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사고: 멀티태스킹을 하지 마세요
우리는 항상 바쁩니다. 몇 가지 일을 한꺼번에 하죠. 인간은 그렇게 만들어진 동물이 아닙니다. 많은 일을 한꺼번에 하면 반드시 빈틈이 생깁니다. 그 틈으로 사고가 스며듭니다. 아래 예로 든 것들은 그렇지 않아도 위험하지만, 휴대폰과 커피에 정신이 팔리면 두 배, 세 배 위험합니다.
글ㆍ사진 강병철(소아청소년과 전문의, 꿈꿀자유 서울의학서적 대표)
2016.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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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눈을 집 밖으로 돌려보지요. 집 안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만 대원칙은 이겁니다. ‘멀티태스킹(multi-tasking)을 하지 말라!’ 인류 역사상 위대한 스승들은 모두 ‘한 번에 한 가지 일만 하는 것’이 행복의 비결이라고 했습니다. 마음이 지금, 이곳에 머물러야 한다는 뜻입니다. 면벽수도든, 단식고행이든, 요가나 명상이든 다 마찬가지입니다. 내 마음은 내 것이니 내게 머물러야 합니다. 아이를 키운다는 건 마음의 절반을 아이에게 잠시 떼어 주는 겁니다.

 

왜 갑자기 철학적인 얘기를? 휴대폰과 테이크아웃 커피 때문입니다. 아기를 기저귀 교환대에 올려 놓고 메시지를 확인하거나, 아이 손을 잡고 걸으면서 휴대폰을 들여다 보거나, 한 손에 뜨거운 커피를 들고 복잡한 곳에 다니면 위험합니다. 전화나 메시지는 바로 답하지 않아도 됩니다. 뜨거운 커피는 한 손을 묶어 놓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부모나 아이가 화상을 입을 수도 있지요. 다 마시고 움직이세요. 그래야 커피 맛도 제대로 느낄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아이가 위험해집니다.


우리는 항상 바쁩니다. 몇 가지 일을 한꺼번에 하죠. 인간은 그렇게 만들어진 동물이 아닙니다. 많은 일을 한꺼번에 하면 반드시 빈틈이 생깁니다. 그 틈으로 사고가 스며듭니다. 아래 예로 든 것들은 그렇지 않아도 위험하지만, 휴대폰과 커피에 정신이 팔리면 두 배, 세 배 위험합니다.

 

●  아기를 안고 있을 때는 넘어지지나 미끄러지지 않도록 주의하세요. 걸을 때는 발에 걸릴 수 있는 장애물이 없는지 잘 살피고, 계단을 오르내릴 때는 항상 난간을 붙잡아야 합니다.

 

 

●  커피나 뜨거운 차를 마실 때는 먼저 아기를 안전한 곳에 두고 마셔야 합니다. 갑자기 움직여도 무슨 일이 없을지 예상해보세요.


●  기저귀 교환대나 소파 등 떨어질 수 있는 곳에 아기를 둔 채 자리를 비우면 절대 안 됩니다. 뒤집기를 빨리 시작하는 아기들도 많습니다. 다른 일을 하더라도 적어도 한 손은 반드시 아기 몸 위에 가볍게 얹고 있어야 합니다.


●  음식점에서 제공하는 유아용 의자에 앉은 채 굴러 떨어질 수 있습니다. 활발한 아이, 또는 배가 아프거나 화가 난 아기들은 등을 활처럼 뒤로 굽히다 의자와 함께 넘어지기 쉽습니다. 아기가 보채면 의자에 앉혀 두지 말고 안아주세요.


●  유아용 의자, 유모차, 유아용 그네, 어린이용 카시트에 앉힐 때는 반드시 안전띠를 매줍니다.


●  어린이용 카시트는 법적 의무 사항인데 지키지 않는 경우가 많죠. 선진국에서는 카시트 없이 어린이를 차에 태운다는 것은 상상도 못 합니다. 워낙 법과 제도와 실천이 미비한 사회에서 내 아이는 내가 지킬 수 밖에 없습니다. 최대한 아이를 보호하려면 만 12세, 키 145㎝, 몸무게35㎏이 될 때까지는 사용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  돌이 되지 않았거나 몸무게가 10kg이 되지 않은 경우 유아용 카시트는 반드시 아기가 뒤를 보고 앉도록 장착해야 합니다. 아주 짧은 거리를 이동하더라도 반드시 안전띠를 매주세요.


●  카시트를 착용하지 않아도 되는 아이라면 시내 주행 시 뒷자리에 앉더라도 반드시 안전띠를 매주세요.


●  문, 특히 자동차 문을 닫을 때 한 박자 늦추세요. 아이 손이 끼지 않는지 살펴보아야 합니다. 자동차 문은 세게 닫는 경우가 많아 손가락이 부러지는 사고가 이어나기 쉽습니다.


●  자전거나 인라인 스케이트 등을 탈 때는 반드시 헬멧을 써야 합니다. 왜 법으로 단속하지 않는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단속을 하든, 하지 않든 꼭 씌우세요.


●   목욕물, 뜨거운 음료, 난방기구나 다리미, 성냥, 라이터, 담뱃불 등 화상의 원인은 어디나 있습니다. 설마 저걸 만지랴 하는 생각이 사고를 부릅니다. 화상을 입었다면 바로 찬 물로 씻어내거나 찬 것을 대주세요. 요즘 따뜻한, 심지어 뜨거운 물로 씻기라는 어처구니 없는 이야기가 돌아다닙니다. 뜨거운 것이 닿으면 열원이 제거된 후에도 한동안 조직손상이 진행됩니다. 빨리 찬 물에 5분 이상 담그거나 씻어내세요.


●  아기가 뭐든지 입에 넣는 나이가 되면 질식의 위험을 생각해야 합니다. 하임리히Heimlich 법은 이물질로 기도가 폐쇄되었을 때 응급처치법으로 수많은 사람을 살렸습니다. 1세 미만의 유아와 그 이상의 어린이(및 성인)에서 각각 다른 방법으로 시행합니다. 유아는 엎드린 자세로 어른의 한쪽 팔 위에 얹어놓고 머리 쪽을 약간 낮춘 후 다른 쪽 손바닥의 아랫부분으로 등을 빠르고 세게 5번 쳐줍니다. 1세 이상의 어린이는 뒤에 서거나 무릎을 꿇어 양팔로 복부 중앙(명치와 배꼽 사이)를 감싼 후 배를 후상방으로 명치부위까지 빠르게 5회 밀어 올립니다. 저작권 문제로 직접 링크하지 않습니다만 인터넷에 “하임리히”로 검색하면 많은 내용과 그림이 나옵니다. 꼭 알아두세요.


●  질식되지 않고 뭔가를 삼켰다면 일단은 안심입니다. 혼자 판단하지 말고 의사에게 보이면 좋습니다. 특히 장난감 부품 등 모서리가 뾰족한 물건이나 작고 동그란 건전지 등 소화관 내에서 독성 물질을 방출할 수 있는 물건은 내시경으로 제거해야 합니다. 동전 등 동그란 물체도 식도에 걸려 내려가지 않는 경우에는 위험할 수 있습니다. 일단 위로 넘어갔다면 며칠간 변을 잘 살펴 배출되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   마지막으로 심폐 소생술을 배워두세요. 인터넷을 찾아 보면 다양한 교육 일정이 있습니다. 주말에 하루만 투자하면 아이뿐만 아니라 평생 타인의 생명을 구할 수 있는 귀중한 기술을 습득할 수 있습니다.


2회에 걸쳐 사고 예방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몇 시간만이라도 아빠 엄마가 함께 이 내용을 참고하여 집안을 둘러보고, 밖에 나갈 때는 어떤 점에 신경을 써야 할지, 어떤 점이 미비한지 이야기를 나누어 보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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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육아 거뜬히 이겨내기 빅토리아 로저스 맥키보이,플로랜스 아이작스 공저/이창연 역 | 꿈꿀자유
[초보육아 거뜬히 이겨내기]는 찾아보는 육아서가 아니라 읽는 육아서를 지향하는 책이다. 아기를 키우면서 반드시 알아야 할 핵심적인 지식을 문답식으로 수록했으며 쉽고 친근한 어투로 씌어져 누구나 소설책 읽듯 가벼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있다.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육아 #강병철 #어린이 사고 #멀티태스킹
2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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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jiopop

2016.10.06

요즘 육아 관련 글 중에 가장 신뢰감이 생기는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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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uiu22

2016.09.27

카시트 정말 중요한데 참 어렵습니다 아이가 너무 싫어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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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철(소아청소년과 전문의, 꿈꿀자유 서울의학서적 대표)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같은 대학에서 소아과 전문의가 되었다. 2005년 영국 왕립소아과학회의 ‘베이직 스페셜리스트Basic Specialist’ 자격을 취득했다. 현재 캐나다 밴쿠버에 거주하며 번역가이자 출판인으로 살고 있다. 도서출판 꿈꿀자유 서울의학서적의 대표이기도 하다. 옮긴 책으로 《원전, 죽음의 유혹》《살인단백질 이야기》《사랑하는 사람이 정신질환을 앓고 있을 때》《존스 홉킨스도 위험한 병원이었다》《제약회사들은 어떻게 우리 주머니를 털었나?》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