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의 끝무렵… 당신의 소중한 일상을 함께할 특별한 작품들
생활에서 왔지, 생활에서! 잊고 있던 집 생각이 났다. 일용할 양식이 생활에 얼마나 소중한지, 살아 있는 한 반복되는 일상이지만 여전히 대충 해치워버리기에는 너무나 소중하다는 것, 날마다 해야만 하기 때문에 더 중요하다는 것을 이방인이 되어서야 깨닫는다.
글ㆍ사진 정현경 도서 MD
2012.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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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하는 행위지만 파는 사람이나 사는 사람이나 옆에서 지켜보는 내가 신기하게 느낄 만큼 진지한 얼굴을 하고 있다. 이 엄숙함은 어디서 온 걸까.
생활에서 왔지, 생활에서! 잊고 있던 집 생각이 났다. 일용할 양식이 생활에 얼마나 소중한지, 살아 있는 한 반복되는 일상이지만 여전히 대충 해치워버리기에는 너무나 소중하다는 것, 날마다 해야만 하기 때문에 더 중요하다는 것을 이방인이 되어서야 깨닫는다. ㅡ 박정석, 『열대식당』 중에서




 

『열대식당』

조용히 내미는 밥 한 그릇의 온기, 소박하고 조촐한 식당이 주는 푸근함, 보는 것만으로 침이 가득 고이는 주방과 음식. 이토록 작고 사소한 것이 때론 먼 바다를 건너게 한다. 『화내지 않고 핀란드까지』의 작가 박정석이 이번에는 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버마를 여행하는 동안 만난 음식에 대한 이야기를 글로 풀어냈다. 어떤 여행자도 배고프거나 쓸슬하지 않은 곳. 동남아시아 여행에서 그 곳의 밥상을 들여다보는 것은 열대의 본질에 닿는 일이다. 저자는 각 나라의 일상적인 미식공간에서 만난 수많은 음식들과 그 음식을 만드는 이들의 일상을 섬세하고 탁월한 필력으로 묘사한다. 무엇보다 무조건 좋다고 추천하는 칭찬 일색의 여행에세이가 아니라 좋다. 책에 실린 음식사진 밑에 솔직하게 적혀 있는 ‘맛없다’라는 문구에 간간이 웃음이 터지는 건 이 책의 또 다른 매력.





『너의 목소리가 들려』

소설가 김영하가 5년 만에 내놓은 새 장편소설. 『검은 꽃』『퀴즈쇼』에 이은 작가의 '고아 3부작' 마지막 편이다. 작가는 사회로부터 소외된 이들, 불편한 존재로 인식되어 소음이 되어버린 존재들에 목소리를 부여한다. 가출 청소년들의 야만적인 혼숙생활과 잔인한 폭력성을 불편하리만큼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지만, 이러한 폭력 역시 하나의 목소리라는 것. 그러므로 에필로그에 등장하는 “소설가는 도대체 뭘 할 수 있는 것일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바로 이 소설 자체라 할 수 있다. 김영하는 “작가란 세상의 고통과 기쁨을 감지해 알리고 독자의 감수성을 높여 세상을 다르게 보도록 만드는 존재"라 말한다. 이 책이 들려주는 소외된 이들의 목소리에서서 우리 자신의 목소리를 발견할 때, 독자들은 작가를 통해 세상과 소통할 수 있을 것이다.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나쁜 사마리아인들』,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의 저자 장하준 케임브리지대 교수가 정승일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정책위원, 이종태 시사IN 경제-국제팀장과 함께 펴낸 신간. 7년 전 노무현 정부를 이른바 신자유주의로 규정, 비판하고 복지국가를 한국 경제의 대안으로 제시했던 장하준, 정승일 교수의 『쾌도난마 한국경제』의 후속편 격으로,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경제서지만 대담형식으로 독자들이 알기 쉽게 풀어 썼다. 저자들은 2012년 중요한 갈림길에 서 있는 한국이 이명학 정부의 우파 신자유주의에 대한 반발로 이미 실패로 검증된 좌파 신자유주의로 회귀하려는 조짐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2008년 금융위기, 1998년 IMF 사태 등의 원인을 명확히 짚으며 주주 자본주의의 허점을 짚어낸다. 또한 전작 『쾌도난마 한국경제』 출간 당시 논란을 일으켰던 박정희와 재벌체제에 대한 논의도 보다 심도있게 다루고 있다.




『공병호의 고전강독』

경제경영-자기계발 분야의 수많은 베스트셀러를 발표해온 경영 대가 공병호가 고대 철학자 소크라테스, 플라톤 등이 쓴 원전을 현대에 맞게 성공학, 자기계발의 관점에서 재해석한 책이다. 「공병호의 고전강독 시리즈」는 동서양의 위대한 고전들을 강독하며 삶과 세상살이에 대한 생생한 지혜를 구하는 저자의 평생 프로젝트로,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에게 최고의 인생을 묻다’ 편과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에게 다시 정의를 묻다’ 편이 먼저 출시되었다. 특히 저자는 책장에 꽂아두기만 한 채 읽을 엄두를 내기 힘든 고전 속에서 주요 원문을 추려 소개하고 이에 대한 해설을 현대의 풍부한 사례 속에서 녹여냄으로써 독자들이 보다 쉽게 고전에 다가설 수 있도록 도와준다.






『탁현민의 멘션S』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공연, 나꼼수 공연, MBC 파업지지 콘서트 등 사회성 짙은 공연들을 기획해온 공연연출가 탁현민의 에세이집. 토크콘서트, 시사콘서트, 북콘서트 등의 공연 형식을 국내 최초로 도입하며 늘 소외된 사람들의 편에 서서 소수의 목소리를 대변해온 저자가 이번에는 자기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솔직담백하게 풀어놓았다. 트위터를 통해 대중과 소통해온 글들을 정리하여 실었을 뿐만 아니라 책의 상당 분량을 전문 인터뷰어 지승호의 인터뷰 내용에 할애하여 ‘공연기획자 탁현민’을 파헤치고 있다. 공연으로는 세상이 바뀌지 않는다는 연출가로서의 고민부터 공연이 끝나고 난 후 허전함을 느끼는 ‘인간 탁현민’의 내면까지, 탁현민에 대해 알고 싶은 모든 것을 풀어놓음으로써 대중과 소통하고자 한다.





『뉴욕의 상뻬』

『좀머씨 이야기』, 『꼬마 니콜라』 등 유머러스하고 따뜻한 그림으로 전세계적으로 사랑 받고 있는 장 자끄 상뻬가 새 작품집을 냈다. 그림작가에게는 명예의 전당이나 다름 없는 <뉴요커> 지의 표지를 30년 이상 장식해온 상뻬의 그림 150여 점과 육성 인터뷰를 함께 엮은 책이다. 상뻬의 꿈과 그림에 대한 그의 생각, 그리고 표지와 일러스트 작업을 둘러싼 일화들을 엿볼 수 있다. 지극히 사소한 일화로 삶과 죽음, 인생의 의미를 통찰하는 그의 그림들 속에서 우리들의 모습을 찾기란 어렵지 않을 것이다. 실제로 게재된 <뉴요커>의 표지와 원화를 함께 배치하여 비교해 살펴볼 수 있도록 편집한 것 역시 또 하나의 볼거리.





#열대식당 #김영하 #장하준 #공병호의 고전강독 #탁현민 #뉴욕의 상뻬
11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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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u

2012.03.29

<너의 목소리가 들려>는 김영하의 또다른 작품세계를 들여다 본 듯합니다.
<열대식당>과 <뉴욕의 상뻬>도 조만간 읽으려고 장바구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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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청춘

2012.03.29

요즘엔 고전읽기를 말하는 책들이 많이 나오네요. 공병호의 고전강독도 그런 종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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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방꽃방

2012.03.28

신작 소개군요, 좀머씨 이야기를 쓴 장자끄 샹뻬의 그림과 육성인터뷰가 담긴 [뉴욕의 샹뻬]읽고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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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경 도서 MD

커피와 음악 없이는 하루를 버티기 힘이 들고, 밤만 되면 눈이 번쩍 뜨이는 야행성 인간. 여름 휴가 때 여행을 떠날 수 있다는 희망으로 1년을 버티며 산다. 면접 때 책이 쌓여 있는 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가 풀린다는 대답을 하고 입사했다. 그래서인지 집에 읽지 못한 책이 자꾸 쌓이기만 해서 반성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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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현민

성공회대를 졸업 후 공연기획, 연출, 글쓰기, 과일장사, 다큐멘터리 제작, 홍보-마케팅, 코러스, 백댄서, 강의, 뮤직비디오, 웹 기획, 비디오아트, PI(President Identity), CI(Corporate Identity) 등을 해왔으며, 참여연대 문화사업국 간사, 공익문화기획센터 기획실장, 오마이뉴스 문화사업팀장, (주)다음기획 컨텐츠사업부 본부장으로 일했다. 또한 한양대학교, SBS방송아카데미, 한국공연예술원 등에서 공연기획과 연출, 이벤트컨설팅을 강의했다. 그가 거쳤던 많은 직업 중에서 가장 재능이 돋보였던 것은 공연기획과 연출가이다. 윤도현밴드, 강산에, 정태춘-박은옥, 들국화, 전인권, 자우림, 이상은, 여행스케치, 크라잉넛, 신해철-비트겐슈타인, 김광진, 이은미, 한영애 외 다수의 공연을 기획하고 연출했으며, 개혁적 음반 제작자들의 모임인 음반기획제작자연대의 간사를 맡았다. 특히 2003년과 2004년에 전국 30곳, 58회 공연에 16만여 명의 관객이 모인 윤도현밴드 전국투어는 그가 기획하고 연출한 대표적인 공연으로, 우리나라 대중음악계에 새 희망을 불어넣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대중적인 인기를 얻은 작가로 쓴 책으로는 『뚜껑 열리는 라이브 콘서트 만들기』와 『탁현민의 무대 밖 무대 이야기』가 있다. 그는 토크콘서트, 북콘서트와 같은 새로운 장르를 만들기도 했다. 대통령 행사를 전담하는 선임행정관(2017)으로, 이후 대통령 행사기획 자문위원(2019)을 거쳐 청와대 의전비서관(2020)으로 일했다. 재임 중 국가 기념식, 대통령 행사, 외교 행사를 기획, 연출했으며 남북 문화 교류 행사의 총연출 및 남북정상회담의 의전 실무를 담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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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병호

미국 라이스대학 경제학박사 학위 현재 공병호경영연구소 (www.gong.co.kr) 소장.1960년 경남 통영 출신으로 고려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87년 미국 라이스대학교에서 경제학박사를 받았다. 재단법인 자유기업센터와 자유경제원의 초대 원장을 거쳐 현재 공병호경영연구소 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30대 초반부터 기업과 기업가정신 그리고 기업 부침사(浮沈史)에 관심을 가져왔으며, 그가 출간한 최초의 대중서는 <한국기업흥망사>(1993)이다. 자유시장경제와 기업가정신에 대해 굳건한 신념을 갖고 있는 저자는 <10년 후 한국>(2004)을 통해서도 한국 사회의 앞날을 전망한 바 있으며, <한국경제의 권력이동>(1995), <시장경제란 무엇인가>(1996), <시장경제와 그 적들>(1997)로 제7, 8, 9회 ‘자유경제출판문화상’을 수상했다. 인간·경제·경영에 대한 깊은 이해와 냉철한 시선 그리고 탁월한 사유로 20년 이상 이 시대의 지성으로서 책임 있는 행보를 보여온 그는 자타공인 대한민국 경제경영 분야 전문가이다. 세상에 대한 전방위적 지식과 높은 탐구의식을 기반으로 자기계발, 기업가 연구, 기업흥망사, 사회평론, 서양고전, 성경 등 다양한 주제로 집필 영역을 확장하면서 열정적인 저작과 강연 활동을 해오고 있다. 저서는 <공병호의 자기경영노트>(2001), <부자의 생각, 빈자의 생각>(2005), <사장학>(2007), <내공>(2009년), <10년 법칙>(2010), <대한민국기업흥망사>(2011), <고전강독 1, 2, 3, 4>(2012), <공병호의 성경공부>(2014), <리더의 나침반은 사람을 향한다>(2015), 『3년 후 한국은 없다』(2016), 『김재철 평전』(2016) 등을 포함해서 100여 권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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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크 상페

가냘픈 선과 담담한 채색으로, 절대적인 고립이 아니라 인간 내면의 그리움과 아쉬움을 통해 인간의 고독한 모습을 표현하는 프랑스의 그림 작가. 1932년 프랑스 보르도에서 태어난 그는 데생 화가이다. 소년 시절 악단에서 연주하는 것을 꿈꾸며 재즈 음악가들을 그리기 시작하면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1960년 르네 고시니와 함께 『꼬마 니꼴라』를 만들어 대성공을 거두었고, 1962년에 작품집 『쉬운 일은 아무것도 없다』가 나올 무렵에는 그는 이미 프랑스에서 데생의 1인자가 되었다. 지금까지 30여 권의 작품집들이 발표되었고, 유수한 잡지들에 기고를 하고 있다. 1991년 상뻬가 1960년부터 30여 년간 그려 온 데생과 수채화가 빠삐용 데 자르에서 전시되었을 때 현대 사회에 대해서 사회학 논문보다 더 많은 것을 말해 준다는 평을 들었다. 프랑스 그래픽 미술대상도 수상했다. 산뜻한 그림, 익살스런 유머, 간결한 글로 사랑을 받고 있는 장 자끄 상뻬는 92년 11월 초판이 발간돼 48쇄까지, 99년 신판이 10쇄까지 나오는 등 총 80만부가 팔린 『좀머씨 이야기』의 삽화를 그린 전세계적으로 사랑받고 있다. 정치니 성(性)을 소재로 삼지 않고, 청소년을 대상으로 삼지 않으면서도 성인층에까지 두터운 독자들을 확보하고 있다. 그의 기본적인 관심은 끊임없이 고독을 생산해 내는 인간과 사회의 모순을 하나의 유머러스하고 깊이 있는 장면으로 포착하는 것으로써 글과 그림이 잘 어울리는 그림 소설들은 아주 열렬한 사랑을 받고 있다. 프랑스의 「렉스프레스」, 「빠리 마치」 같은 유수한 잡지에 기고할 뿐 아니라 미국 「뉴요커」의 가장 중요한 기고자이다. 그는 이 잡지의 표지만 53점을 그렸다(9년 간의 「뉴요커) 기고는 나중에 『쌍뻬의 뉴욕 기행』이라는 작품집으로 묶여 나왔다). 그는 파리 외에도 뮌헨, 뉴욕, 런던, 잘츠부르크 등 주요 도시에서 데생과 수채화 전시회를 열었다. 그의 주요 작품으로는 『랑베르씨』, 『얼굴 빨개지는 아이』, 『가벼운 일탈』, 『아침 일찍』, 『사치와 평온과 쾌락』, 『뉴욕 스케치』, 『여름 휴가』, 『속 깊은 이성 친구』, 『풀리지 않는 몇 개의 신지』, 『라울 따뷔랭』, 『까트린 이야기』, 『거창한 꿈들』, 『각별한 마음』,『상뻬의 어린 시절』 등이 있다. 2022년 8월 11일 목요일, 89세의 나이로 여름 별장에서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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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하

1968년 강원도 화천에서 태어나 군인인 아버지를 따라 여러 지역을 옮겨 다니며 성장했다. 잠실의 신천중학교와 잠실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 경영학 학사와 석사를 취득했다. 한 번도 자신이 작가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대학원에 재학 중이던 1990년대 초에 PC통신 하이텔에 올린 짤막한 콩트들이 뜨거운 반응을 얻는 것을 보고 자신의 작가적 재능을 처음으로 깨달았다. 서울에서 아내와 함께 살며 여행, 요리, 그림 그리기와 정원 일을 좋아한다. 1995년 계간 [리뷰]에 「거울에 대한 명상」을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장편소설 『살인자의 기억법』, 『너의 목소리가 들려』, 『퀴즈쇼』, 『빛의 제국』, 『검은 꽃』, 『아랑은 왜』,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소설집 『오직 두 사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아무도』, 『오빠가 돌아왔다』, 『엘리베이터에 낀 그 남자는 어떻게 되었나』, 『호출』, 여행에 관한 산문 『여행의 이유』와 『오래 준비해온 대답』을 냈고, 산문집 삼부작 『보다』, 『말하다』, 『읽다』 삼부작과 『랄랄라 하우스』 등이 있다. F. 스콧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를 번역했다. 문학동네작가상 동인문학상 황순원문학상 만해문학상 현대문학상 이상문학상 김유정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그의 작품들은 현재 미국 프랑스 독일 일본 이탈리아 네덜란드 터키 등 해외 각국에서 활발하게 번역 출간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