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선 교수 “100% 인내 끝에 오는 200% 행복을 만끽한다”
최근 『나는 참 괜찮은 사람이고 싶다』를 펴낸 정유선 박사는 뇌성마비를 극복하고 미국에 건너가 조지 메이슨 대학 최고 교수의 자리에 오르기까지의 가슴 뛰는 이야기를 담았다. 보완대체 의사소통기기라는 컴퓨터 음성기기의 도움을 받아 강의를 하는 정유선 교수는 강의를 위해 일주일 내내 홀로 리허설을 한다. 이 지루하고 반복적인 작업을 교수가 된 이후 단 한 번도 거르지 않은 것이 ‘최고 교수’라는 결과를 가져왔다.
글ㆍ사진 채널예스
2013.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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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난 지 9일 만에 심한 황달로 한 달 동안 병원 신세를 졌고, 3-5살 때는 연세재활 병원에 입원해 여러 장애를 가진 친구들과 함께 열심히 재활 치료를 받았어요. 일반 초등학교에 가서는 친구들과는 다름을 느끼긴 했지만, 그래도 주어진 환경에서 모든 일에 열심히(남에게 지는 것을 워낙 싫어해서 공부, 먹는 것, 노는 것 모두 모두 열심히) 했기에 나름대로 성취감이 있었고, 부모 형제 선생님들 친구들의 사랑을 잔뜩 먹고 자라서 행복했죠.”

“청년기는 초등학교 때 느끼지 못했던 ‘남과 다름’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던 시절이었던 것 같아요. 당장 주어진 일은 묵묵히 열심히 했지만, ‘나는 왜 이렇게 다르게 태어났지?’ ‘나에게 다름이 없었더라면 지금 보다 더 잘 살았을 것 같은데’라는 내적 고민 때문에 좌절의 늪에 깊이 빠져 들어간 시간도 종종 있었던 것 같고요. 하지만‘다름’으로 인한 상처에 대한 아픔보다는, 제 상처를 어루 만져 줄수 있는 주위 사람들에게서 느끼는 희망, 행복감이 컸어요.”

“대학 졸업 이후, 한 남자의 아내로 새 삶을 살며 대학원 과정을 마치고, 박사과정 들어가서 공부하는 동안 두 아이의 엄마로서 또 새 삶을 살게 되었고, 박사학위를 받고 나서는 대학교수로서의 새 삶을 살아가고 있어요. 저는 계획 세우기를 즐기는 편이에요. 하루, 일주일, 한 달, 일 년, 인생 계획 등을 세워놓고 그 계획을 될수 있는 한 실천하려고 노력합니다. 그 과정에서 희열도 느끼고, 좌절도 느끼며 그렇게 살아가죠. 아무리 열심히 살아도, 우리네 인생에서 인간의 노력만 가지고는 넘지 못할 것 같은 순간들도 분명 있어요. 흔히 말하는 ‘중년의 위기’ 도 겪은 것 같고, 흔히 말하는 ‘갱년기’ 증상도 오는 것 같아요. 노안은 또래 주위 사람들보다는 조금 일찍 나에게 친구하자고 찾아와 어느새 깊이 자리잡아 독서안경은 어느새 제 필수품이 되어버린 지 몇 년이 됐어요. 아직도 저는 남들 앞에서 말 한마디 한마디 하는 것이 어려워요. 아직도 저의 걸음걸이는 흔들흔들거리고요.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상관 없어요. 그렇다 하더라도 행복해요. 왜냐면 이런 불편함조차 제 삶의 일부이기 때문이에요.”

정유선 박사는 보조공학, 장애인 복지에 관심이 많아 장애인과 관련된 책이 있으면 모두 읽는 편이다. 또한 한 사람의 도전 정신이 담긴 책, 마음이 따뜻해지는 동화도 즐겨 읽는다. 정유선 박사의 서재에 이름을 붙인다면, ‘100% 인내 끝에 오는 200% 행복’이다. 서재는 주로 학교 일을 가지고 와서 작업하는 오피스이지만, 저서 『나는 참 괜찮은 사람이고 싶다』 도 서재에서 탄생했기 때문이다.

최근 『나는 참 괜찮은 사람이고 싶다』 를 펴낸 정유선 박사는 뇌성마비를 극복하고 미국에 건너가 조지 메이슨 대학 최고 교수의 자리에 오르기까지의 가슴 뛰는 이야기를 담았다. 보완대체 의사소통기기라는 컴퓨터 음성기기의 도움을 받아 강의를 하는 정유선 교수는 강의를 위해 일주일 내내 홀로 리허설을 한다. 이 지루하고 반복적인 작업을 교수가 된 이후 단 한 번도 거르지 않은 것이 ‘최고 교수’라는 결과를 가져왔다.

“내 이야기를 책으로 내면서 감히 두 가지 욕심을 냈어요. 하나는 내 이야기를 통해 세상 사람들이 장애가 있는 사람에 대해 잠시나마 생각해보는 계기를 갖게 되었으면 하는 것이에요. 특히, 내 이야기를 통해 사람들이 무의식적으로 그어놓은 이런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보이지 않는 경계선을 조금이라도 허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두 번째 욕심은 보조공학(Assistive Technology)의 중요성을 한국 사회에 보다 널리 알리고 싶다는 것이에요. 보조공학이란 말이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생소하게 느껴질 거예요. 이해가 쉽도록 설명해 보면, 보조공학(Assistive Technology)이란 사람이 일상생활 속에서 입고, 먹고, 읽고, 쓰고, 보고, 이동하고, 의사표현을 하고, 여가 생활을 하는 등 일상생활을 하는 데 있어서 느끼는 불편함을 개선해주는 보조 기기나 서비스를 통칭하는 말입니다. 보조기기 중에서 나는 현재 보완 대체 의사소통기기(Augmentative and Alternative Communication, AAC)의 혜택을 누리고 있는데, 언어 장애가 있는 내가 강단에 설 수 있는 것 역시 이 기기 덕분이에요. 한국 사회에 보조공학의 중요성을 알리고 한국적 현실에 맞는 보조 기기를 계발하는 데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었으면 해요. 보조기기 사용이 절실한 많은 사람들이 그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어요.”



명사의 추천


내 생애 단 한번

장영희 저 | 샘터

이 책을 읽고 있으면, 마치 내 이야기를 읽고 있는 듯 장영희 교수님과 많은 동지 의식 같은 것을 느꼈습니다. 서로 다른 장애를 가지고는 있지만, 책장을 한장 한장 넘기면서 장영희 교수님과 저와의 사이에서 많은 공통점을 발견하고 혼자 흐믓했던 기억이 납니다. 제 인생에서 기회가 되면 꼭 만나 뵙고 싶은 분이었는데 이젠 이루지 못할 꿈으로만 남게 되었지만, 지금도 저는 책으로 이분을 만나고 서로 교감을 나누고 있습니다.



밥짓는 시인 퍼주는 사랑

최일도 | 동아일보사

제가 현재 그렇게 살고 있지 못하기에, 이렇게 자신을 희생하여 남들을 위해 희생 봉사 하시는 분들을 보며 대리 만족을 하며 살아갑니다. 최일도 목사님과 아내분의 이야기를 읽고 있노라면 진정 남을 위한 희생이 무엇인가? 진정한 봉사의 삶이 어떤 것인가? 를 배워가며 나도 언젠가는 이런 분들의 삶을 본받아 봉사하는 삶을 살고 싶다는 다짐을 해보곤 한답니다.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

류시화 저 | 열림원

요즘 현대 사회는 저를 포함, 많은 사람들이 매일 매일이 전쟁터에 나가서 싸워야 하는 전사들처럼 바빠 마음의 여유를 찾기가 여간 쉽지 않습니다. 이 책을 한장 한장 넘기면서 류시화 님의 여행 일화를 읽고 있으면 이분이 여행 도중 많은 사람들을 만나 대화하고 느끼는 감정들이 고스란히 전해져서 내가 마치 이분과 함께 여행을 하고 명상을 하는 느낌이 들어 좋았습니다. 다람쥐 쳇바퀴 돌듯 하루 하루 살아가는 저에게 마음의 여유를 찾아 주는 책입니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

쉘 실버스타인 글,그림/이재명 옮김 | 시공사

몇 년 전 서점에 갔다가 어릴 때 동화책으로 접했던 이 책이 눈에 띄어 아이들에게 읽어 보라고 사 주었습니다. 내가 어릴때 읽었을 때는 아낌없이 주는 나무의 따뜻함에 가슴이 찡했던 기억이 나는데, 몇십년 후에 어른이 되고 난 지금은, 아낌없이 주는 이 나무의 모습에서 제 부모님의 모습을 볼수 있기에 나도 모르게 읽다가 눈물이 주르르 흘렀습니다. 부모님의 아낌 없는 사랑이 없었다면 제가 현재 이 위치에 설수 있었을까요? 이 책을 통해 이세상 사람들이 부모님 또는 현재 가장 소중한 사람들의 끝없는 사랑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된다면 좋겠습니다.


현명한 부모들이 꼭 알아야 할 대화법

필립딕

결혼을 해 아이들을 낳게 되면 누구나가 다 아빠, 엄마가 되지만, 아이들에게 ‘좋은’ 아빠 엄마가 되기 위해서는 그만큼 노력이 필요한것 같습니다. 저 또한 아들 딸 두 아이를 기르고 있는 엄마로서 이 책은 제 육아에 많은 도움을 주었던 책입니다. 물론 이 책에 쓰여진 방법들이 모두 동의 되는것은 아니었지만, 나의 육아 방식을 반성하고 더 좋은 엄마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을 하게 만든 책이었습니다. 신의진 선생님의 말씀중 아이들을 대할때 One step behind, One step ahead, 즉 아이들이 하는 대로 묵묵히 지켜 보다가 호기심을 보이면 그때서야 약간 도와주는 역할 (One step behind), 그리고 아이들이 뭔가를 깨달으려는 순간을 포착하면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잘 가르쳐 주는 역할 (One step ahead), 이 문구는 나에게 큰 깨달음을 주었고, 육아에 적응하려고 많이 노력했고, 또 지금 현재도 15살 아들과 11살 딸과의 관계에서 잘 적응해 보려고 노력하고 있는 중입니다.


우동 한 그릇

구리 료헤이,다케모도 고노스케 공저/최영혁 역 | 청조사

어렸을 때 동화책으로 접한 이후 중년이 된 지금도 읽을때 마다 감동을 받는 책입니다. 엄마의 강인함과 두 아들들의 대견함, 그리고 우동 가게 주인들의 따뜻한 마음이 그대로 나의 마음에 전해져 옵니다.





탈무드

사이니야 편저/김정자 역 | 베이직북스

어릴 때 어떤 계기로 이 책을 읽게 됬는지는 모르지만, 이 책을 읽으며 많은 삶의 지혜를 얻었습니다.






헬프

테이트 테일러 감독/엠마 스톤, 비올라 데이비스, 옥타비아 스펜서, 제시카 차스테인

1960년대 초 미국 미시시피 주 흑인에 대한 인종 차별이 난무했던 곳을 배경으로 만들어진 영화로서 한 백인 아가씨가 어릴 적 그녀 집에 같이 생활했던 흑인 가정부에 대한 경험을 바탕으로 흑인 가정부들의 차별 받는 삶에 대해 세상에 알리고 계몽하자는 목표아래 글을 쓰기로 마음 먹고 흑인 가정부들을 인터뷰 하는 과정, 그리고 우여곡절 끝에 책이 출간되는 해피엔딩을 그린 것입니다. 가정부들은 처음에는 소용 없는 일이라고 인터뷰 자체를 거절하지만 결국에는 하나 둘씩 인터뷰에 응해 주어 그네들의 차별에 대한 외침과 삶의 해학 등을 세상에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됩니다. 가장 인상에 남는 대사중 하나는 흑인 가정부가 돌보는 백인 여아에게 항상 들려주는 말: You is kind, You is smart, You is important 입니다. 이 대사를 통해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은 소중하고, 사랑 받을 가치가 있는 사람임을 표현해 주는 말인것 같아 기분이 좋아집니다.

레미제라블

톰 후퍼 감독 /휴 잭맨, 러셀 크로우, 앤 해서웨이, 아만다 사이프리드 | 유니버셜

영화는 요즘 자리 잡고 앉아 볼 기회가 별로 많지는 않습니다만, 얼마 전에 딸과 함께 <레미제라블> 영화를 보았습니다. 어릴 때, 또 청년기 시절에 책을 반복적으로 읽어서 내용은 알고 있었어도, 배우들의 연기력과 아름다운 노래에 흠뻑 빠져 들어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모르게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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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선 #나는 참 괜찮은 사람이고 싶다 #보조공학 #조지 메이슨
1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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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자아자

2013.12.03

'아침마당'에 나오신 걸 봤어요. 말씀을 조근조근 하시면서도 또박또박 하시려 애쓰는 모습과 겸손함까지 겸비하셨더군요. 우동 한 그릇은 저도 읽었는데 매우 간결하지만 따스한 책이었어요. 대부분의 책들이 이타심을 강조하는 것과 진정한 나눔에 대해 말해주는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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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선

정유선 교수는 뇌성마비 장애를 가진 한국 여성 최초로 해외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미국 버지니아 주 조지 메이슨 대학 교수가 됐으며, ‘최고 교수’의 영예도 안았다. 초등학교 입학 첫날, 비틀거리며 교단 앞으로 나가 친구들의 비웃음 속에서도 끝까지 자기소개를 하고 들어왔던 그녀는 100미터 달리기부터 뜀틀, 매스게임, 성탄절 연극 등 뭐든 열심히 시도하고 무수히 넘어졌다. 자신도 잘하는 게 하나쯤 있다는 걸 증명해 보이고 싶어 열심히 공부하고 불편한 신체 조건에도 체력장에서 기어이 만점을 받아냈지만 그녀의 국내 대학 도전은 실패로 끝나게 된다. 그러나 그녀는 툴툴 털고 일어나 모국어 발음도 어려운 상황에서 유학길에 도전했다. 그녀에게 “I can’t hear you”를 연발하는 파란 눈의 경쟁자들 속에서 잠자고 씻고 먹는 시간까지 줄여가며 공부해 조지 메이슨 대학과 코넬 대학원에서 컴퓨터 공학으로 학사?석사 학위를 받았다. 그녀가 할 수 없는 일은 자신이 하면 된다고 말하는 남편을 만나 현재 슬하에 보석처럼 빛나는 두 자녀를 두고 있다. 엄마가 된 후 넓고도 깊은 사랑과 포용의 가치를 알게 된 그녀는 세상과 자신에 대한 긍정을 사랑으로 표현하고 싶어 장애인의 불편을 해소시키고 삶의 질을 높여주는 방법을 연구하는 학문, 보조공학으로 전공을 바꾸고 박사 학위를 받았다. 육아와 공부를 병행하던 힘든 시기를 이겨내고 박사 학위를 받았던 2004년 졸업 당시 조지 메이슨 교육대학원 교수들이 뽑는 ‘올해의 교육학 박사’로 선정됐다. 또한 2006년 8월 독일에서 개최된 국제 보완대체 의사소통기기학회에서 에세이 상을 수상하고 세계적인 학자들의 기립박수를 받았다. 보완대체 의사소통기기라는 컴퓨터 음성 보조기기의 도움을 받아 강의를 하는 그녀는 일주일 내내 강의 준비에 매달리고, 홀로 리허설을 한다. 이 지루하고 반복적인 작업을 교수가 된 이후 단 하루도 거르지 않은 결과, 2012년에는 탁월한 교수법을 인정받아 ‘조지 메이슨 대학 최고 교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게 성취감을 주고, 보조공학 연구와 보급을 통해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크고 작은 장애가 해소되어 모두가 함께 행복한 세상이 되길 바라는 정유선 박사는 현재 사회복지법인 ‘따뜻한동행’의 홍보 대사로도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