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의 인센티브는 안녕하신가요?
매년 기업과 정부의 측정지표는 고도로 발달하고 이에 연계된 보상과 처벌도 정교해지고 있다. 승진, 인센티브, 스톡옵션, 벌점 등 ‘당근과 채찍’ 메커니즘은 갈수록 진화하고 한국의 많은 기업도 KPI(Key Performance Index)와 같은 선진 평가 시스템을 도입해 조직원을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과연 성과측정지표가 발전하는 만큼 성과도 비례해서 증가했을까? 책상에서 나온 스마트한 전략은 현실에서 어떻게 실행되고 있을까?
2013.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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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모 출판사의 대표가 SNS에 ‘서점 MD 문제에 대하여……’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서점 MD는 독자에게 양서를 권하고 출판사에게는 양서를 펴내도록 격려하는 중요한 사람들인데, 경영진들이 MD를 직원 이상으로 생각하지 않고 매출을 책임지게 하니까 매출을 도와주는 출판사들과의 관계를 통해 독서시장을 심각하게 왜곡하고 있다.’는 지적이었습니다.
온라인 서점 MD를 ‘중요한 사람들’이라고 표현해 주시고, 그 역할을 매우 높게 평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러나 현실은 ‘중요한 사람’ 취급을 못받고 있으며, 매출을 책임지려고 ‘독서시장을 심각하게 왜곡’하고 있다는 지적이니 씁쓸합니다. YES24는 MD에게 사이트 운영과 재고 관리, 매출을 모두 맡긴 최초의 온라인 서점입니다. YES24 MD는 좋은 책을 싸고, 빠르게 배송하겠다는 마음으로 일합니다. 담당 분야의 분기 매출 목표를 달성하면 인센티브라는 물질적 보상도 받을 수 있습니다. 책을 파는 회사니까 당연한 일입니다.
YES24의 인센티브 지급 방식은 단순합니다. 분기별 매출 목표를 달성하면 인센티브를 받습니다. 단순하지만 인센티브 수령의 길은 험난합니다. 목표가 높으니까요. 분기 단위로 목표를 잡다 보니 초반에는 목표 달성을 위해 다짐도 새로 해 보고, 삽질도 마다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한 달이 지나면 목표 달성이 가능한지, 불가능한지 대충 감이 옵니다. 달성 가능성이 보이면 더욱더 박차를 가하고, 불가능해 보이면 …… 다음을 기약하며 열심히 일합니다.
출판사와의 미팅에서 ‘인센티브와 무임승차’라는 제목을 보는 순간 씁쓸함이 밀려 왔습니다. 벌써 몇 년 째 인센티브를 받지 못했으니까요. 출판 시장의 어려움 때문인지 개인의 무능력함 때문인지 고민이 많을 때라 더 신경이 많이 쓰였습니다. 『인센티브와 무임승차』 는 노동세계의 인센티브가 많은 함정을 담고 있는 복잡한 문제이며, 성과를 높이기 위한 경영 전략들이 더 나쁜 상황을 초래할 수 있음을 다양한 사례를 통해 보여줍니다. 당근과 채찍, 상과 벌을 기본 메커니즘으로 하는 인센티브는 최근 30년 만에 일반화되어 기업뿐만 아니라 노동세계와 인간관계를 변화시켰습니다. 그러나 인센티브는 복잡한 인간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완벽한 장치가 아니라는 지적입니다.
영리한 사람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성과지표를 조작하거나 (살라미 전략), 위험한 일은 기피 하면서 (뉴욕 병원의 수술 사망률 낮추기) 인센티브 제도의 허점을 공략합니다. YES24의 인센티브 제도는 매출이라는 성과지표를 올리는 방식입니다. 책을 열심히 뒤적이면서 YES24 인센티브 제도의 허점은 무엇일까 찾아 봤습니다. 아쉽게도 매출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은 없었습니다.
인간은 물질적 보상만을 따라 움직이는 단순한 존재가 아닙니다. 스위스 정부가 방사능 폐기물 매립지를 선정을 위해 보상금을 지불하려고 했을 때 주민들의 반발이 더 심했다고 합니다. 경제적 인센티브가 오히려 시민정신에 입각해서 매립지를 받아들이겠다는 내재적 동기를 감소시킨 것입니다. YES24 직원 중 많은 사람이 막연히 책이 좋아서 서점에 취직했습니다. 조금 오글거리는 표현을 하자면, YES24 직원들의 내재적 동기는 ‘책에 대한 사랑’이 되겠네요. 인센티브는 못 받아도 ‘좋아하는 일을 한다.’는 만족감은 있습니다. 물론스위스 주민들과는 다른 경우이기 때문에 물질적 보상도 좋습니다. 물질과 정신의 조화로운 발달이야 말로 인간이 추구해야 할 아름다운 목표가 아닐까요?
이 번 분기에도 목표 달성은 어려워 보이지만 오늘도 좋은 책을 싸고, 빠르게 배송하겠다는 마음으로 일합니다. YES24의 인센티브 제도가 직원들의 물질과 정신의 조화로운 발달을 고려한다면 ‘독자에게 양서를 권하고 출판사에게는 양서를 펴내도록 격려하는 중요한 사람’이 바로 YES24 MD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인센티브와 무임승차』 는 정해진 목표에만 집중하다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치는 경우가 많은 기업과 사회에게 작지만 깊은 성찰의 시간을 갖게 해주는 책입니다.
[추천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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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서점 MD를 ‘중요한 사람들’이라고 표현해 주시고, 그 역할을 매우 높게 평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러나 현실은 ‘중요한 사람’ 취급을 못받고 있으며, 매출을 책임지려고 ‘독서시장을 심각하게 왜곡’하고 있다는 지적이니 씁쓸합니다. YES24는 MD에게 사이트 운영과 재고 관리, 매출을 모두 맡긴 최초의 온라인 서점입니다. YES24 MD는 좋은 책을 싸고, 빠르게 배송하겠다는 마음으로 일합니다. 담당 분야의 분기 매출 목표를 달성하면 인센티브라는 물질적 보상도 받을 수 있습니다. 책을 파는 회사니까 당연한 일입니다.
YES24의 인센티브 지급 방식은 단순합니다. 분기별 매출 목표를 달성하면 인센티브를 받습니다. 단순하지만 인센티브 수령의 길은 험난합니다. 목표가 높으니까요. 분기 단위로 목표를 잡다 보니 초반에는 목표 달성을 위해 다짐도 새로 해 보고, 삽질도 마다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한 달이 지나면 목표 달성이 가능한지, 불가능한지 대충 감이 옵니다. 달성 가능성이 보이면 더욱더 박차를 가하고, 불가능해 보이면 …… 다음을 기약하며 열심히 일합니다.
출판사와의 미팅에서 ‘인센티브와 무임승차’라는 제목을 보는 순간 씁쓸함이 밀려 왔습니다. 벌써 몇 년 째 인센티브를 받지 못했으니까요. 출판 시장의 어려움 때문인지 개인의 무능력함 때문인지 고민이 많을 때라 더 신경이 많이 쓰였습니다. 『인센티브와 무임승차』 는 노동세계의 인센티브가 많은 함정을 담고 있는 복잡한 문제이며, 성과를 높이기 위한 경영 전략들이 더 나쁜 상황을 초래할 수 있음을 다양한 사례를 통해 보여줍니다. 당근과 채찍, 상과 벌을 기본 메커니즘으로 하는 인센티브는 최근 30년 만에 일반화되어 기업뿐만 아니라 노동세계와 인간관계를 변화시켰습니다. 그러나 인센티브는 복잡한 인간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완벽한 장치가 아니라는 지적입니다.
영리한 사람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성과지표를 조작하거나 (살라미 전략), 위험한 일은 기피 하면서 (뉴욕 병원의 수술 사망률 낮추기) 인센티브 제도의 허점을 공략합니다. YES24의 인센티브 제도는 매출이라는 성과지표를 올리는 방식입니다. 책을 열심히 뒤적이면서 YES24 인센티브 제도의 허점은 무엇일까 찾아 봤습니다. 아쉽게도 매출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은 없었습니다.
인간은 물질적 보상만을 따라 움직이는 단순한 존재가 아닙니다. 스위스 정부가 방사능 폐기물 매립지를 선정을 위해 보상금을 지불하려고 했을 때 주민들의 반발이 더 심했다고 합니다. 경제적 인센티브가 오히려 시민정신에 입각해서 매립지를 받아들이겠다는 내재적 동기를 감소시킨 것입니다. YES24 직원 중 많은 사람이 막연히 책이 좋아서 서점에 취직했습니다. 조금 오글거리는 표현을 하자면, YES24 직원들의 내재적 동기는 ‘책에 대한 사랑’이 되겠네요. 인센티브는 못 받아도 ‘좋아하는 일을 한다.’는 만족감은 있습니다. 물론스위스 주민들과는 다른 경우이기 때문에 물질적 보상도 좋습니다. 물질과 정신의 조화로운 발달이야 말로 인간이 추구해야 할 아름다운 목표가 아닐까요?
이 번 분기에도 목표 달성은 어려워 보이지만 오늘도 좋은 책을 싸고, 빠르게 배송하겠다는 마음으로 일합니다. YES24의 인센티브 제도가 직원들의 물질과 정신의 조화로운 발달을 고려한다면 ‘독자에게 양서를 권하고 출판사에게는 양서를 펴내도록 격려하는 중요한 사람’이 바로 YES24 MD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인센티브와 무임승차』 는 정해진 목표에만 집중하다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치는 경우가 많은 기업과 사회에게 작지만 깊은 성찰의 시간을 갖게 해주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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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센티브와 무임승차 마야 보발레 저/권지현 역 | 중앙북스(books)
이 책은 경제학자 마야 보발레가 성과지표와 인센티브제도, 처벌제도 등 그동안 선진적인 경영기술이라 일컬어지던 전략이 왜 확실한 결과를 이끌지 못했는지, 세계 곳곳의 흥미로운 사례들을 통해 밝힌 책이다. 저자는 ‘스위스 방사능 폐기물 매립지 선정’이나 ‘이스라엘 어린이집의 벌금 실험’ ‘오스트레일리아의 논문 성과급제도’ ‘교도소 민간에 위탁하기’ 등 스마트한 경영전략이 현실에 적용된 후 우스꽝스럽게 변질된 사례들을 통해 노동하는 인간 기저에 있는 이타심이나 윤리의식 또는 무임승차 현상이나 나태함과 같은 인간의 기본 욕구와 조직이 얽힌 복잡한 심리를 밝혀낸다.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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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여준호(예스24 도서3팀 팀장)
byrybyry
2013.1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