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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일일수록 아이들에게 알려야 한다

가정에서부터 참여와 책임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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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에게 위기 상황이 벌어졌을 때 아이들을 소외시켜서는 안 된다. 아이들은 나쁜 일이 생긴 것을 자기 탓으로 돌리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자기가 말을 안 들어 아빠가 병이 났다든가 하는 식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니 가족간의 대화를 통해 아이들이 그런 죄의식에서 벗어나게 해야 한다.

부모들은 힘들고 나쁜 일일수록 아이들에게 숨기는 경우가 많다. 가족 중 한 사람이나 가까운 친척이 중병에 걸렸을 때도 마찬가지다. 아이들은 집에 뭔가 근심거리나 슬픈 일이 생기면 금방 눈치챈다. 아이들은 정서적으로 부모와 가깝기 때문에 부모가 고통스러워하거나 슬픔에 잠겨 있으면 쉽게 알아차린다. 물론 모든 걸 다 얘기하기 어려울 때가 있지만 그래도 이야기하는 것이 좋다.

아이들은 어른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뛰어난 이해력의 소유자다. 5~6세만 돼도 부모의 불안과 걱정을 이해할 수 있다. “아빠가 아파서 치료를 받아야 한단다. 의사 선생님은 완치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으니까 결과가 어떨지 기다려보자. 우선 선생님의 처방대로 치료받고 그 뒤는 치료 결과를 보고 생각하자.”

아이들에게 이처럼 있는 그대로 이야기하자. 물론 부모 입장에선 아이들이 감당하기 어려울 이야기를 하는 게 힘들 수 있다. 그러나 집안에 뭔가 심각한 일이 일어났다는 것을 눈치채고도 그게 정확히 무엇인지 모르는 채 상상만 하며 걱정하는 것이 아이들에게는 더 힘든 일이다. 그러니 아이들에게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진지하게 대화하는 편이 낫다. 아이들은 궁금한 것을 묻고 자신이 걱정하는 바를 털어놓으면 오히려 더 잘 견뎌낼 수 있다.

가족에게 위기 상황이 벌어졌을 때 아이들을 소외시켜서는 안 된다. 아이들은 나쁜 일이 생긴 것을 자기 탓으로 돌리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자기가 말을 안 들어 아빠가 병이 났다든가 하는 식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니 가족간의 대화를 통해 아이들이 그런 죄의식에서 벗어나게 해야 한다.


스웨덴에서는 아빠나 엄마가 어떤 일을 독단적으로 결정하고 행동하기보다는 가족회의나 저녁 시간에 자유롭고 평등하게 의견을 나누면서 결론을 이끌어낸다. 아이들을 적극적인 가족 구성원으로서 가족 대소사에 참여시키고 영향을 미치게 하려면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 즉 집안의 일들을 아이들에게도 충분히 알려야 한다. 예를 들어 ‘주말에 외할머니를 방문할 것인가?’와 같은 간단한 문제도 아이들이 미리 아는 것이 좋다. 가족의 이사와 같은 중요한 사안은 처음부터 아이들을 참여시켜 의견을 들어야 한다. 아이들이 가족의 부속품이 아니라 주체적인 존재라는 걸 잊어서는 안 된다.

가정은 아이들을 정서적으로, 육체적으로 잘 키워내고 필요한 지식을 얻게 하는 기본적이고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곳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아이들의 의사를 존중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는 것이 스칸디 부모들의 생각이다. 오히려 아이들의 의견이기 때문에 더욱 귀 기울여야 하는 것이다. 아이들의 의견이나 관점이 잘못되었다고 판단될 때도 무시하기보다는 반론하고 질문하고 토론하며 아이 스스로 깨닫게 해야 한다.

가끔은 아이가 잘못된 주장을 펼쳐도 아이의 결정을 그대로 따라준다. 다음에는 잘못된 일을 반복하지 않게 하기 위한 일종의 충격 요법이다. 이런 문화는 남편과 아내, 그리고 부모와 자식 간에 수평적인 관계를 추구하기에 가능한 것이다.


[관련 기사]

-북유럽 사람들의 중심에는 가족이 있다
-엄마와 아빠의 경계 없는 육아
-스칸디 부모들은 아이에게 독립심을 길러준다
-스칸디 부모들의 생활 속 육아법
-“아버지가 왜 있는 건지 모르겠다는 초등학생도 있었어요” - 황선준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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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칸디 부모는 자녀에게 시간을 선물한다 황선준,황레나 공저 | 예담friend
행복한 아이를 만드는 스칸디나비아식 교육법. 아이들의 행복성적표를 들여다보면 북유럽 아이들이 우리나라 아이들에 비해 자신감과 행복지수 면에서 월등히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무엇이 이런 차이를 만들까? 이 책은 두 저자가 북유럽 부모들의 육아와 교육의 본질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보고 몸소 체험한 결과물이다. 가부장적이고 고집 센 경상도 남자가 자유롭고 합리적인 스웨덴 여성을 만나, 26년간 스웨덴에서 세 아이를 낳아 키우고 교육하며 ‘스칸디 맘’의 남편이자 ‘스칸디 대디’로 살아온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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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황선준

서른 가까운 나이에 국비장학생으로 스웨덴 유학길에 올라, 스톡홀름 대학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대학에서 강의교수와 연구원으로 재직하며 정치 이론을 강의했고, 스웨덴 감사원 및 국가 재무행정원, 스웨덴 국립교육청 간부를 역임하며 교육 행정의 일선에서 뛴 스웨덴 교육통이다. 유학 시절 지금의 아내를 만나 결혼해 아들 둘, 딸 하나를 낳아 키우며 26년을 꼬박 스웨덴에서 살았다. 가부장적이고 고집 센 경상도 남자가 합리적인 페미니스트 스웨덴 여성을 만나, 아이 셋을 낳아 키우고 교육하는 일은 하루하루가 도전이었고 배움의 연속이었다. 2011년 서울시교육연구정보원 원장으로 임명되어 한국으로 돌아왔고, 현재 경기교육청 초빙연구위원으로 재직하며 그간의 경험들을 한국의 교육 현장에 적용하고 있다.

스칸디 부모는 자녀에게 시간을 선물한다

<황선준>,<황레나> 공저12,600원(10% + 5%)

행복한 아이를 만드는 스칸디나비아식 교육법. 아이들의 행복 성적표를 들여다보면 북유럽 아이들이 우리나라 아이들에 비해 자신감과 행복지수 면에서 월등히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무엇이 이런 차이를 만들까? 스칸디 부모들은 아이를 키울 때 ‘아이에게 최선은 무엇인가?’를 가장 먼저 생각한다. 그렇다면 아이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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