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 태생의 정통 블루스 밴드
트렌드를 쫓지 않은 복고 사운드를 내세우지만 음악은 연령대를 막론하고 쉽게 소구될 만큼 매력적이다.
글ㆍ사진 이즘
2017.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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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을 반으로 접어 한쪽 면에는 일렉 기타 중심의 블루스 록을 다른 한 면에는 어쿠스틱을 골자로 한 블루스를 담았다. 때문에 서로 다른 장르의 악기로 상이한 분위기를 꾸려낸 모양새지만 그 흐름은 하나같이 매끈하다. 보컬은 액슬 로즈(Axl Rose)를 연상시킬 만큼 탄탄하고 선율의 중심에 선 기타는 적재적소에서 알맞은 소리를 꺼내든다. 그리하여 조미료 없이 원재료의 맛을 제대로 살린 악기 구성은 손에 잡히는 멜로디를 주조하며 앨범의 소구력을 높인다.

 

놀라운 건 전통 블루스를 선보이는 밴드가 아이슬란드 태생이란 점이다. 모국어로 부른 수록곡 「Vor i vaglaskogi」을 제외한 모든 가사가 영어이고 여기에 녹아든 블루스만 보았을 때 그들의 뿌리는 완벽하게 미국이다. 돌연변이 같은 탄생과 저물어가는 장르를 맛깔나게 구현한 이력에 데뷔 후 3년 만에 그들은 대형 레이블 아틀란틱(Altanlntic)과 손을 잡는다. 이후 발매된 싱글 「Way down we go」은 빌보드 얼터너티브 차트 1위에 올랐고 미국 굴지의 음악 페스티벌 사우스 바이 사우스웨스트(SXSW)의 러브콜 역시 당연했다.

 

가장 큰 매력은 역시 농익은 보컬과 선명한 멜로디 라인. 첫 곡 「No good」의 하드록 사운드와 연이은 미드 템포의 블루스 곡 「Way down we go」 속 보컬은 기가 막히게 상반되지만 일관되게 매력적이다. 종종 등장하는 휘파람과 박수 소리를 제외하면 중첩되는 사운드가 없을 만큼 단조롭지만 「Glass house」처럼 직선적으로 귀에 박히는 선율은 한번 들으면 쉽게 따라 부를 수 있을 만큼 명확하다. 담백한 사운드지만 뚜렷한 멜로디이고 가벼운 곡의 무게이지만 강력한 보컬의 매력은 불가분의 시너지 효과를 내며 단숨에 내달린다.

 

아이슬란드 출신의 보기 드문 블루스 록밴드란 점을 차치해도 앨범의 완성도는 높다. 리버브를 높여 공간감을 살리고(「Hot blood」) 대놓고 컨트리 록을 선보이며(「Automobile」) 기타 톤을 자유자재로 사용한 음반은 시종일관 훌륭하다. 연일 트렌드의 힙(hip)한 전자음악 시대에서 맞이한 복고 사운드. 트렌드를 쫓진 않았지만 음악은 연령대를 막론하고 쉽게 소구될 만큼 매력적이다.

 


박수진(muzikis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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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레오 #A/B #아이슬란드 #블루스 록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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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