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 리뷰 대전] 미술은 본능처럼 이미 존재하는 것
예술가만 예술을 하라는 법은 없다. 아주 작은 것이라도 뭔가를 새롭게 생각해내는 순간, 우리는 예술가가 된다. 마음을 흔드는 예술과 일상을 새롭게 하는 예술책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다.
글ㆍ사진 최지혜
2016.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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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기변환_002 일상 속의 작은 예술 미술 이야기 표지 이미지.jpg

 

얼마 전부터 수채화를 그리기 시작했다. 한 주는 꽃과 나무를 그리고, 그 다음 주는 좋아하는 영화 속 캐릭터를 그려냈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것들이 종이 위에 형체를 드러낸다. 붓에 물감을 찍고 물에 적셔서 쓱쓱 몇 번이면 완성. 미술은 별도의 언어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복잡한 풀이와 해석의 과정 없이도 그 자체로 의미를 전달한다. 글보다 즉각적이고, 숨김이 없다. 그림을 그리면서 문득 드는 생각. 처음으로 그림을 그린 사람은 누구였을까? 그는 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걸까?

 

이 책의 저자는 빗살무늬토기와 주먹도끼로 거슬러 올라가 이야기를 시작한다. 원시미술의 독보적 걸작으로 평가 받는 라스코 동굴에 앞서 토기와 도끼에 주목하는 것은 미술 행위가 인간의 본질과 그 옛날부터 긴밀하게 엮여 있었다는 걸 보여주기 때문이다. '정교한 무늬가 새겨진' 토기와 '완벽한 좌우대칭'의 돌도끼는 단순한 도구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기능이 아니라 장식이 본질이 된 토기와 도끼는 미술을 먹고 사는 문제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행위로 보는 편견을 완벽하게 깨버린다.

 

얼핏 보면 미술과 생존경쟁은 큰 관련이 없어 보인다. 동굴에 벽화를 그린다고 해서 갑자기 잘 싸우게 되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 저자는 왜 미술이 숱한 라이벌들 사이에서 살아남기 위해 꼭 필요했던 핵심 기술이라고 주장하는 걸까? 강한 적을 물리치기 위해서는 팀을 만들어 힘을 모으는 방법 밖에는 없는데, 협력은 생각만큼 간단한 일이 아니다. 서로의 생각을 교환하면서 공유하는 가치와 원칙을 만들어야 하는데, 언어가 만들어지기 이전부터 미술이 그런 소통의 역할을 해 왔다는 것이다. 미술은 삶의 부속이나 장식이 아니라, 타고난 생존본능이라는 저자의 주장이 꽤 설득력 있다.

 

정확한 기록이 없어 많은 추론을 통해 이해해야 하는 원시 미술 다음에는 죽음의 문제에 깊이 몰두했던 고대 이집트인들의 미술과 선전물로서 미술을 이용한 메소포타미아 미술을 살펴본다. 구어체로 설명되어 강의를 듣는 느낌으로 읽을 수 있고, 중간 중간 독자들이 궁금해 할만한 내용을 함께 질문하는 형태로 구성되어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미술사를 공부할 수 있게 도와준다. 각 장의 뒤에는 요약 노트가 있어 방대한 양의 내용을 한 눈에 정리할 수 있다. 대학생 때부터 시도했지만 단 한 번도 성공하지 못했던 미술사 총 정리를 이 책으로 해볼 생각이다. 앞으로 출간될 뒤편의 미술 이야기가 무척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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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생 처음 한번 공부하는 미술 이야기 1양정무 저 | 사회평론
한 권의 책 안에 방대한 정보와 다양한 관점을 모두 담아냈다. 꼭 알아야 하는 기초적인 미술 지식은 물론 학계를 선도하는 최신 이론을 소개하고, 유명한 미술 작품부터 우리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한국의 미술까지 최대한 다양하고 새로운 정보와 이론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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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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