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과이(Mogwai), 18년 차 베테랑 밴드의 노련함이 빚어낸 또 다른 새로운 경지!
한층 부드러워진 사운드로 이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모과이의 앨범, 소개합니다.
2014.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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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과이(Mogwai)
포스트 록이라는 장르에 관심이 있는 음악 팬들에게 모과이(Mogwai)의 음악은 그리 낯선 존재가 아니다. 노이즈 록 포스트 록과 같은 단어를 마주한다면 이들의 이름은 항상 뒤이어 등장하게 될 것이고 그만큼 이 좁고도 깊은 음악 장르에 이들이 미쳐온 영향은 지대했다. 뻔한 수사를 뒤로 하고 이들의 신보 을 듣다보면 이들의 초기부터 지금까지 그려온 변화의 궤적을 새삼 느끼게 된다. 변하기도 많이 변했지만 행보만큼은 꾸준하다.
2011년에 발표된 전작 과 직접적으로 비교하자면 곡의 분위기들이 한 층 어두워졌다고 말할 수 있겠다. 전작에서 주목을 받았던 「Rano pano」, 「San pedro」 와 같은 곡들에서 느껴지는 밝은 멜로디나 과장된 드럼 톤이 이번 앨범에서는 다소 무거워지고 깎여나갔다. 최근 국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의 수록곡들은 좀 더 낮은 키로 이루어져있다고 이야기한 적이 있는데 이를 반영하기라도 하는 듯 신스 등의 악기들이 낮은 음역대에서 조심스럽게 움직인다.
최근 모과이의 음악들이 그래왔듯 이번 앨범에서도 초기작이었던 이나 이 가진 파괴적인 노이즈, 그리고 그 노이즈들을 뚫고 엷게 퍼지는 음울한 멜로디를 찾아보기는 힘들다. 이후로 이들은 훨씬 가볍고 부드러운 사운드를 추구하기로 마음먹은 듯하다.
과거에 대한 그리움을 느끼면서도 현재의 모과이가 나름대로의 소구력을 가지는 것은 이들이 지속적으로 시도하고 쌓아나가는 곡의 구성과 멜로디에 대한 실험성 때문이다. 기타에 리버브를 가해 소리가 명징하게 울리도록 만든 「No medicine for regret」 이나 신스 사운드와의 타협을 보여주는 「Remurdered」 는 이들이 스스로 멜로디라는 문제에 대해 내어놓은 해답으로 보인다. 과거에 「Ex-cowboy」 등의 곡들에서 자주 선보였던 느리고 긴 템포의 접근법을 연상시키는 「Blues hour」 는 모과이만의 내러티브를 재현했다는 측면에서, 더불어 이 곡을 통해 전작들에 대한 소급력을 발산했다는 측면에서 듣는 이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쉽고 유순한 노선을 택하면서 곡들이 차별성을 잃고 있다는 점은 여전히 문제로 남는다. 꿋꿋이 자신들의 길을 나아가고는 있지만 늘어나는 경력에 비해 인상을 남기는 순간은 적어지고 있다. 모과이는 변했다. 실험성과 파격을 내세우다가 공허하게 무너져버린 몇몇 포스트 록 밴드의 노선에서는 벗어났지만 이들의 행보에는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 여전히 적지 않은 팬들은 과거 모과이의 공격적이고 거친 곡들을 회상하며 그 체취를 현재의 곡들에서 억지로 찾고 있는 것이다. 밴드는 현재 진행형이지만 이들에 대한 기대는 과거의 산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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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에 발표된 전작
최근 모과이의 음악들이 그래왔듯 이번 앨범에서도 초기작이었던
쉽고 유순한 노선을 택하면서 곡들이 차별성을 잃고 있다는 점은 여전히 문제로 남는다. 꿋꿋이 자신들의 길을 나아가고는 있지만 늘어나는 경력에 비해 인상을 남기는 순간은 적어지고 있다. 모과이는 변했다. 실험성과 파격을 내세우다가 공허하게 무너져버린 몇몇 포스트 록 밴드의 노선에서는 벗어났지만 이들의 행보에는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 여전히 적지 않은 팬들은 과거 모과이의 공격적이고 거친 곡들을 회상하며 그 체취를 현재의 곡들에서 억지로 찾고 있는 것이다. 밴드는 현재 진행형이지만 이들에 대한 기대는 과거의 산물이다.
글/ 이기선(tomatoappl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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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천사
2014.03.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