다. 현재 우리의 삶과 현실은 물론이고 사고방식조차 석유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모두가 열광하는 알파고를 작동시키려면 막대한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그와 동시에 엄청난 양의 플라스틱과 석유화합물들도 필요하고요. 즉 석유가 없다면 4차 산업혁명도 없는 거지요. 적어도 석유를 알아야 석유 그 너머를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책은 석유에 관한 거의 모든 역사와 관점을 제공합니다.

 

1, 2차 세계대전, 민족주의의 출현 등 현대사의 배후에 석유가 있었다고 하는데, 현대사에 있어 석유란 어떤 존재인가요?


이 책은 석유 발견 시점부터 현재까지를 다루고 있습니다. 가히 ‘석유의 세계사’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정치, 경제, 전쟁, 인류 문명 전반에 걸친 이야기들을 펼쳐 놓습니다. 2차 대전의 도화선이 되었던 일본의 진주만 공격은 상당히 무모하거나 대담해 보이지만, 석유의 확보라는 관점으로 보면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던 것입니다. 전후 이집트, 베네수엘라, 멕시코 등지의 민족주의 출현은 석유란 배경 없이는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책 속에 ‘석유는 거의 돈이나 다름없다’란 문장이 나옵니다만, 사실 석유는 선진국과 산유국에게 돈뿐만 아니라 생존 그 자체였고 자존심이고 미래였다고 생각합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만도 수백 명에 달한다고 합니다. 눈여겨볼 인물이라면?


세계사 시간에 배우는 대부분의 인물과 신문기사에 자주 오르내리는 모든 인물들을 만날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20세기의 국제 분쟁과 현대 산업의 발달에 석유가 지대한 역할을 하였기 때문입니다. 영국 해군의 연료를 석탄에서 석유로 바꾼 결단력의 처칠, 석유를 기반으로 천년제국을 꿈꾸었던 히틀러, 석유 전문가 출신으로 최초의 미국 대통령이 된 조지 부시, 사우디아라비아를 세계 석유 강국으로 만든 이븐 사우드 국왕과 야마니 석유장관 등 리더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또한 세상에 없던 다국적 거대기업을 만든 동물적 감각의 록펠러, 협상의 달인 칼루스트 굴벤키안, 석유의 선구자라 할 수 있는 헨리 디터딩과 폴 게티, 새로운 석유 비즈니스를 개척한 T. 분 피켄스에 이르기까지 걸출한 사업가들이 등장하죠.

 

석유가 인류 문명의 빛과 어둠을 만들어냈다고 하는데, 빛은 무엇이고 어둠은 무엇인가요?


최초의 석유 제품 브랜드가 무엇인지 아십니까? 바로 ‘케로신(kerosene)’입니다. 처음에는 상표명이었는데, 이후 등유를 의미하는 일반명사가 되었죠. 그런데 이 케로신의 별명이 ‘새로운 불빛’이었습니다. 인류에게 밤 시간을 돌려주었다는 의미입니다. 이렇게 석유는 실질적인 빛이 되었을 뿐 아니라 인류를 긴 노동과 의식주의 부족에서 해방시켜준 빛과 같은 존재였습니다. 반면 전쟁과 분쟁을 일으켜야 할 직접적 이유도 되었습니다. 특히 20세기 후반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는 중동 분쟁을 통해 석유 그 자체가 무기가 되는 부정적 측면을 노출시켰습니다.

 

스탠더드오일 - 복사본.jpg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탈원전이나 기후협약 문제에 대한 통찰도 얻을 수 있을까요?


물론입니다. 이 책은 석유에 대한 책이면서 또한 국가경제를 위해 필사적으로 에너지원을 선택하는 과정에 대한 책이기도 합니다. 석탄, 석유, 가스, 원자력, 신재생에너지로 그 종류는 바뀌지만 기본적으로 에너지원의 선택 문제라는 데는 변함이 없습니다. 아무리 좋은 에너지원이 있어도 필요한 만큼 충분히 공급할 수 없거나 적합한 기술이 없다면 다 무용지물입니다. 오바마가 파리기후협약을 비준한 것이나, 트럼프가 그것을 뒤집으려 하는 것이나 동일한 배후를 갖고 있습니다. 바로 미국의 셰일오일과 셰일가스, 그리고 이들을 에너지원으로 쓸 수 있게 해준 기술 혁신 때문이죠. 원자력이나 신재생에너지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들은 모두 같은 뿌리를 가진 에너지 문제이기에 이 책을 통하여 충분한 통찰을 얻을 수 있습니다.

 

석유나 에너지 문제에 관심 있는 독자들을 위한 책인가요?


석유나 에너지 관련 일을 하는 분이라면 굳이 제가 권하지 않아도 당연히 읽으실 책입니다. 제가 대학원 시절에 황금의 샘 초판이 처음 나왔는데 책이 나오자마자 크게 인기를 끌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물론 지금도 찾는 분들이 많더군요. 역사적 사실뿐 아니라 역사의 뒷이야기에 가십성 내용까지 정말 믿기 어려운 정도의 방대한 내용을 담고 있으면서, 그것을 아주 흥미롭고 촘촘하게 엮어 놓은 탁월한 구성 덕분이라 생각합니다. 인문학에 관심 있는 독자들이라면 충분히 재미있고 유익한 독서를 즐길 수 있을 것입니다.

 

‘아마존 초장기 베스트셀러’, ‘20년 만의 증보판’이란 타이틀을 갖고 있는데 증보판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황금의 샘』은 1990년대에 초판이 나왔고, 20세기를 지나 지금까지 미국 아마존 석유 분야 1위를 놓치지 않고 있습니다. 초판이 나온 후 시간이 많이 흐르자, 독자들의 개정판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졌고 저자가 독자의 요구에 응답해 증보판을 낸 것이지요. 증보판에서는 부시 행정부의 사막의 폭풍작전과 중동의 새로운 긴장 사태를 시작으로 해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셰일오일 등 석유 개발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과 뜨거운 감자로 등장한 환경 문제 등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이러한 증보판의 변화를 고려해 기존의 번역을 상당히 많이 수정했고, 변화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도 반영했습니다. 『황금의 샘』이 과거를 기술한 역사서가 아니라 미래를 통찰하는 책이라 역설하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황금의 샘 1 대니얼 예긴 저 / 김태유, 허은녕 공역 | 라의눈
석유라는 렌즈를 통해, 20세기와 21세기의 정치, 경제적 사건들을 때로는 망원경의 시선으로 대담하게 탐구하고, 때로는 현미경의 시선으로 섬세하게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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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 #황금의 샘 #산유국 #부와 권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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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