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름 : 조형희(땅콩문고 대표)
● 나이 : 40세
● 취미: 일도 독서, 취미도 독서
동네책방을 연 계기가 있나?
10년 넘게 어린이책 편집자로 일하다, 작년에 출판사를 관뒀다. 마흔이 코 앞이라고 생각하니 뜻밖의 모험, 안 해본 일을 해보고 싶었다. 지방으로 이사를 갈까, 기술을 배울까 등을 고민하다가 장사를 하자고 마음먹었다. 그나마 제일 잘 알고 잘 팔 수 있는 물건이 ‘책’이었기 때문이다. 마침 내가 사는 동네 골목에 책과 어울리는 가게를 발견하고 냉큼 계약부터 했다. 책의 재미를 널리 소개하는 책방을 만들고 싶다.
‘땅콩문고’는 어떻게 탄생한 이름인가?
유유출판사의 시리즈 이름이기도 한데, 그 시리즈 첫 책이 나왔을 때 ‘땅콩’이라는 이름이 책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책은 작지만 저마다 딴딴한 세계를 품은 물건이기 때문이다. 유유출판사에게 허락을 받고 ‘땅콩문고’라고 이름을 짓게 됐다.
어떤 책을 주로 판매하나?
평소 즐겨 보는 책은?
어린이 책을 좋아한다. 인물이 살아있고, 기분 좋게 쭉쭉 뻗어나가는 이야기에 개구진 일러스트가 곁들여진 책을 좋아한다. 책방을 준비하면서부터는 ‘좋은 책을 소개하는 좋은 글’을 많이 알게 됐다. 김이경 선생의 『마녀의 연쇄독서』나 은유 선생의 『글쓰기의 최전선』, 최성각 선생의 『나는 오늘도 책을 읽었다』, 서경식 선생의 『내 서재 속 고전』를 흥미롭게 읽었다.
최근에 읽은 책 중에 <채널예스> 독자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은?
『마이클 폴란의 주말 집 짓기』는 손재주도 없고 손수 집 지을 생각은 해본 적도 없던 작가가 2년 반 동안 스스로 집을 지은 과정을 담은 책이다. 느닷없이 어떤 일에 뛰어들고 싶거나, 이미 뛰어들어 갈팡질팡하는 사람들이 보면 재미있게 공감할 대목이 많을 것 같다. 『책으로 가는 문』도 재밌었다. 서점 주인으로서, 가장 닮고 싶은 스타일의 서평을 보여주기 때문에 자주 꺼내 본다. 『책의 역습』은 한숨과 비관만 남은 듯한 출판계에, 그래도 ‘책의 미래는 밝다’고 말해주는 책이다. 낙관만 하는 것이 아니라 책의 밝은 미래에 대한 구체적 비전을 보여주는 책이어서 재미있게 읽었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친구랑 농담처럼 한 말이지만, 옷은 만져보고 사고, 책은 들춰보고 사야 제 맛이다. 책이 대개 내용 중심으로 이야기가 되고 있지만, 작가 소개가 실린 책 날개부터 속표지, 하다못해 쪽수 표시한 서체까지, 만드는 사람들이 말도 안 되게 열심히 고민해서 만드는 물건이 바로 책이다. 좋아하는 작가, 좋아하는 출판사, 심지어 좋아하는 디자이너나 편집자가 생기면 책에 대한 스스로의 취향을 만들어나갈 수 있다.
엄지혜
eumji01@naver.com
책사랑
2016.08.01
iuiu22
2016.0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