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에게 부모의 시간을 선물한다
물질적인 지원은 그 다음 일이다. 물질은 아이들에게 줘버리면 그만이지만 함께하는 시간은 부모 자신도 행복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그들은 ‘아이가 대학에 들어간 뒤에’, ‘돈을 많이 번 다음에’가 아니라 지금 당장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고 교감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안다.
2014.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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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칸디 부모들은 아이를 키울 때 ‘아이에게 최선은 무엇인가?’를 가장 먼저 생각한다. 그렇다면 아이가 성인이 되기 전에 부모가 자녀에게 해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은 무엇일까?
스웨덴에서 우리 부부와 친하게 지낸 마츠 부부는 초등학교에 다니는 남매를 두었다. 이들 부부는 아이들과 더 많은 시간을 갖기 위해 둘 다 근로시간의 90%씩만 일하기로 했다. 다른 사람들이 일주일에 40시간을 일할 때 이들은 36시간씩만 일한다. 부모 중 한 명이 아이들의 등교를 챙기면 다른 한 명은 아이들의 하교와 그 후의 일과를 챙긴다. 아이들이 학교 수업 외에 취미 활동을 하면 부모가 아이들을 차로 데려다주고 데려온다. 아이들이 하는 취미 활동 클럽에 참여하고 도와주기도 한다.
마츠 부부는 아이들과 같이 지내는 시간이 많아야 된다고 생각한다. 아이들이 태어나기 전에는 일도 많이 하고 친구들과 자주 어울리고 취미 활동도 즐겼다. 그러나 지금은 아이들을 돌보고 함께 지내는 데 시간을 투자한다. 또 아이들을 키우기 좋은 환경을 찾아 이사도 갔다. 이처럼 마츠 부부는 아이를 낳은 뒤 모든 것을 아이 중심으로 바꾸었다.
한국에 있는 내 친구 A는 두 딸을 두었다. 부모가 저녁 늦게까지 일하기 때문에 이 아이들은 알아서 저녁을 차려 먹고 부모가 올 때까지 자기들끼리 지낸다. 열세 살짜리 큰딸은 힘들게 일하는 부모에게 걱정을 끼치고 싶지 않아서 무슨 일이 생겨도 부모에게 얘기하거나 상의하지 않았다. 부모는 일을 집까지 가져왔고 주말에도 일하기 일쑤였다. 큰딸은 몸이 좋지 않을 때가 있었는데도 부모에게 아프다고 하소연하지 않았다.
이 부부는 열심히 돈을 벌어야 아이들이 원하는 것을 모두 해줄 수 있고, 아이들도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걸 더 좋아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니 부부가 고생하는 것도 다 아이들을 위해서라고, 아이들이 남부러울 것 없이 자라고 여행을 통해 많은 것을 경험하길 원하기 때문이라고 여겼다. 그래서 이 부부는 자신들의 사회적인 성공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
마츠 부부와 친구 A 부부 중 어느 쪽이 더 아이들을 위해 희생한 것일까? 물론 양쪽 부모 모두 아이들을 위해 나름의 희생을 감수했다. 다만 가치관과 방식이 다를 뿐이다. 특히 한국의 많은 부모들은 아이를 위해 자신들이 희생하고 있다고 느끼는 것 같다. 그런데 그 희생이 결국 물질을 좇기 위한 것은 아닐까? 그러나 이런 생활을 지속한 결과, 아이들은 부모의 무관심을 원망하고 부모는 ‘내가 누구 때문에 이렇게 일했는데!’라며 자식을 원망하게 된다.
한국의 많은 부모들은 자녀가 성인이 되어 안락하고 성공한 인생을 살길 바란다. 부모와 함께 보내지 못한 시간은 돈이나 물질로 보상할 수 있다고도 생각한다. 그런데 그런 사랑과 걱정 때문에, 좋은 삶을 살게 해주겠다는 욕심에서 아이들의 현재를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반면 스칸디 부모들은 아이들과 함께 삶의 순간순간을 서로 부대끼고 음미하며 살아간다. 아이들을 위해 온전히 부모의 시간을 저축하고, 그 시간을 기꺼이 자녀에게 선물한다. 아이가 부모에게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충분히 옆에 머물며 시간을 통해 증명하는 것이다.
물질적인 지원은 그 다음 일이다. 물질은 아이들에게 줘버리면 그만이지만 함께하는 시간은 부모 자신도 행복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그들은 ‘아이가 대학에 들어간 뒤에’, ‘돈을 많이 번 다음에’가 아니라 지금 당장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고 교감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안다. 두 살, 여섯 살, 열 살, 열다섯 살, 모든 나이의 아이들이 그때를 가장 행복하게 기억할 수 있도록…….
[관련 기사]
-북유럽 사람들의 중심에는 가족이 있다
-엄마와 아빠의 경계 없는 육아
-스칸디 부모들은 아이에게 독립심을 길러준다
-스칸디 부모들의 생활 속 육아법
-나쁜 일일수록 아이들에게 알려야 한다
스웨덴에서 우리 부부와 친하게 지낸 마츠 부부는 초등학교에 다니는 남매를 두었다. 이들 부부는 아이들과 더 많은 시간을 갖기 위해 둘 다 근로시간의 90%씩만 일하기로 했다. 다른 사람들이 일주일에 40시간을 일할 때 이들은 36시간씩만 일한다. 부모 중 한 명이 아이들의 등교를 챙기면 다른 한 명은 아이들의 하교와 그 후의 일과를 챙긴다. 아이들이 학교 수업 외에 취미 활동을 하면 부모가 아이들을 차로 데려다주고 데려온다. 아이들이 하는 취미 활동 클럽에 참여하고 도와주기도 한다.
마츠 부부는 아이들과 같이 지내는 시간이 많아야 된다고 생각한다. 아이들이 태어나기 전에는 일도 많이 하고 친구들과 자주 어울리고 취미 활동도 즐겼다. 그러나 지금은 아이들을 돌보고 함께 지내는 데 시간을 투자한다. 또 아이들을 키우기 좋은 환경을 찾아 이사도 갔다. 이처럼 마츠 부부는 아이를 낳은 뒤 모든 것을 아이 중심으로 바꾸었다.
한국에 있는 내 친구 A는 두 딸을 두었다. 부모가 저녁 늦게까지 일하기 때문에 이 아이들은 알아서 저녁을 차려 먹고 부모가 올 때까지 자기들끼리 지낸다. 열세 살짜리 큰딸은 힘들게 일하는 부모에게 걱정을 끼치고 싶지 않아서 무슨 일이 생겨도 부모에게 얘기하거나 상의하지 않았다. 부모는 일을 집까지 가져왔고 주말에도 일하기 일쑤였다. 큰딸은 몸이 좋지 않을 때가 있었는데도 부모에게 아프다고 하소연하지 않았다.
이 부부는 열심히 돈을 벌어야 아이들이 원하는 것을 모두 해줄 수 있고, 아이들도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걸 더 좋아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니 부부가 고생하는 것도 다 아이들을 위해서라고, 아이들이 남부러울 것 없이 자라고 여행을 통해 많은 것을 경험하길 원하기 때문이라고 여겼다. 그래서 이 부부는 자신들의 사회적인 성공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
마츠 부부와 친구 A 부부 중 어느 쪽이 더 아이들을 위해 희생한 것일까? 물론 양쪽 부모 모두 아이들을 위해 나름의 희생을 감수했다. 다만 가치관과 방식이 다를 뿐이다. 특히 한국의 많은 부모들은 아이를 위해 자신들이 희생하고 있다고 느끼는 것 같다. 그런데 그 희생이 결국 물질을 좇기 위한 것은 아닐까? 그러나 이런 생활을 지속한 결과, 아이들은 부모의 무관심을 원망하고 부모는 ‘내가 누구 때문에 이렇게 일했는데!’라며 자식을 원망하게 된다.
한국의 많은 부모들은 자녀가 성인이 되어 안락하고 성공한 인생을 살길 바란다. 부모와 함께 보내지 못한 시간은 돈이나 물질로 보상할 수 있다고도 생각한다. 그런데 그런 사랑과 걱정 때문에, 좋은 삶을 살게 해주겠다는 욕심에서 아이들의 현재를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반면 스칸디 부모들은 아이들과 함께 삶의 순간순간을 서로 부대끼고 음미하며 살아간다. 아이들을 위해 온전히 부모의 시간을 저축하고, 그 시간을 기꺼이 자녀에게 선물한다. 아이가 부모에게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충분히 옆에 머물며 시간을 통해 증명하는 것이다.
물질적인 지원은 그 다음 일이다. 물질은 아이들에게 줘버리면 그만이지만 함께하는 시간은 부모 자신도 행복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그들은 ‘아이가 대학에 들어간 뒤에’, ‘돈을 많이 번 다음에’가 아니라 지금 당장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고 교감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안다. 두 살, 여섯 살, 열 살, 열다섯 살, 모든 나이의 아이들이 그때를 가장 행복하게 기억할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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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칸디 부모들의 생활 속 육아법
-나쁜 일일수록 아이들에게 알려야 한다
- 스칸디 부모는 자녀에게 시간을 선물한다 황선준,황레나 공저 | 예담friend
행복한 아이를 만드는 스칸디나비아식 교육법. 아이들의 행복성적표를 들여다보면 북유럽 아이들이 우리나라 아이들에 비해 자신감과 행복지수 면에서 월등히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무엇이 이런 차이를 만들까? 이 책은 두 저자가 북유럽 부모들의 육아와 교육의 본질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보고 몸소 체험한 결과물이다. 가부장적이고 고집 센 경상도 남자가 자유롭고 합리적인 스웨덴 여성을 만나, 26년간 스웨덴에서 세 아이를 낳아 키우고 교육하며 ‘스칸디 맘’의 남편이자 ‘스칸디 대디’로 살아온 이야기다.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4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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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황선준
서른 가까운 나이에 국비장학생으로 스웨덴 유학길에 올라, 스톡홀름 대학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대학에서 강의교수와 연구원으로 재직하며 정치 이론을 강의했고, 스웨덴 감사원 및 국가 재무행정원, 스웨덴 국립교육청 간부를 역임하며 교육 행정의 일선에서 뛴 스웨덴 교육통이다. 유학 시절 지금의 아내를 만나 결혼해 아들 둘, 딸 하나를 낳아 키우며 26년을 꼬박 스웨덴에서 살았다. 가부장적이고 고집 센 경상도 남자가 합리적인 페미니스트 스웨덴 여성을 만나, 아이 셋을 낳아 키우고 교육하는 일은 하루하루가 도전이었고 배움의 연속이었다. 2011년 서울시교육연구정보원 원장으로 임명되어 한국으로 돌아왔고, 현재 경기교육청 초빙연구위원으로 재직하며 그간의 경험들을 한국의 교육 현장에 적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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