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말에 맞장구를 치지 않으면 그들도 절망한다
코칭의 가장 기본은 잘 들어주는 것이다. 듣는 데도 분명 기술이 필요하다. 아이를 키우면서 부모가 옳은 것을 아무리 말해도 효과가 없을 때가 있다. 이럴 때 부모인 당신은 절망감에 빠질 것이다. 하지만 한발만 물러서서 생각해본다면 당신은 아이 스스로 문제 해결에 몰두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다.
글ㆍ사진 고무라사키 마유미
2012.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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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칭의 가장 기본은 잘 들어주는 것이다. 듣는 데도 분명 기술이 필요하다. 아이를 키우면서 부모가 옳은 것을 아무리 말해도 효과가 없을 때가 있다. 이럴 때 부모인 당신은 절망감에 빠질 것이다. 하지만 한발만 물러서서 생각해본다면 당신은 아이 스스로 문제 해결에 몰두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꺼이 아이의 말을 존중하며 들어주어야 한다. 그러면 놀랍게도 아이에게도 높은 식견이 있으며, 자신의 견해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온몸으로 듣기

아이의 말을 아무리 ‘듣고 있는 척’ 해도 아이는 엄마의 사소한 표정이나 행동에서 이미 엄마가 자신의 이야기를 듣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알아차린다. 아이의 눈은 생각보다 예리하고 마음은 민감하다는 사실을 잊지 마라. 아이한테 ‘엄마는 네 이야기를 듣고 있어.’ 하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 아이의 눈을 보아라 ※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할 때 상대가 자신의 눈을 보지 않으면 기분이 나쁘다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눈은 마음의 창이다. 학부모를 2인 1조로 나누어 ‘상대의 눈을 보지 않고 이야기를 듣는’ 실습을 한 적이 있다. 상대의 눈을 보고 이야기를 하는 그룹과 보지 않고 이야기를 하는 그룹이었는데, 상대의 눈을 보지 않는 그룹에 속한 참가자들은 ‘이야기를 끌어가기 힘들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그런데 그 그룹에 있던 한 엄마가 갑자기 울기 시작하는 것이 아닌가. 세 명의 자녀를 둔 젊은 엄마로 “아이들한테 매일 눈도 마주치지 않고 얘기했는데 아이들이 얼마나 슬펐을지 깨달았어야.”라는 것이었다. 혹시 여러분도 아이들을 대할 때 이 엄마처럼 하고 있지 않은지 자신을 되돌아보자.

※ 아이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거나 맞장구를 쳐라 ※

아이가 이야기를 하는 중간 중간 고개를 끄덕이거나 맞장구를 쳐주면 아이한테 ‘너의 이야기를 똑바로 듣고 있어.’라는 느낌을 전해줄 수 있다. 맞장구 예로는 ‘뭐?’ ‘응, 응’ ‘그래서?’ ‘그렇구나’ ‘그런데?’ 등이 있다. 이런 맞장구 없이 얘기를 듣고 있으면, 그 얘기를 아무리 열심히 듣고 있어도 상대는 자신의 얘기를 듣고 있는지 어떤지 알 수 없는 기분에 사로잡힌다.

※ 자신의 자세나 몸짓을 의식하라 ※

아이와 이야기를 할 때 자신의 몸이 아이를 보고 있는지 잘 살펴보자. 특히 눈높이를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턱을 괴거나 팔짱을 끼는 행위는 아이에게 압박감을 주므로 피하자. 자신도 모르게 나오는 버릇도 아이에게 안 좋은 감정을 유발시킬 수 있으므로 조심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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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반복하기

때로는 엄마가 아이의 말꼬리를 반복하기만 해도 아이가 속마음을 쉽게 털어놓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언젠가 초등학생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한 클래스에서 이 효과를 설명하기 위해 ‘듣는 사람’과 ‘말하는 사람’ 2인 1조로 나누어 아래와 같은 방식으로 ‘말 반복하기’ 실습을 한 적이 있다.

A : 나 어제 <스타워즈> 보러 갔었어!
B : 그랬구나!
A : 근데, 사람이 엄청 많더라구. 내 친구는 전날 밤새 줄 서 있었대!
B : 밤을 샜다고?
실습이 끝나고 수강자들에게 소감을 물었더니, ‘듣는 사람’ 그룹은 “남의 말을 단순히 반복하는 게 어렵다.” “왠지 오버하는 것 같아서 창피했다.”는 의견이 많았다. 반면 ‘말하는 사람’ 그룹은 “내가 말하는 것을 잘 듣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상대방이 내 말을 반복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지 못했다.”라는 상반된 견해를 밝혔다. 말 반복하기는 아주 단순해 보이지만, 말하는 사람에게 ‘당신의 말을 잘 듣고 있다.’라는 것을 전달하는 힘이 있으므로 매우 효과적이다.


시간 벌기

시간이 없을 때 억지로 아이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엄마의 태도에서 아이는 이미 ‘엄마가 내 얘기를 듣고 있지 않구나.’ 하는 것을 느낀다. 이럴 때는 “지금은 시간이 없으니까 다음에 이야기하면 안 될까?”라고 묻거나 “5분 안에 할 수 있다면 들어줄게” 하는 게 효과적이다. 엄마의 이런 작은 센스 하나가 내 소중한 아이의 마음을 다치지 않게 한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아이가 마음을 닫기는 쉽지만 닫힌 마음을 풀게 하려면 의외로 어려울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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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칭대화 고무라사키 마유미 저/편집부 편역 | 마리북스

코칭이란 인간의 성장을 촉진시키는 관계형성법으로 자신의 문제점을 찾기 위해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게 만드는 목적이 있는 대화, 커뮤니케이션 방법의 하나다. 따라서 '자녀교육 코칭'의 전제는 엄마 아빠가 리더가 되어 아이의 삶을 이끌어주는 것이 아니라, 아이 스스로가 자기 인생의 주역이 되어 자신의 장점과 문제점을 스스로 발굴해내고 그것을 헤쳐나가게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자신의 아이를 믿으라고 하면 "우리 아이는 내가 가르쳐주지 않으면 아무것도 못해요"라고 하는 엄마들이 많다. 아이를 가르치고 설득하면 아이들이 변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코칭 #대화 #듣기
5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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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

2012.05.25

듣기는 사회생활을 해 나감에 있어서도 여전히 중요한 대목이지요. 물론 아이와의 관계를 좀 더 가깝게 만들고 교감을 높여 나가기에도 적지않은 도움을 주는 것이기도 합니다. 물론 그저 듣는 시늉만 해서는 오히려 역효과가 발생할 수도 있으니 마음을 열고 진심으로 아이의 말을 경청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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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k1226

2012.05.08

모든 대화에서 적용될 수 있다는 말에 동의합니다. 아이든 어른이든 대화하는 상대방을 '존중'하면서 먼저 '듣는'입장에 서는 것. 진정한 소통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아닐까 생각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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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히테

2012.05.06

비단 아이들과의 대화에서만 통용되는 이야기가 아니네요.
모든 대화에서 적용될 수 있을 것 같군요.
아무래도 대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들어주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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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무라사키 마유미

일본 고베 외국어 대학교 국제관계학과 졸업. 니혼 TV 계열사인 ㈜니가타 방송망에서 5년간 아나운서로 근무하며, 전국방송 등의 뉴스 앵커, 리포터로 활약했다. 2003년 국제코치인증기관인 ICF에서 주최하는 코치 트레이닝 프로그램에 참가해 코치 자격을 취득. 2005년 EQJ 공인 프로파일러 자격 획득. 이후 문부성, 교육청, 초 중 고등학교 출강 및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자녀교육 코칭, '조직과 개인의 공생'을 목표로 하는 기업내 커뮤니케이션 코칭 등 다양한 분야의 코칭 전문가로 활동했다. 현재는 프리랜서 아나운서이자 ㈜CoachCom의 대표로, 코치 양성 프로그램인 '클래스 코치'와 자녀교육 전문 코칭 강좌인 '커뮤니케이션 살롱'을 운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