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수 “<드라큘라>는 언제나 함께하고 싶은 작품”
뮤지컬 <드라큘라>가 관객들과 재회했다. 2014년 한국 초연 이후 2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오른 것. 지난 1월 23일부터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상연 중인 <드라큘라>는 티켓 오픈과 동시에 예매처 랭킹 1위를 석권하며 또 한 번 흥행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이번 공연은 2주 남짓한 기간에만 만나볼 수 있어 일찍부터 매진 사례가 속출하는 상황이다. 초연에 이어 배우 김준수와 박은석이 ‘드라큘라’ 역을 맡았으며, 배우 임혜영과 강홍석, 진태화, 이예은이 새롭게 합류했다.
완성도 높은 무대로 돌아온 뮤지컬 <드라큘라>가 언론 앞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 26일 오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진행된 프레스콜을 통해서였다. 기자간담회에 앞서 선보인 하이라이트 무대는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TV캐스트를 통해 생중계되며 작품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대표적인 넘버 ‘Loving You Keeps Me Alive’를 비롯해 ‘She’, ‘At Last’ 등 감미로운 음악들과 함께 시연된 주요 장면들은 뮤지컬 <드라큘라>가 가진 매력을 함축적으로 보여주었다. 짧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폭발적으로 터져 나오는 배우들의 감성과 가창력은 눈과 귀를 사로잡았고, 입체적으로 모습을 바꾸며 회전하는 ‘4중 턴테이블 무대’는 색다른 경험을 안겨주었다.
“강렬하고 완성도 높은 작품을 선보일 거라고 약속드린다”며 자신감을 드러낸 프로듀서 신춘수는 이어진 간담회에서 “<드라큘라> 한국 프로덕션은 새롭게 작품을 만들었다고 할 수 있다”며 차별화를 선언했다. “드라마의 깊이를 위해서 새로운 곡을 작업했고, 크리에이터들이 모여서 아름다운 무대와 음악을 완성했으며, 관객들에게 더 큰 공감대를 형성하는 대본을 갖췄다”는 것.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뮤지컬 <드라큘라>는 단순한 라이센스 공연을 넘어서는 작품이 되었다. 2004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될 당시와는 또 다른 음악과 무대 장치, 디자인을 보여준다.
부활한 두 명의 ‘드라큘라’, 배우 김준수와 박은석은 뮤지컬 <드라큘라>에 대한 애정을 숨김없이 드러냈다. 김준수는 “초연이 끝났을 때부터 <드라큘라>가 다시 무대에 오르면 언제든 함께 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만큼 많은 걸 느끼게 해준 작품이고, 배움을 줌으로써 나를 더 나아가게 해준 작품이다”며 “<드라큘라>는 내가 너무나 사랑하는 작품”이라고 고백했다. 박은석 또한 “너무나 사랑하고 애착이 가는 작품에 다시 출연하게 되어 너무나 영광이고 감사하다”는 말로 소감을 전하며 “<드라큘라>는 개인적으로도 굉장히 큰 의미가 있는 작품이다. 처음으로 대극장 뮤지컬에 주연으로 서게 됐고, 그런 의미에서 공부도 많이 되었고 큰 도전이었다”고 말했다.
강렬한 사랑이 부활한다, 뮤지컬 <드라큘라>
김준수와 박은석은 서로 다른 매력의 ‘드라큘라’를 보여준다. 그러나 그들이 ‘드라큘라’의 사랑을 되살리기 위해, 400년 동안이나 간직해온 한 남자의 처절한 사랑을 이해하기 위해 기울인 노력은 다르지 않았다. 박은석은 ‘드라큘라’의 삶의 여정을 이해하고자 했다며 “초연 때는 나의 시각에서 드라큘라의 사랑을 이해하려 했기 때문에 힘든 부분이 있었다. 내가 미처 보지 못했던 것들이 있었는지 다시 찾아보면서 고전소설 『드라큘라』를 봤는데, 이 시대의 박은석이 생각하는 사랑과 ‘드라큘라’가 생각하는 사랑은 다르더라. 시대가 다르고, 그때의 사람들은 사랑을 운명이라고 생각했고, 지금처럼 쉽게 만날 수도 없는 사랑이었고, 또 드라큘라는 전쟁을 하던 사람이었다. 그런 것들이 이해가 되고 받아 들여져서 ‘드라큘라’ 캐릭터에 녹아 들고 있다”고 전했다.
‘드라큘라’ 안에서 순수하고 사랑에 맹목적인 모습을 발견했다는 김준수는 “400년 동안 ‘드라큘라’에게 어떤 일이 있었을까를 생각하면서, 그 감정을 계속 되뇌면서 연기를 하려고 한다”고 이야기했다. 아울러 “인간의 피를 마셔야지만 건강해지고 젊어질 수 있는 걸 알면서도 누군가를 해할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짐승의 피만 마시고 살아왔다는 점에서 ‘드라큘라’는 누구보다도 착하고 순수한 사람이라는 걸 마음 한 편에 머금고 연기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At Last’라는 곡에서 처음으로 얼굴을 쓰다듬으면서 노래를 부르는 장면에서부터 400년 동안의 ‘드라큘라’의 고난으로 깊게 들어가는 것 같았다”고.
시공을 초월해 다시 찾아온 사랑, 거스를 수 없는 운명 앞에 선 여인 ‘미나’ 역에는 배우 임혜영이 캐스팅됐다. 파격적인 연기 변신으로 대중의 사랑을 받아온 그녀는 새롭게 <드라큘라>에 합류하며 고민도 많았다고 털어놓았다. “너무 많은 사랑을 받았던 작품에 처음 합류하게 된다는 게 굉장히 큰 부담이 됐다”는 것. 그만큼 ‘드라큘라’를 연기한 두 배우에 대한 고마움도 남달랐다. “초연을 했던 김준수, 박은석 배우가 보기에 내가 많이 부족했을 텐데도 아무 말 없이 지켜봐 줘서 너무 고마웠다. 그게 쉬운 일이 아닌데, 내가 찾을 때까지 혹은 내 색깔을 그대로 인정해 주면서 기다려준 두 명의 멋진 드라큘라에게 너무 고마웠다고 꼭 말하고 싶었다”는 것. 뮤지컬 <지킬앤하이드>,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레베카> 등을 거치며 견고한 실력을 쌓아온 임혜영이 연기할 ‘미나’는 청초하지만 강한 아름다움을 지닌 여성으로 재탄생 할 예정이다. “나와 <드라큘라>의 첫 느낌은 머리로 어떤 생각이 드는 게 아니라 마음이 먼저 가면서 와 닿았다”는 그녀의 말은 기대를 한껏 끌어올렸다.
이들과 함께 <드라큘라>를 이끌어갈 배우 강홍석, 진태화, 이예은은 초연에서는 볼 수 없었던 ‘뉴페이스’들이다. ‘드라큘라’에 의해 사랑하는 여자를 잃고 뱀파이어 헌터가 된 ‘반헬싱’ 역은 배우 강홍석이 맡아 열연한다. 뮤지컬 <하이스쿨뮤지컬>, <킹키부츠> 등에서 활약했던 그는 <데스노트>에서 김준수와 호흡을 맞춘 바 있다. 약혼녀 ‘미나’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사랑하는 ‘조나단’ 역에 캐스팅된 배우 진태화는 그룹 ‘배틀’과 ‘M.E.N’의 솔로가수로 알려진 인물로, <드라큘라>를 통해 뮤지컬에 처음 도전한다. 배우 이예은은 뮤지컬<위키드>, <킹키부츠>, <베어 더 뮤지컬> 등에 출연하며 호소력 짙은 목소리와 강단 있는 연기를 선보인 주인공. 그녀는 재기발랄한 여인이자 ‘미나’의 친구로 등장하는 ‘루시’ 역으로 변신을 꾀했다.
뮤지컬 <드라큘라>는 소설가 브램 스토커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뮤지컬 <지킬앤하이드>의 작곡가로 유명한 프랭크 와일드혼이 탄생시킨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선율의 넘버가 인상적인 작품이다. 한국 초연 당시 뮤지컬 <지킬앤하이드>를 만든 최고의 크리에이티브 팀이 참여해 높은 완성도를 이뤄냈고, 웅장하면서도 입체적인 무대를 위해 국내 최초로 ‘4중 턴테이블 무대’를 완성함으로써 ‘제9회 더뮤지컬어워즈 무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변함없이 이어지는 강렬한 사랑의 이야기, 더욱 짙어진 음악과 드라마로 무장한 뮤지컬 <드라큘라>는 오는 2월 9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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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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