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메스, 시대를 초월하는 메시지
에르메스는 브랜드 메시지를 예술을 통해 특별한 방식으로 전달하려 한다. 그림, 설치, 영상, 건축 등 다양한 분야에 메시지를 담아놓고 최고의 고객을 기다리는 것이다.
글ㆍ사진 채널예스
2012.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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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령의 도구는 예술



프티 삭 오트라는 정식 명칭이 있지만
모나코의 왕비 그레이스 켈리 덕분에 더욱 유명해진 에르메스 켈리 백

에르메스는 브랜드 메시지를 예술을 통해 특별한 방식으로 전달하려 한다. 그림, 설치, 영상, 건축 등 다양한 분야에 메시지를 담아놓고 최고의 고객을 기다리는 것이다. 그 메시지는 시대를 초월할 정도로 새롭고, 아무나 받을 수 없을 정도로 귀하기 때문에 전달해주는 에르메스에 더욱 감동과 환희를 느끼게 된다.

에르메스 재단은 2000년부터 에르메스 재단 미술상을 제정해 한국의 역량 있고 창의적인 작가들을 지원하고 있다. 2003년 수상자 설치 미술가 서도호의 「계단-II」는 뉴욕에 있는 자신의 작업실을 천으로 재현한 작품이다. 비칠 듯한 붉은색 천으로 덮인 작업실 문을 열고 바깥으로 나가는 계단을 표현한 것이다. 그는 공간을 통해 유목민 같은 자신의 삶을 재현하고, 자신이 경험한 인간관계를 재구성한 공간에서 다른 이들과 소통한다. 그에게 있어 계단은 단순한 통로가 아니라 자신의 일부다. 즉, 타인과 접촉하는 소통의 공간은 친밀과 융합을 창조해내는 공간인 것이다. 투명하게 비치는 천으로 된 계단을 사뿐히 걸어 천장 끝까지 올라가면 무엇을 만날 수 있을까. 에르메스가 말에서 자동차로 전환했던 것처럼 이제는 문화와 예술을 통해 새로운 소통의 공간으로 이동하지 않을까.

양아치, 「밝은 비둘기 현숙씨」,
20분 30초의 영상물, 박제와 조화, 감시카메라 사진, 2010

2010년 수상자 미디어 아티스트 양아치의 메시지는 매우 독특하여 메신저의 기쁨과 가치를 한층 더 높인다. 「밝은 비둘기 현숙씨」는 현숙씨가 비둘기가 되어 부암동 집에서 도산공원을 오가며 비둘기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과 감시 카메라의 시선이 교차하는 영상이다. 현실과 꿈, 땅과 하늘, 삶과 죽음, 인간과 동물 등의 대조적인 주제들을 넘나들며 모호하고 불가사의한 세계를 관객에게 열어둔다. 비둘기가 된 현숙씨는 어떤 메시지를 주려고 한 것일까.


브랜드의 새로운 도전

에르메스가 후원하는 에이치 박스(H Box)는 예술가가 제작한 비디오 작품을 상영하기 위해 만든 이동식 상영관이다. 2006년부터 세계를 순회하고 있는 이 상영관은 매년 네 명의 예술가를 선정해 그들의 작품을 상영한다. 건축가 디디에 피우자 파우스티노(Didier Fiuza Faustino)가 설계한 이 건물은 미래의 우주선이 착륙한 듯하다. 가로 7미터, 세로 6.5미터, 높이 2.8미터의 이 건물에는 10명 남짓 들어갈 수 있다. 알루미늄과 플렉시글라스(유리같이 투명한 합성수지)로 이루어진 건물이라 밖에서도 영상물이 보이고, 필름처럼 생긴 입구를 통과할 때도 마치 영상 속으로 들어가는 기분이 든다. 접이식으로 출입구가 열리고 그 안으로 들어가 작품을 감상하는 동안 그 세계로 이동할 것만 같다. 마차 대신 우주선 같은 예술작품에 에르메스는 누구를 태우려고 한 것 일까. 우주시대에 마구용품은 또 어떻게 달라질까.


헤르메스와 에르메스

「헤르메스」, 대리석, 등신대, 1~2세기, 로마국립박물관 소장

헤르메스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전령의 신이다. 헤르메스는 이동할 때 날개 달린 말인 페가수스를 타거나 날개 달린 모자를 쓰거나, 날개 달린 지팡이를 든다. 혹시 에밀모리스 에르메스는 헤르메스의 현신이었을까? 에밀모리스는 에르메스를 대표하는 영문자 H 위에 칼레슈 로고를 얹고, 좌우에 헤르메스의 날개 달린 지팡이를 넣어 에르메스의 심벌을 만들었다. 혹시 그는 헤르메스를 불러내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이 세상에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기에 그는 평생에 걸쳐 집요하게 지상 최고의 마구를 완벽하게 갖춰 놓고 그 주인(고객)을 기다렸을까? 그가 기다리던 고객은 제우스나 헤라였을까? 에밀모리스가 열두 살 때 수집가로서 처음 선택한 지팡이는 헤르메스의 지팡이 카두세우스일지도 모른다. 헤르메스의 지팡이에는 날개가 달려 있지만, 에르메스의 지팡이에는 날개 대신 실크 양산이 달려 있다.







#에르메스 #브랜드 #메세지
7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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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칰

2012.08.17

소재는 흥미거리지만 생각보다 내용이 빈약하네요 흠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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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꼬리1004

2012.02.12

에르메스는 과하지 않은 디자인이 기억에 남는 브랜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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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gnose

2012.02.05

켈리 백이라는 이름은 들어봤어도 프티 삭 오트라는 이름은 처음 들어봤어요. 역시 유명인의 힘이라는 건 대단하네요. 대부분의 나라에서 왕정이 사라졌다고 해도 왕실 운운하면 뭔가 다른 것과 비교도 안되게 고급스럽다는 느낌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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