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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사이드(Darkside), 실험과 시도로 칠해진 음악관

일렉트로니카 신의 유망주와 재즈 기타리스트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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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사이드는 니콜라스 자와 데이브 헤링턴, 두 멤버로 이루어진 2인조 밴드입니다. 이들의 정규 데뷔작인 이번 앨범에서는 사이키델릭한 사운드를 중심으로 흥미로운 음악을 들려주고 있있네요. 이번 주에 소개해드릴 앨범, 다크사이드의 <Psychic>입니다.

다크사이드(Darkside) <Psychic>

니콜라스 자야 꽤나 인지도를 확보한 일렉트로니카 신의 유망주지 않나. 상당한 평가를 받았던 2011년 작품 <Space Is Only Noise>를 기억한다면 그리 낯설게만 다가오는 이름은 아니겠다. 다크사이드는 <Space Is Only Noise> 앨범 투어를 할 당시 무대에 몇 차례 같이 올랐던 데이브 헤링턴과 함께 결성한 2인조 그룹이다. <Psychic>이라는 음반의 타이틀에서 짐작할 수 있듯 음악에 흐르는 전반의 사운드는 사이키델릭한 색채를 입고 있다. 동시에, 니콜라스 자의 커리어에 따라 대강의 형식은 일렉트로니카의 방법론을 취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 지점에서 니콜라스 자의 음악에 대해 언급할 필요가 있을 터, 우리에게 익숙한 빠른 템포의 댄서블한 전자 음악이라기보다는 조금 더 실험적이고 모호한 성향을 띈, 최근의 예를 들자면 제임스 블레이크와 같은 음악을 구사한다. 허나 이보다는 더욱 추상적이다. 일종의 테마를 두고 사운드를 뽑아내는 듯 하는 전개 방식에 있어서는 앰비언트의 요소도 보이고 그 덕분에 프로그레시브한 요소도 언뜻 드러난다.


<Psychic>의 사이키델리아를 완성시키는 열쇠는 바로 데이브 헤링턴이다. 사이키델릭의 느낌을 자아내기 위해 니콜라스 자는 사이키델릭 사운드의 원천인 블루스 노트를 데이브 헤링턴의 기타에서 끌어내온다. 공간감 있는 이펙트로 널리 퍼지듯 울리는 「Heart」 에서의 기타 사운드나 트랙의 초반부에서부터 등장하는 「Paper trails」 에서의 연주, 「The only shrine I've seen」 의 저편에서 끊이지 않고 시종일관 몰아가는 펑키(funky)한 배킹은 다크사이드라는 프로젝트에서 만난 두 아티스트가 어떻게 결합하는지 보여주는 증거들이다. 이번에는 니콜라스 자를 보자. 아티스트 특유의 느릿한 박자감과 과하지 않은 사운드 메이킹은 그림 전체를 탁월하게 그려내는 재료들이다. 예를 들어 앨범 첫머리의 11분을 가져가는 「Golden arrow」 에서는 미니멀한 사운드로 앰비언트와 사이키델리아를 자아내고 있으며 여백이 많은 「Paper trails」 의 공간 속에서 잔잔히 울리는 댄서블한 비트는 은근히 리듬을 타게 만든다. 그루비한 전개 위에서 다양한 음향 효과들이 산발적으로 등장하는 「Freak, go home」 도 또한 짚고 넘어갈 만한 곡이다.

재미있는 음악이다. 미니멀한 일렉트로니카에 선호를 표하는 사람이라면 흥미로울 음악이고, 다양한 장르를 혼성으로 뒤섞는 최근 팝 음악 기조에 관심을 가져온 사람이라면 또 흥미로울 음악이다. 니콜라스 자와 데이브 헤링턴 둘이 결합되는 양상이 좋다. 물론 (아직까지는) 니콜라스 자의 프로젝트에 데이브 헤링턴이 힘을 더하는 형상이기는 하나, 각자가 잘 살리는 서로의 영역 그 둘 사이에서 적합한 교집합을 만들어냈다는 데에 무게를 둘 필요가 있다. 다만, 단순한 의미에서 들을 만한 음악이냐 묻는다면 의문이 생길 수도 있는 작품이다. 크게 멜로디라 부를 만한 선율은 찾아보기 힘들다. 「Heart」 나 「Paper trails」 와 같은 트랙의 중간에서 간간히 캐치한 사운드가 등장하기는 한다 해도, 즐길 수 있는 음악의 보통 기준에서는 어딘가 떨어져 있는 것이 사실이다. 물론 작품의 의미가 여기 있는 것은 아닐 테다. 실험과 시도, 이들로 칠해진 모호한 색으로 음악관을 관철시키는 것, 여기에 목표가 있다는 것은 누가 봐도 자명한 사실이다. 그 지점에서 앨범을 바라본다면 응당 수긍이 갈 결과물이다. 말은 이렇게 해도 사실, 빌보드 인디 차트나 일렉트로니카 음악 전반을 다루는 빌보드 댄스 차트에서는 괜찮은 성적을 거뒀다.

글/ 이수호 (howard1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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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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