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 매거진 <시리얼>이 제안하는 라이프스타일
영국 배스에 살고 있는 로사 박(Rosa Park)과 리치 스테이플턴(Rich Stapleton)은 여행과 음식이야말로 행복한 삶을 향유하는 최고의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글ㆍ사진 출판사 제공
2016.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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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배스에 살고 있는 로사 박(Rosa Park)과 리치 스테이플턴(Rich Stapleton)은 여행과 음식이야말로 행복한 삶을 향유하는 최고의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그들은 이 두 가지를 정기적으로 즐길 때면 마주하게 되는 가슴 벅찬 순간에 주목하고, 영감을 주는 글과 아름다운 사진이 가득한 매거진 『시리얼』을 만들어보고자 했다. 『시리얼』이란 제목은 어린 시절 아침마다 우유에 부은 시리얼을 먹으며 시리얼 상자 뒤에 있는 글과 그림을 보던 추억을 떠올리며 만든 이름이다. 영국의 격조 높은 감성을 선사하는 이 잡지는 한국어판으로 정식 출간되어 최근호에서는 에세이스트 이병률 작가의 글과 사진이 실리기도 해 한국 독자들에게도 일상의 행복이자 순수한 호기심의 원천으로 빠져들게 만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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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얼』을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나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담당하기 전 어떤 일을 해오셨는지 간단하게 소개해 주시겠어요?


2012년, 파트너인 로사 박과 함께 『시리얼』을 시작했습니다. 우리 두 사람은 특히 인쇄와 잡지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죠. 그리고 이곳저곳을 여행하며 성장했다는 공통점이 있어 여행에 관심이 많았어요. 로사와 저는 우리가 경험했던 여행과 라이프스타일을 한눈에 보여주는 매체가 없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시리얼』을 시작하기로 했죠. 기존에는 공학 디자인과 제품 디자인 쪽에서 일해 왔지만 더욱 창의적인 커리어를 쌓기로 결정했어요. 취미로 해오던 디자인과 사진 분야에서 프리랜서로 일을 시작했고, 시간이 흐르면서 이 두 가지에 대한 테크닉이 점점 전문적으로 발전했죠.

 

『시리얼』에서 독자들에게 제안하고 싶은 라이프스타일은 어떤 것인가요? 다시 말해 여행지 선정 기준이라든지, 기사 소재 선정, 소개하는 물건, 인터뷰하는 인물 등 『시리얼』에서 다루고 있는 기사들을 통해 어떤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하고 싶은 것인지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모든 여행지에서 우리는 항상 『시리얼』의 렌즈로 대상을 바라봅니다. 그렇게 하면 우리가 만들어 내고자 하는 콘텐츠에 대한 명확한 형태와 느낌이 생겨 그와 연관된 라이프스타일을 상상하기가 쉬워지죠. 우리의 시각적 방향은 굉장히 모던하고 종종 외형적으로 미니멀합니다. 하지만 여행은 객관적이라기보다 개인적이고, 각각의 사람들마다 자신만의 고유한 경험을 한다고 생각해요. 이것은 제가 『시리얼』에 인물 사진을 많이 담지 않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인물이 빠진 장소만을 보여주려고 노력하고 그 결과 독자들은 방해받지 않고 자기 자신이 그곳에 있는 것을 상상할 수 있죠. 따라서 『시리얼』은 자신의 속도에 맞춰 문화와 풍광을 경험하는 모던한 여행 스타일을 추구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시리얼』의 편집장 로사 박과의 인연에 대해 궁금합니다. 그 분과 함께 『시리얼』을 만들게 된 계기, 그리고 파트너십에 대해서도 이야기해 주세요.


로사와 저는 비즈니스 파트너이지만 개인적인 생활도 매우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함께 여행을 하고 시간이 흐르면서 강한 유대관계도 생겼어요. 우리는 각각 에디터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서 함께 콘텐츠를 만들어내고, 함께함으로써 잡지에 대한 굉장히 명확하고 직접적인 비전을 형상화할 수 있게 해주죠. 저는 『시리얼』이 로사와 저의 열정과 관심사의 복합물이며, 우리 두 사람의 중간 지점에 놓여 있는 브랜드라고 생각합니다.

 

디자이너로서 한글의 조형적 미에 대한 관심이 크다고 들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시리얼』의 한국어판 출간이 큰 의미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데요.


저는 한글의 단순한 기하학적 형태를 사랑합니다. 단언컨대 타이포그래피적 관점에서 볼 때 한글보다 더 우수한 언어는 없어요. 아직 기초 단계이지만 한글을 배우려고 노력하는 중이에요. 언젠가 한글을 잘 구사할 수 있게 되어 제가 너무도 좋아해 마지않는 이 언어를 쓰고 읽을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합니다.

 

『시리얼』 특유의 단정하고 절제되며 여백이 많은 이미지에 대해 칭찬하는 독자들이 많습니다. 사진을 찍거나 선정할 때 어떤 점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나요?


사진을 찍거나 선정할 때 제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구도(framing)과 느낌입니다. 주제가 무엇이든 간에 하나의 특정한 요소에 초점을 맞출 수 있는 방법이 존재합니다. 프레임 안에 담아내고자 하는 대상 외에 어떤 시선을 분산시키는 요소가 존재하면 사진에 담기는 최종적인 영향력은 줄어듭니다. 하지만 동시에 사진은 아주 정확하기만 한 과학이 아니며, 대상에서 얻는 느낌이기도 하죠. 저는 제가 만들어내는 이미지에 평온한 느낌을 불어넣으려고 하고 그 느낌은 제가 카메라의 뷰파인더를 바라볼 때마다 매번 재창조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시리얼』 9호부터 디자인에 변화를 주었는데, 그 이유는 무엇이며 어떤 방향으로 변화를 의도한 것인가요?


『시리얼』 작업을 해온 지난 3년의 과정에서 우리의 취향과 미학은 콘텐츠와 함께 진화되고 정제되었습니다. 우리는 잡지 커버가, 잡지의 디자인이 이 변화를 반영해주기를 원합니다. 표지에서 ‘CEREAL’이라는 각 알파벳 사이에 있던 선을 제거했고, 이미지의 크기를 줄여 호흡할 수 있는 공간을 더 주었습니다. 본문에서는 전반적으로 더 고전적인 세리프체를 사용해서 전체적으로 더욱 클래식한 느낌을 줄 수 있도록 했습니다.

 

『시리얼』 한국어판 9호에 한국의 유명한 시인이자 에세이스트 이병률 작가의 글과 사진이 실린 콜라보레이션이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데요. 이에 대한 생각과 앞으로 『시리얼』 한국어판에 대한 기대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시리얼』 한국어판에 특별한 한국어 기사를 나란히 실을 수 있게 된 것은 굉장한 기회입니다. 이번 이병률 씨와의 콜라보레이션에서 그는 한국어판 독자들에게 『시리얼』의 콘텐츠가 향후 어떻게 발전될 수 있을지, 그리고 『시리얼』에서 이미지만큼이나 글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에 대해 보여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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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얼 CEREAL vol.9시리얼 편집부,이병률 공저/이선혜 역 | 시공사
호흡, 여백, 위로. 보는 것만으로 위안을 주는 책 〈시리얼〉9호가 한층 더 세련된 디자인과 정제된 읽을거리로 찾아왔다. 이번 호에는 특히 사람을 노래하는 시인이자 에세이스트 이병률 작가가 컨트리뷰터로 참여한 한국어판 특집 기사가 눈길을 끈다. 그는 이번 호에서 우리나라의 제주, 특히 바다보다 깊고 청량한 제주의 숲에 주목했다. 퀴퀴한 도시에서의 삶 저편에 언제나 싱그러운 호흡으로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제주의 숲과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는 읽는 이로 하여금 새로운 활력과 위안을 느끼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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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얼 #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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