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모 관장 “마다가스카르는 작은 지구”
이정모 서울시립과학관 관장의 생생한 마다가스카르 여행과 생물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글ㆍ사진 임소중(예스24 대학생 서포터즈)
2016.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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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모 서울시립과학관장은 여러 동물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책으로 풀어쓰는 과학자다. 그가 최근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는 PD와 함께 마다가스카르로 떠났다. 거기서 만났던 동물들 이야기가 『과학자와 떠나는 마다가스카르 여행』으로 묶여 나왔다. 출간 기념으로 지난 10월 1일, 서대문자연사박물관에서 책과 관련한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마다가스카르는 아프리카 동쪽에 있는 섬나라로 최근 숲의 면적이 연평균 1%씩 사라질 만큼 자연 파괴가 심한 곳이기도 하다. 어떤 곳은 화전으로 작물을 기르기도 하고 고급 휴양 시설이 있거나 동물과 사람의 구분이 없는 자유로운 곳도 있다. 저자는 이런 마다가스카르가 오늘날의 지구의 모습과 더불어 자신의 모습을 돌아볼 수 있을 만한 곳이라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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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나라와 친구 되기

강연이 시작하자마자 저자는 아주 깊은 이야기부터 시작했다. 바로 ‘화장실’이야기였다. 더러운 상상력을 자극하는 여러 일화를 쏟아 내면서 저자는 지금 이 이야기들 듣는 독자들의 긴장이 풀어졌듯이 화장실이 여행의 본격적인 ‘준비’를 하는 곳이라 말했다.

“가서 한 번 경험하고 나면 그 나라에 대한 경계심이 없어지고 본격적으로 됩니다. 정말 딱 한 번만 고충을 겪으면 그다음부터 볼일을 아무 곳에서나 볼 수 있어요. 말이 안 통해도 그 신호는 통한다니까요?”

현지 음식은 먹지 않는다고 치더라도, 화장실은 쓰지 않고는 여행을 ‘계속’ 할 수가 없다. 저자는 나라마다 생활과 문화가 다른 것을 화장실에서 느낀다고 했으며, 처음 보는 화장실을 가자마자 여행의 ‘시작’을 선포하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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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난 동물들

마다가스카르에 왜 사람들이 가고 싶어 하는 걸까? 거기에는 무슨 특별한 동물들이 있을까? 2억년 전 세계가 판게아 상태였을 때 동물들은 대륙을 이동하며 여러 곳으로 퍼질 수 있었다. 하지만 점점 대륙은 나누어졌고 대륙은 분리되기 시작했다. 마다가스카르는 3,000만년 전만 해도 아프리카에 사는 동물들이 이동해 올 수가 있었다. 자연재해 때문에 많은 동물이 마다가스카르로 떠내려왔고 해류 방향의 변경으로 더 이상 새로운 동물이 유입되지 못했다. 마다가스카르의 동물들은 마다가스카르에서만 볼 수 있는 유일한 종으로 나타났다.

“제가 간 ‘노지베’ 라는 곳에서 작은 배를 타고 노지 콤바 섬으로 들어가자마자 절경이 눈앞에 펼쳐졌습니다. 말로만 듣던 여우원숭이가 바로 제 앞에 있어 깜짝 놀랐죠. 운 좋게도 암컷과 수컷 둘 다 만날 수 있었습니다. 수컷이 멋진 자세를 보여줘 정신없이 카메라로 찍는데, 그 사이에 암컷이 저희 일행의 차 속으로 들어가서 우리 점심을 다 먹어버렸지 뭡니까!”

환경이 많이 파괴되었지만 노지 콤바 섬 자연 보호 구역에는 아직 여우원숭이들이 많다. 관광객들이 여우원숭이들을 못 만나면 가이드들이 “마끼마끼마끼”라고 큰 소리로 한참 부르게 시키는데 그러면 여우원숭이들이 냉큼 다가온다고 했다.

원주민어로 여우원숭이들은 ‘마끼’라고 불리는데 이 ‘마끼’와 마을 사람들이 ‘공존’하게 된 것은 오래 지난 일이 아니라 관광객들이 늘어남에 따라 잡아먹는 것을 자제하기 때문이라 했다.

“생각해보면 슬픈 일이죠. 야생의 원숭이가 사람에게 겁 없이 다가와서 먹이를 얻어먹는 것이 말입니다. 전 마끼를 만나서 좋았지만, 그와 동시에 동물과 사람이 이 정도로 어울려 지내는 것이 가장 좋은가에 대한 답은 잘 모르겠습니다. 적어도 ‘마끼’가 사는 지역이 더 줄어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죠.”

저자는 또 ‘카멜레온’ 하면 무엇이 생각나느냐고도 물었다. 눈이랑 변하는 색 등 여러 이야기가 나왔지만, 카멜레온은 생각만큼 여러 색으로 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어떤 색으로든, 언제든 빠르게 조절하는 것은 수많은 광고 때문에 생긴 오해지 색을 변하는 시간도 굉장히 오래 걸리고 햇빛 온도에 따라 짙어지거나 옅어지는 수준이라 덧붙였다. 이런 카멜레온들과 다양한 생물들, 과거에 존재했던 공룡 화석 등 생생한 사진과 동영상을 함께 보면서 독자들은 이정모 관장과 함께 마다가스카르에서 탐방하는 기분에 빠져들었다. 특히 탐구심 많은 어린이들의 환호가 굉장했다. 강연의 마무리에 관장은 어른 아이 모두에게 환경 보호의 중요성을 덧붙였다.

“제 여행 이야기가 재미있었나요? 마다가스카르를 여행하면서 제가 이론으로 배웠던 것들과 이번 여행에서 느낀 점들이 일맥상통한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후에 어디로든지 여행을 가시면 이 말을 기억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자연의 모든 것들은 깊게 이어져 있고, 끊임없이 변화한다는 것을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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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와 떠나는 마다가스카르 여행 이정모 글/안경자 역 | 찰리북
과학 이야기를 즐겁게 들려주는 과학 커뮤니케이터 이정모 서울시립과학관 관장님. 이번에 어린이들에게 ‘아프리카 생태 여행’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마다가스카르를 다녀온 뒤, 어린이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생물학 이야기와 더불어 과학자가 실제로 경험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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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모 #마다가스카르 #여행 #과학자
2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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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uiu22

2016.10.07

이정모 관장님 여러 곳에서 글을 만났는데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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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인

2016.10.07

꼭 한 번은 가보고 싶은 곳, 마다가스카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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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소중(예스24 대학생 서포터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