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초등학생, 2500년 전 공자님에게 배우다 -『논어 우리 반을 흔들다』
학교는 아이들이 처음 만나는 사회입니다. 아이가 둘만 되도 많다고 생각하는 요즘, 저마다 식구들의 사랑을 홀로 독차지해온 아이들끼리 모여 처음 배워야 할 것이 국어, 영어, 수학, 혹은 ‘경쟁’은 아닐 것 입니다. 나랑 비슷한 아이들, 어쩌면 그보다 더 많을 나랑 다른 아이들과 사귀고, 다투고, 화해하는, 그러니까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 먼저 아닐까요?
2012.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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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산골짜기 옹골서당에서 공자님 말씀만 좔좔 외던 예범이가 서울 한복판의 동점초등학교로 전학을 왔습니다. 4학년 5반에는 컴퓨터 게임 박사 우준이, 얌전한 홍주, 공부벌레 지민이, 장난꾸러기 천국이를 비롯해 많은 친구들이 있었지만 두(二) 사람(人)만 모여도 사랑과 따뜻한 마음을 나누어야 한다는 공자님의 말씀이(어질 인:仁), 오늘따라 예범이는 왠지 멀게만 느껴집니다.
이 동화는 결국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고무신에 한복 차림으로 서당에서 귀여움을 받아왔던 예범이나, 학교에, 학원에, 시험에 치여 스트레스를 받고 그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컴퓨터 게임에 몰두하는 서울 아이들이나 서로가 낯설기는 매한가지입니다. 낯선 것을 틀린 것으로 먼저 인식하는 것도, 어쩌면 서로 같았을지 모르겠네요. 예범이는 쌀쌀맞은 서울 아이들에게 공자님 말씀만 외워대고, 컴퓨터 게임에 푹 빠진 우준이는 매일 예범이와 부딪히다가 결국에는 대 놓고 예범이를 따돌리게 됩니다.
하지만 ‘다른 것’이 결코 ‘틀린 것’은 아니지요. 동화 속 아이들은 이 귀중한 사실을 논어를 통해 배우게 됩니다. 2500년 전에 태어난 공자님의 가르침을 기록한 논어에는 시간이 아무리 많이 흘러도 결코 변할 수 없는, 변하면 안 되는 것들이 담겨있기 때문입니다. 그건 바로 ‘사랑, 효, 우정, 예절’ 등과 같이 사람을 사람답게 하는 가치들입니다.
사실 제가 어렸을 때만 해도, 굳이 ‘논어’를 이야기 하지 않아도, 이런 가치들은 당연히 유치원에서, 학교에서 배우는 것들이었습니다. 『내가 정말 알아야 할 모든 것은 유치원에서 배웠다』는 어느 책 제목이, 마냥 과장만은 아니었단 거죠. 또래 친구들과 사이 좋게 지내는 법, 다툰 뒤에 화해하는 법, 엄마, 아빠, 선생님의 말씀을 잘 듣는 것과 때와 장소에 맞는 가장 기본적인 예의까지, 학교에서 만나는 친구들과의 생활, 선생님의 가르침 속에서 자연스럽게 이것들을 몸에 익힐 수 있었습니다. 물론 지금의 초등학교가 전혀 그렇지 않은 것은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영어 유치원이니, 사립 유치원의 등록금이 얼마더라 하는 뉴스와, 가깝게는 학원을 3~4군데씩 다니는 조카 녀석만을 봐도, 이 이야기 속 서울 아이들의 고충(?)이 극히 일부의 문제만도 아니라는 생각이 드네요.
학교는 아이들이 처음 만나는 사회입니다. 아이가 둘만 되도 많다고 생각하는 요즘, 저마다 식구들의 사랑을 홀로 독차지해온 아이들끼리 모여 처음 배워야 할 것이 국어, 영어, 수학, 혹은 ‘경쟁’은 아닐 것 입니다. 나랑 비슷한 아이들, 어쩌면 그보다 더 많을 나랑 다른 아이들과 사귀고, 다투고, 화해하는, 그러니까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 먼저 아닐까요? 현명한 주인공 예범이는 아이들과의 갈등 속에서 상대방의 잘못을 꼬집기 보다 자신이 잘못한 일은 없는지 찬찬히 살펴봅니다.
‘불환인지불기지(不患人之不己知)요, 환부지인야(患不知人也)니라.’ (남이 자기를 알아주지 않는 것을 걱정하지 말고, 남이 알아줄 만하게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라는 공자님의 말씀을 되새기며 아이들에게 다가가는 예범이는, 어린이들뿐만 아니라, 다른 것을 틀린 것으로 받아들이고 목소리만 키웠던 제 모습까지 반성하게 만드네요. 나랑 다른 남을 탓하기 보다 먼저 내 자신을 돌아보라는 공자님의 지혜를 알려주는 이 이야기를 많은 아이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습니다.
이 동화는 결국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고무신에 한복 차림으로 서당에서 귀여움을 받아왔던 예범이나, 학교에, 학원에, 시험에 치여 스트레스를 받고 그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컴퓨터 게임에 몰두하는 서울 아이들이나 서로가 낯설기는 매한가지입니다. 낯선 것을 틀린 것으로 먼저 인식하는 것도, 어쩌면 서로 같았을지 모르겠네요. 예범이는 쌀쌀맞은 서울 아이들에게 공자님 말씀만 외워대고, 컴퓨터 게임에 푹 빠진 우준이는 매일 예범이와 부딪히다가 결국에는 대 놓고 예범이를 따돌리게 됩니다.
하지만 ‘다른 것’이 결코 ‘틀린 것’은 아니지요. 동화 속 아이들은 이 귀중한 사실을 논어를 통해 배우게 됩니다. 2500년 전에 태어난 공자님의 가르침을 기록한 논어에는 시간이 아무리 많이 흘러도 결코 변할 수 없는, 변하면 안 되는 것들이 담겨있기 때문입니다. 그건 바로 ‘사랑, 효, 우정, 예절’ 등과 같이 사람을 사람답게 하는 가치들입니다.
사실 제가 어렸을 때만 해도, 굳이 ‘논어’를 이야기 하지 않아도, 이런 가치들은 당연히 유치원에서, 학교에서 배우는 것들이었습니다. 『내가 정말 알아야 할 모든 것은 유치원에서 배웠다』는 어느 책 제목이, 마냥 과장만은 아니었단 거죠. 또래 친구들과 사이 좋게 지내는 법, 다툰 뒤에 화해하는 법, 엄마, 아빠, 선생님의 말씀을 잘 듣는 것과 때와 장소에 맞는 가장 기본적인 예의까지, 학교에서 만나는 친구들과의 생활, 선생님의 가르침 속에서 자연스럽게 이것들을 몸에 익힐 수 있었습니다. 물론 지금의 초등학교가 전혀 그렇지 않은 것은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영어 유치원이니, 사립 유치원의 등록금이 얼마더라 하는 뉴스와, 가깝게는 학원을 3~4군데씩 다니는 조카 녀석만을 봐도, 이 이야기 속 서울 아이들의 고충(?)이 극히 일부의 문제만도 아니라는 생각이 드네요.
학교는 아이들이 처음 만나는 사회입니다. 아이가 둘만 되도 많다고 생각하는 요즘, 저마다 식구들의 사랑을 홀로 독차지해온 아이들끼리 모여 처음 배워야 할 것이 국어, 영어, 수학, 혹은 ‘경쟁’은 아닐 것 입니다. 나랑 비슷한 아이들, 어쩌면 그보다 더 많을 나랑 다른 아이들과 사귀고, 다투고, 화해하는, 그러니까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 먼저 아닐까요? 현명한 주인공 예범이는 아이들과의 갈등 속에서 상대방의 잘못을 꼬집기 보다 자신이 잘못한 일은 없는지 찬찬히 살펴봅니다.
‘불환인지불기지(不患人之不己知)요, 환부지인야(患不知人也)니라.’ (남이 자기를 알아주지 않는 것을 걱정하지 말고, 남이 알아줄 만하게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라는 공자님의 말씀을 되새기며 아이들에게 다가가는 예범이는, 어린이들뿐만 아니라, 다른 것을 틀린 것으로 받아들이고 목소리만 키웠던 제 모습까지 반성하게 만드네요. 나랑 다른 남을 탓하기 보다 먼저 내 자신을 돌아보라는 공자님의 지혜를 알려주는 이 이야기를 많은 아이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습니다.
- 논어 우리 반을 흔들다 최은순 글/이보람 그림 | 학고재
『논어 우리 반을 흔들다』는 어린이를 위한 학고재 동양고전 시리즈의 두 번째 책입니다. 수천 년이 흐른 오늘에도 우리 시대 최고의 멘토로, 많은 사람들에게 가르침을 주고 있는 『논어論語』는 공자님이 제자들에게 들려준 가르침과 여러 사람과 나눈 이야기를 적어 놓은 책이지요. 이 논어에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어린이들의 고민과 문제들에 대한 해답을 찾아보고자 기획되었습니다. 이 책은 지리산 산골짜기에서 한자만 줄줄 외던 논어 떡 박사 예범이가 서울동점초등학교 4학년 5반으로 전학 오면서 벌어지는 반 아이들과의 갈등, 고민, 우정을 그린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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