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이 13개월로 이루어진 나라

에티오피아는 아프리카에서 독자적 언어와 달력을 쓰는 유일한 나라로, 국민의 자부심이 높다. 또한 이 나라만의 특이한 시간 개념도 눈길을 끈다. 물론 세계 전역에서 사용하는 시계가 있기는 하다.

에티오피아는 아프리카에서 독자적 언어와 달력을 쓰는 유일한 나라로, 국민의 자부심이 높다. 또한 이 나라만의 특이한 시간 개념도 눈길을 끈다.

물론 세계 전역에서 사용하는 시계가 있기는 하다. 그러나 현지 사람들은 하루 24시가 아니라 낮 12시간, 밤 12시간으로 나눠 일을 하거나 약속을 한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낮 시간은 아침 6시부터 시작하고, 밤 시간은 저녁 6시부터 시작한다. 그러니까 원주민이 아침 6시에 “우리 이따 7시에 만나요”라고 말하면 7시간 뒤인 오후 1시를 의미하는 것이지, 시계의 7시가 아니다. 이러한 시간 개념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관광객은 때로 낭패를 보기도 한다. 따라서 에티오피아에서는 시간을 약속할 때 반드시 유럽 타임인지 에티오피안 타임인지 확인해야 한다.

에티오피아 달력 Julian Solar Calendar도 참 독특하다. 이 나라 달력은 1년 12달이 아니라 13달로 되어 있다. 그리고 1월에서 12월까지는 한결같이 30일로 이루어져 있으며 나머지 13월은 5일 혹은 6일로 되어 있다. 에티오피아를 알리는 관광포스터에도 ‘13개월 내내 햇빛을 볼 수 있는 나라’라고 쓰곤 하는데, 자기들 특유의 독창적인 시간 관념을 멋지게 강조하는 것이다.

에티오피아가 다른 나라들과 달리 2007년 9월 12일부터 2008년 9월 11일까지 1년간 밀레니엄 기념 이벤트를 실시했던 이유도 에티오피아 특유의 달력과 관계가 깊다. 1년 13개월인 에티오피아 달력에 따르면 그레고리 달력보다 약 7년 늦게 2000년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하여 에티오피아 정부는 2007년에 세계적으로 에티오피아의 밀레니엄을 홍보하며 관광객을 끌어 모았다.

에티오피아에서는 그레고리 달력으로 해마다 9월 11일이 새해 첫날이다. 이날 에티오피아 사람들은 하루를 쉬면서 새해에 할 일을 계획하거나 결심한다. 우리 입장에서 보면 가을에 한 해를 출발하는 것이지만 그들에게는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에티오피아 사람들이 자신들의 달력만 고집하는 것은 아니다. 다른 나라와 무역하거나 거래할 때는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그레고리 달력을 쓴다. 그러므로 에티오피아에서 시간이나 날짜를 확인할 때 혹은 에티오피아 사람과 대화할 때는 정신을 잘 차려야 실수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