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 파워메탈의 간판스타! - 스트라토바리우스, 서상준, 신해원
1990년대에 엄청난 인기를 누렸던 <첫사랑>이라는 드라마가 있습니다. 스트라토바리우스는 이 드라마에서 주제곡으로 쓰인 「Forever」를 부른 주인공으로 국내에서 상당한 유명세를 치렀죠. 그러나 실상 이들은 발라드보다는 엄청난 스피드와 음압을 자랑하는 핀란드 출신의 파워메탈 밴드입니다. 그런 그들이 신보를 발표했습니다.
2013.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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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에 엄청난 인기를 누렸던 <첫사랑>이라는 드라마가 있습니다. 스트라토바리우스는 이 드라마에서 주제곡으로 쓰인 「Forever」를 부른 주인공으로 국내에서 상당한 유명세를 치렀죠. 그러나 실상 이들은 발라드보다는 엄청난 스피드와 음압을 자랑하는 핀란드 출신의 파워메탈 밴드입니다. 그런 그들이 신보를 발표했습니다. 다만 「Forever」를 기대했다면, 이번에도 역시 스킵하셔야 할 겁니다. 보드카레인 출신의 드러머 서상준의 독집과 이국적인 노래를 부르는 솔로 뮤지션 신해원의 신보도 함께 만나보세요.
스트라토바리우스(Stratovarius) < Nemesis >
변화는 예고되어 있었다. 오랜 불화 끝에 밴드를 결성했던 원년 리더 티모 톨키(Timo Tolkki)의 공석이 기타리스트 마티아스 쿠피아이넨(Matias Kupiainene)으로 2008년 교체된 것에 이어, 밴드의 전성기를 견인한 드러머 요르그 미하일(Jorg Michael)의 자리까지 1987년생의 젊은 영건 롤프 필베(Rolf Pilve)로 대체되었으니 말이다.
< Nemesis >의 발표소식은 그래서 불안해보였다. < Episode >(1996)부터 < Infinite >(2000)까지의 전성기를 집중적으로 기억하는 팬들에게 아무래도 새로운 멤버들의 이름은 낯설게, 또 미심쩍게 보일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교체 전의 두 멤버들이 극강의 스피디한 연주를 자랑하던 쌍두마차였으니, 다시는 이들 본연의 사운드가 발휘되지 않는 것은 아닌지를 걱정한 이들도 상당수였을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밴드는 팬들의 의심을 깨끗하게 씻었다. < Nemesis >는 < Infinite >이후 그룹의 최고작이라는 찬사를 들어도 어색함이 없을 앨범이다. 그동안 북유럽권 헤비메탈에 대한 추종과 단절을 동시에 낳았던 (만화주제가가 생각날 만큼) 쉬운 멜로디와 일관적인 투베이스 드러밍이 수술대에 올랐다.
멤버들의 변화에서 오는 시너지가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기타리스트 마티아스 쿠피아이넨은 티모 톨키의 부재를 생각지도 못하게 할 만큼 스피디한 연주력과 함께 작곡에 상당한 재능을 뽐내고 있고, 롤프 필베는 투베이스 드러밍에 집중하던 전임자와 달리 다양한 콤비네이션으로 연주의 폭을 넓히려 노력하고 있다. 악곡구성이 좀 더 대담해지고 리듬이 다양해진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그렇다고 완전히 다른 음악이 되었다는 것은 아니다. 밴드의 기본 색은 유지하되, 이 신을 추종하는 메탈 팬들과 그렇지 않은 일반 음악팬들을 모두 포섭할 수 있는 장치를 다양하게 섞었다. < Infinite >이후의 앨범들에서 이들이 치중한 부분은 단연 웅장하고 프로그레시브한 구성미 있는 악곡이었다. 이번에도 그것을 유지하고는 있지만, 전처럼 분위기와 무게감에만 치중하지는 않고 있다.
무엇보다 주목할 것은 악곡구성에 초점을 맞추다가 멜로디를 놓쳐버린 최근작들에 비해 신보가 전성기 못지않게 선율을 잘 잡아냈다는 점에 있다. 타이틀 「unbreakable」을 들으면 이 곡이 기존 그룹의 싱글 넘버들처럼 시종 직선적으로 달리는 트랙이 아닌, 댄서블한 리듬의 현대적 감각의 곡이라는 점을 알게 된다. 그렇다고 멜로디가 빤하지도 않다. 후렴에 와서는 분명한 후크를 갖고 있지만, 그 외의 부분은 웅장한 코러스와 화려한 신시사이저 소리들로 다양한 분위기를 전달하려 노력했다.
마이너한 진행으로 나가다가 자연스레 장조로 바뀌며 후렴으로 전환되는 「Halcyon days」는 이들의 감각이 최고조에 달했음을 증명하는 트랙이다. 일렉트로닉 음악 요소를 차용하기도 했지만, 작은 부분에 양념하듯 섞어내고 있어 크게 이질감이 느껴지지는 않는다. 이어지는 「Fantasy」의 멜로디 감각과 「Dragons」의 스피디하고 볼륨감 있는 진행 역시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여러 곡의 싱글 커트가 가능할 정도로 앨범은 균형 있는 완성도를 자랑한다.
멤버간의 불화와 교체, 슬럼프를 비롯한 많은 문제들을 이겨낸 밴드는 < Nemesis >를 통해 다시금 건재함을 알리고 있다. 북유럽 파워메탈의 간판스타들은 이렇게 든든한 모습으로 재도약에 성공했다. 티모 톨키는 울었고, 그룹은 웃었다.
서상준 < Wannabe >
드러머가 부르는 노래는 과연 어떨까? 악기의 특징 때문에 노래를 부르는 드러머는 드물다. 그렇기에 보드카레인의 드러머 서상준의 솔로 앨범을 마주하면 어떤 기대가 생겨난다.
하지만 앨범은 기대감, 다시 말해 노래하는 드러머가 얼마나 화려하게 드럼을 치고, 동시에 얼마나 가창력을 가지고 있는지를 쉽게 무너뜨린다. 「Sailing」과 「Plan b」는 서로 다른 장르 위에서 드럼 터치를 담는다. 그러다가 「Little chance」에 이르러 서상준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하자 ‘노래하는 드러머’에 대한 예상은 사라져간다. 나긋나긋한 보컬은 어떠한 기교도 없이 조용하게 흐른다. 「Little chance」에서는 아예 드럼을 전면에 내세우지도 않는다. 이 앨범이 ‘드러머’의 스킬과 테크닉이 아닌 철저히 음악에 맞춰져 있음을 알게 되는 순간이다.
게다가 「Little chance」를 포함한 후반부 세 곡은 별다른 변화 없이 한 곡처럼 이어진다. 분위기도 흡사해 세 곡이지만 연결된 하나의 곡처럼 흐른다. 이 일관된 흐름이 ‘노래하는 드러머’가 가진 판타지를 부숴버린다. 이는 ‘드러머로 화려한 테크닉을 내세우기 보다는 가수처럼 노래하는 드럼을 쳐보고 싶다’는 서상준의 의도가 숨어있다.
서상준의 속내와 아티스트로서의 욕구는 본인이 제작한 뮤직비디오와 앨범 아트워크에서도 드러난다. 음악 외적인 이미지들을 직접 그려나감으로써 앨범 전반에 일관된 색체를 담아냈다. 타인의 손이 아닌 온전히 본인의 표현으로만 채우려했던 시도는 뮤지션으로서 그의 욕구가 담겨있다. 한 뮤지션의 열정과 실험적 시도는 편하게 귀로 스며든다. 서상준이란 드러머가 보드카레인의 단순한 한 조각이 아님을 증명한다.
신해원 < 로망스 >
아티스트의 인지도는 다소 낮다. 뚜렷한 밴드에서 활동한 것도, 확연히 보이는 결과물을 선보인 것도 아니었으니 말이다. 그렇다고 이전의 이력들이 눈에 차지 않을 정도로 조악하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 2006년에 발매했던 첫 앨범 < 잃어버린 기억을 찾아서 >에서는 싱어송라이터와 기타리스트로서의 역량을 아낌없이 보여주었고 2010년에는 론리 하츠 클럽(Lonely Hearts Club)이라는 밴드를 조직해 순수한 음악을 담은 < 지구를 지켜라 >라는 음반도 발표했다.
신해원은 재즈 음악을 토대로 한 아티스트다. 이러한 음악적 기반을 중심으로 포크나 모던 록, 보사노바와 같은 라틴 음악 등 다양한 장르로 스펙트럼을 넓히는 것이 바로 그의 주요한 음악적 접근법이다. 앞서 소개한 데뷔 독집이나 그룹 론리 하츠 클럽에서의 음악을 접해본 사람들이라면 뮤지션의 스타일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그의 음악에는 그래서 다양한 색깔이 묻어난다. 기본적으로는 절제된 음색에 집중하고 있으나 여러 주제와 음악 소재들이 갖가지 방향으로 교차하기에 음반 한 장에 수록된 결과물은 무지개처럼 다채롭다. 올해 초에 발매한 두 번째 솔로 앨범 < 로망스 >도 마찬가지다. ‘이별에 관한 기억을 더듬어 가는 여행’을 앨범의 테마로 잡고, 수수한 포크와 감각적인 라틴, 이를 떠받치는 재즈로 주제를 구현해내며 매력을 드러낸다.
관악기 연주자 권병호의 하모니카가 더해진 「해남 가는 길」이나 어쿠스틱 기타 연주가 돋보이는 「고향으로 돌아가네」와 같은 트랙들은 앨범을 여는 초반의 트랙들로 작품의 색깔을 정확히 보여주는 곡들이다. 다분히 미니멀한 편곡으로 깔끔함을 표현하면서도 곳곳에 다양한 악기들을 배치해 풍성함도 자아낸다. 「이별을 위한 탱고」나 일찍이 론리 하츠 클럽에서의 앨범에서 선보였던 「보르헤스의 정원」과 같은 이국적인 트랙들에서도 이러한 분위기는 공통으로 적용된다.
연주곡으로 대부분을 채웠던 1집에서는 들을 수 없었던 보컬 신해원의 목소리도 앨범을 나타내는 주요한 요소다. 분명 기교도 없고 특색도 없는 평범한 보컬이나 아티스트가 담고자하는 순수한 소리와 맞물려 듣는 사람들의 소구력을 자극하는 화학 작용을 일으킨다. 단출한 사운드와 깊은 울림, 여기에 한편의 수필집 제목과 같은 이름을 가진 트랙들에서는 좀처럼 귀를 떼기가 쉽지 않다.
예상되는 소비 코호트는 이미 한정되어 있다. 사운드의 영역에서도 힘의 논리가 우선시 되는 요즘, 3월의 꽃샘추위 찬바람에 단체로 센티멘탈해지지 않는 이상 이런 작품이 음악 신을 선점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모두 알고 있지 않은가. 유행으로만 혹은 시류로만 평가내릴 수 없는 음악이 언제나 있어왔다는 것을. 온라인 음악서비스 사이트에서 ‘몇 월 몇 주차 최신 곡’ 차트는 잠시 내려두고 들어보자. 신해원의 작품은 그렇게 들어볼 가치가 있는 앨범이다.
스트라토바리우스(Stratovarius) < Nemesis >
변화는 예고되어 있었다. 오랜 불화 끝에 밴드를 결성했던 원년 리더 티모 톨키(Timo Tolkki)의 공석이 기타리스트 마티아스 쿠피아이넨(Matias Kupiainene)으로 2008년 교체된 것에 이어, 밴드의 전성기를 견인한 드러머 요르그 미하일(Jorg Michael)의 자리까지 1987년생의 젊은 영건 롤프 필베(Rolf Pilve)로 대체되었으니 말이다.
< Nemesis >의 발표소식은 그래서 불안해보였다. < Episode >(1996)부터 < Infinite >(2000)까지의 전성기를 집중적으로 기억하는 팬들에게 아무래도 새로운 멤버들의 이름은 낯설게, 또 미심쩍게 보일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교체 전의 두 멤버들이 극강의 스피디한 연주를 자랑하던 쌍두마차였으니, 다시는 이들 본연의 사운드가 발휘되지 않는 것은 아닌지를 걱정한 이들도 상당수였을 것이다.
멤버들의 변화에서 오는 시너지가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기타리스트 마티아스 쿠피아이넨은 티모 톨키의 부재를 생각지도 못하게 할 만큼 스피디한 연주력과 함께 작곡에 상당한 재능을 뽐내고 있고, 롤프 필베는 투베이스 드러밍에 집중하던 전임자와 달리 다양한 콤비네이션으로 연주의 폭을 넓히려 노력하고 있다. 악곡구성이 좀 더 대담해지고 리듬이 다양해진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그렇다고 완전히 다른 음악이 되었다는 것은 아니다. 밴드의 기본 색은 유지하되, 이 신을 추종하는 메탈 팬들과 그렇지 않은 일반 음악팬들을 모두 포섭할 수 있는 장치를 다양하게 섞었다. < Infinite >이후의 앨범들에서 이들이 치중한 부분은 단연 웅장하고 프로그레시브한 구성미 있는 악곡이었다. 이번에도 그것을 유지하고는 있지만, 전처럼 분위기와 무게감에만 치중하지는 않고 있다.
무엇보다 주목할 것은 악곡구성에 초점을 맞추다가 멜로디를 놓쳐버린 최근작들에 비해 신보가 전성기 못지않게 선율을 잘 잡아냈다는 점에 있다. 타이틀 「unbreakable」을 들으면 이 곡이 기존 그룹의 싱글 넘버들처럼 시종 직선적으로 달리는 트랙이 아닌, 댄서블한 리듬의 현대적 감각의 곡이라는 점을 알게 된다. 그렇다고 멜로디가 빤하지도 않다. 후렴에 와서는 분명한 후크를 갖고 있지만, 그 외의 부분은 웅장한 코러스와 화려한 신시사이저 소리들로 다양한 분위기를 전달하려 노력했다.
마이너한 진행으로 나가다가 자연스레 장조로 바뀌며 후렴으로 전환되는 「Halcyon days」는 이들의 감각이 최고조에 달했음을 증명하는 트랙이다. 일렉트로닉 음악 요소를 차용하기도 했지만, 작은 부분에 양념하듯 섞어내고 있어 크게 이질감이 느껴지지는 않는다. 이어지는 「Fantasy」의 멜로디 감각과 「Dragons」의 스피디하고 볼륨감 있는 진행 역시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여러 곡의 싱글 커트가 가능할 정도로 앨범은 균형 있는 완성도를 자랑한다.
멤버간의 불화와 교체, 슬럼프를 비롯한 많은 문제들을 이겨낸 밴드는 < Nemesis >를 통해 다시금 건재함을 알리고 있다. 북유럽 파워메탈의 간판스타들은 이렇게 든든한 모습으로 재도약에 성공했다. 티모 톨키는 울었고, 그룹은 웃었다.
글/ 여인협(lunarianih@naver.com)
서상준 < Wannabe >
드러머가 부르는 노래는 과연 어떨까? 악기의 특징 때문에 노래를 부르는 드러머는 드물다. 그렇기에 보드카레인의 드러머 서상준의 솔로 앨범을 마주하면 어떤 기대가 생겨난다.
게다가 「Little chance」를 포함한 후반부 세 곡은 별다른 변화 없이 한 곡처럼 이어진다. 분위기도 흡사해 세 곡이지만 연결된 하나의 곡처럼 흐른다. 이 일관된 흐름이 ‘노래하는 드러머’가 가진 판타지를 부숴버린다. 이는 ‘드러머로 화려한 테크닉을 내세우기 보다는 가수처럼 노래하는 드럼을 쳐보고 싶다’는 서상준의 의도가 숨어있다.
서상준의 속내와 아티스트로서의 욕구는 본인이 제작한 뮤직비디오와 앨범 아트워크에서도 드러난다. 음악 외적인 이미지들을 직접 그려나감으로써 앨범 전반에 일관된 색체를 담아냈다. 타인의 손이 아닌 온전히 본인의 표현으로만 채우려했던 시도는 뮤지션으로서 그의 욕구가 담겨있다. 한 뮤지션의 열정과 실험적 시도는 편하게 귀로 스며든다. 서상준이란 드러머가 보드카레인의 단순한 한 조각이 아님을 증명한다.
글/ 이기선(tomatoapple@naver.com)
신해원 < 로망스 >
아티스트의 인지도는 다소 낮다. 뚜렷한 밴드에서 활동한 것도, 확연히 보이는 결과물을 선보인 것도 아니었으니 말이다. 그렇다고 이전의 이력들이 눈에 차지 않을 정도로 조악하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 2006년에 발매했던 첫 앨범 < 잃어버린 기억을 찾아서 >에서는 싱어송라이터와 기타리스트로서의 역량을 아낌없이 보여주었고 2010년에는 론리 하츠 클럽(Lonely Hearts Club)이라는 밴드를 조직해 순수한 음악을 담은 < 지구를 지켜라 >라는 음반도 발표했다.
그의 음악에는 그래서 다양한 색깔이 묻어난다. 기본적으로는 절제된 음색에 집중하고 있으나 여러 주제와 음악 소재들이 갖가지 방향으로 교차하기에 음반 한 장에 수록된 결과물은 무지개처럼 다채롭다. 올해 초에 발매한 두 번째 솔로 앨범 < 로망스 >도 마찬가지다. ‘이별에 관한 기억을 더듬어 가는 여행’을 앨범의 테마로 잡고, 수수한 포크와 감각적인 라틴, 이를 떠받치는 재즈로 주제를 구현해내며 매력을 드러낸다.
관악기 연주자 권병호의 하모니카가 더해진 「해남 가는 길」이나 어쿠스틱 기타 연주가 돋보이는 「고향으로 돌아가네」와 같은 트랙들은 앨범을 여는 초반의 트랙들로 작품의 색깔을 정확히 보여주는 곡들이다. 다분히 미니멀한 편곡으로 깔끔함을 표현하면서도 곳곳에 다양한 악기들을 배치해 풍성함도 자아낸다. 「이별을 위한 탱고」나 일찍이 론리 하츠 클럽에서의 앨범에서 선보였던 「보르헤스의 정원」과 같은 이국적인 트랙들에서도 이러한 분위기는 공통으로 적용된다.
연주곡으로 대부분을 채웠던 1집에서는 들을 수 없었던 보컬 신해원의 목소리도 앨범을 나타내는 주요한 요소다. 분명 기교도 없고 특색도 없는 평범한 보컬이나 아티스트가 담고자하는 순수한 소리와 맞물려 듣는 사람들의 소구력을 자극하는 화학 작용을 일으킨다. 단출한 사운드와 깊은 울림, 여기에 한편의 수필집 제목과 같은 이름을 가진 트랙들에서는 좀처럼 귀를 떼기가 쉽지 않다.
예상되는 소비 코호트는 이미 한정되어 있다. 사운드의 영역에서도 힘의 논리가 우선시 되는 요즘, 3월의 꽃샘추위 찬바람에 단체로 센티멘탈해지지 않는 이상 이런 작품이 음악 신을 선점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모두 알고 있지 않은가. 유행으로만 혹은 시류로만 평가내릴 수 없는 음악이 언제나 있어왔다는 것을. 온라인 음악서비스 사이트에서 ‘몇 월 몇 주차 최신 곡’ 차트는 잠시 내려두고 들어보자. 신해원의 작품은 그렇게 들어볼 가치가 있는 앨범이다.
글/ 이수호 (howard1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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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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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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