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레나 야리투, 국경을 넘어선 음악
재즈, 탱고, 정통적인 유럽 클래식이 섞인 음률 사이로 단단한 중심을 잡은 기교는 엘레나 야리투가 가진 재능이 무엇인지 잘 보여주었다.
글ㆍ사진 정의정
2016.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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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레나 야리투는 일본에서 태어나 일본인 어머니와 히스패닉 계 미국인 아버지와 캘리포니아에서 자란 플루이스트이다. 물론 국적이 실력을 좌지우지하진 않지만, 그 이후로도 파리로 유학해 공부하고 유럽을 돌아다니며 연주회를 갖는 연주자의 음악은 동일하다고 여기는 민족 공동체에서 나고 자라 공부한 연주자의 음색보다 다른 것이 있다고 기대할 만 하다. 특히 엘레나 야리투의 경우 다양한 문화와 언어 안에서 자라난 경험은 연주자만이 가지는 독특한 작품을 만드는 데 크게 기여했다.

 

이번 한국 리사이틀에서는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 편곡자, 프로듀서인 에제끼엘 만테가(Exequiel Mantega)와 함께 한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 음악 연주 앨범을 소개하기 위해 현재 미국 헨더슨 주립대학(Henderson State University) 피아노과 교수로 재직 중인 전희경이 호흡을 맞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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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곡 바흐의 트리오 소나타는 연주자의 사정으로 플루트 소나타 G단조 1020번으로 변경되었다. 원곡은 바이올린 소나타로, 많은 플루티스트가 레퍼토리로 삼는 곡이기도 하다. 이어 프랑스의 작곡가이자 지휘자 필리프 고베르(Philippe Gaubert)의 로망스(Romance)를 엘레나 야리투의 연주 버전으로 들을 수 있었다. 곡명답게 아름답고 부드러운 선율이 흘러나왔다.


에제끼엘 만테가(Exequiel Mantega)가 작곡한 ‘이주자’(Emigrantes)는 한국 초연 곡으로, 엘레나 야리투가 가족을 만나러 이스라엘로 여행을 갔을 때 옛날 가족 사진을 보고 느낀 이야기를 듣고 즉흥적으로 작곡한 C단조의 8마디를 발전시킨 곡이다.


소란스러웠다면 들리지 않았을 낮지만 날카로운 음색으로 시작한 「Emigrantes」는 이내 곡 제목의 이민자들, 이주자들을 대변이라도 하듯 무시무시한 음을 짚었다. 이는 데뷔 앨범 발매 당시 미국 클래식 잡지 팬페어 매거진(Fanfare Magazine)으로부터 받은 “무시무시하고 흥미진진하다(fearsome and adventurous)”라는 극찬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지 않았다. 재즈, 탱고, 정통적인 유럽 클래식이 섞인 음률 사이로 단단한 중심을 잡은 기교는 엘레나 야리투가 가진 재능이 무엇인지 잘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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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미션 이후에 연주한 피아졸라의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땅고 연습곡(Tango Etudes for Two Flutes)>은 피아졸라의 ‘뉴 탱고’ 음악과 클래식 콘서트 에튜드를 조합한 곡이다. 줄리아드 음악원 전문연주자과정을 졸업하고 (사)한국 페스티발 앙상블 단원 등으로 활약하는 플루티스트 이주희가 함께했다. 이어 연주한 이안 클라크의 <두 대의 플룻과 피아노를 위한 마야(Maya for Two Flutes ad Piano)>는 ‘마야’라는 제목에서 보듯이 남미 문명화과 대비되는 ‘환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마지막 곡은 영국 작곡가 모워의 <소나타 3번>으로 현재 플루트 곡 중에서 흥미로운 곡으로 손꼽히고 있다. 네 개의 악장이 지질학 형성물로 이름지어 졌는데 두 플루트 사이 대화하듯이 연결되는 가득 찬 음색이 매력적이었다.

 

현재 엘레나 야리투는 캘리포니아 산디에이고에서 수상 경력을 가진 젊은 플루티스트들을 위한 티칭 스튜디오 전체를 관리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네덜란드, 프랑스, 에스토니아, 체코, 몰도바 등에서도 리사이틀을 가지며 활발한 연주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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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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