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책 人터뷰] “나와 상관없어 보이는 것들이 결국 나에게로 향한다” - 신해철의 쾌변독설!
대마초 합법화, 간통죄 폐지, 인수위 영어교육비판 등 세상을 향해 자신의 소신을 거침없이 쏟아내는 것으로 유명한 신해철이 다시 말문을 열었다. 지난 28일(금) 롯데시네마 홍대입구관에서 열린 YES24 독자들과의 만남에서다.
2008.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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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가 대마초를 피웠습니다. 누구한테 피해를 준 적도 없고, 집에서 시집 읽고 음악 들으면서 대마초를 피웠는데요. ‘대마초가 뭔지, 그 사람이 누구한테 피해를 준 적이 있는지 없는지, 이게 처벌 대상이 되는지’에 대한 생각은 전혀 없이 ‘저 쳐 죽일 놈은 나쁜 놈이니까 때려잡아라.’ 하고 B는 얘길 해요. 자기는 대마초를 안 피우니까 상관없다고 생각한 거죠.
그런데 B는 게이였어요. 어느 날 C가 B를 보고 게이는 전부 기형아로 태어난 애들이고 뇌 구조가 이상한 사람들이니까 국가에서 전부 붙잡아서 뇌수술을 해야 한다고 얘기합니다. B는 게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그렇게 되어버렸는데, C는 이렇게 생각한 거죠. ‘나는 대마초도 안 피워, 게이도 아냐, 구박받을 일이 없어.’ 그런데 성이 류 씨였어요.
그랬더니 D가 ‘류 씨가 뭐 잘났다고 너네만 앞에 ㄹ을 쓰냐’고 해요. 성명권을 침해받는 거잖아요. D는 또 이렇게 생각해요. ‘나는 류 씨도 아니고, 대마초 안 피고, 게이도 아니고,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요. 하지만 몸에 문신이 있는 거예요. 이런 식으로 쇠사슬의 고리가 하나도 연결되어 있지 않은 사람이 없거든요.”
대마초 합법화, 간통죄 폐지, 인수위 영어교육비판 등 세상을 향해 자신의 소신을 거침없이 쏟아내는 것으로 유명한 신해철이 다시 말문을 열었다. 지난 28일(금) 롯데시네마 홍대입구관에서 열린 YES24 독자들과의 만남에서다. 밴드 넥스트의 ‘가수’로서가 아닌, 최근 출간된 『신해철의 쾌변독설』의 ‘저자’로서다.
“제가 이 책에서 말하려는 것을 함축적으로 줄이면, ‘나하고는 상관없어 보이는 세상이 결코 그렇지 않다’는 것, 그리고 ‘나와 다른 사람은 결코 타인이 아니다’라는 거예요. 언제든지 나에게도 닥칠 수 있는 문제라는 거죠.”
역시 그의 말은 거침이 없었다. 거친 표현을 써가면서 독자들을 웃긴 그는 “주위에서 많은 사람들이 ‘매스미디어에서 그런 위험한 발언을 하고도 겁나지 않느냐’는 걱정을 하지만, ‘소극적으로 있다가 당하는 것보다는 튀어나가는 것이 오히려 안전하다’고 받아친다.”라고 했다. 그는 머리가 좋다.
강연회에 혼자 나오게 된 이유도 밝혔다.
“이번에 출간된 책은 사실 제 책이기보다는 전문 인터뷰어 지승호 씨와의 공동작품이에요. 그런데, 함께 나오자니까 절대 안 나오겠다고 해요. ‘한쪽은 사인 받겠다고 난리인데, 한쪽은 파리 날릴 게 뻔한데, 내가 왜 함께 가냐’는 거예요.”
폭소가 터졌다. 강연장에는 한바탕 웃음이 낭자하게 퍼졌다.
일반 대중들은 연예인이라면 스타로 추켜세우기도 하지만, 반면에 함부로 하는 경향도 있다. 하지만 그에게 걸리면 대충 넘어가지 않는다. 인터넷에 자신에 관한 악플을 단 네티즌에게는 같은 악플로 보복(?)을 한다. 그는 카리스마도 있다.
이번 책에서 그는 “나에 대한 악플은 참을 수 있지만, 나의 가족에 대한 근거 없는 비난에는 참을 수 없었다.”라고 밝히고 있다. 우리나라의 교육 문제, 특히나 공부를 잘하느냐, 못하느냐에 따라 애들을 판단하고 체벌하는 것에 대해 극도로 혐오한다. 하지만 자신의 중학교 시절에 대한 얘기를 들어보면, 그 말의 의미가 새롭게 다가온다.
“중학교 1학년 때 학생이면서 체벌권을 손에 쥔 반장이 되어버렸어요. 거의 반장과 학생과의 관계가 아니라 담임과 학생과의 관계처럼 굴었어요. 떠드는 놈 있으면 앞에 불러내서 빠따를 때렸구요.”
지승호가 지적한 말처럼 이문열의 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의 엄석대 같은 존재였다. 아니, 더했다고 자백했다. 하지만 자신이 반 아이들을 때리는 이유는 ‘나는 니들이 선생들한테 이리저리 끌려다니면서 맞는 게 싫다. 나한테 맞는 일은 있어도 우리 졸업할 때까지 선생들한테는 맞지 말자’는 게 그의 논리였다. 그런데도 반 애들이 좋아했다고 한다.
다시 강연회장의 그에게로 눈길을 돌렸다.
“책에서 내가 말하는 것들은 나를 위한 것이지, 결코 남을 위한 게 아니다. 하지만 그게 또 남을 위한 거라고 본다. 그동안 앞에 나가서 ‘깐죽댄’ 많은 사람들 때문에 지금 우리가 편하게 살고 있다.”
대중예술인이지만, 문화 전사로서의 의지를 피력했다. 그는 무엇보다 교육 문제에 대해 분노했다.
“24시간 학원에 가야 하는 우리 젊은 학생들의 삶이 너무 비참하다. 그런데 한 교육공무원이 ‘어른이 일하다 죽는 경우는 있어도 학생들이 공부하다 죽는 경우는 없다’는 막말을 하고 있다. 그 사람 눈에는 학업에 대한 스트레스 때문에 아파트에서 뛰어내리는 청소년들이 보이지 않는단 말인가.”
그는 “청소년들이 말도 안 되는 싸움의 대열에 뛰어들어 인생을 낭비하게 하고 싶지 않다.”라는 말로 간단한 주제 강연을 마치고, 참석자들과 질의응답을 하는 것으로 강연회를 이끌었다. ‘대국민 고충처리반’의 신해철, 그다웠다.
다음은 참석자들과의 일문일답.
Q) 교육 일선에 있는 현장 교사다. 중학교 3학년의 담임을 하고 있는데, 이들에게 조언을 해달라.
“충고할 입장은 아니지만, 어른이 항상 아이보다 우월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 우리 사회는 어른들이 아이들을 너무 얕잡아보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중3이면 사랑 때문에 난리치던 ‘로미오와 줄리엣’이고, ‘이몽룡과 성춘향’과 같은 나이다.
방송에서 청소년과 상담을 하다보면 요즘 대학생들이 너무 애 같다는 생각이 든다. 청소년과 비슷한 문화를 가지고 있고. 반면에 청소년들은 애늙은이가 돼 있다.(웃음) ‘공부만 하라’고 하니까 세상의 문제에 대해 관찰하고 해석하지 못한다. 고3 일 년 동안은 ‘죽었다’고 생각하라니, 아니, 무뇌아로 살길 바라는 것인가. 남이장군이 상투 틀고, 가장 노릇을 하던 때가 고3이다.
우리는 자신보다 나이가 어린 사람은 상대를 하려고 하지 않는다. 누군가와 만나면 먼저 나이부터 물어본다. 그래서 나이가 적으면 반말부터 한다. 외국 사람들은 이웃에 수십 년 살아도 그 사람 나이를 모른다. 선배가 후배보다 모든 부분이 더 뛰어날 수는 없다. 불치하문(不恥下問)이라고 했다. 아랫사람에게 묻는 걸 절대 부끄러워하지 말아야 한다.”
Q) 이번 인터뷰집은 누가 먼저 제안한 건가?
“뮤지션은 음악을 통해 사람들하고 소통한다. 하지만 나도 음악인이기 전에 인간이다. 음악이 아닌 말이나 글을 통해서 세상과의 싸움이 필요하고, 소통도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내가 의도한 것이 전달되면서 오류를 낳고, 오해를 만든다. 그것이 편견으로 다가오고, 더 나아가 적대시하기까지 한다.
나는 이렇게 무한 증식하는 증오와 미움이 두려운 것이 아니라, 이런 루머와 본질을 왜곡하는 것에 대해 싸움을 통해 바로잡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 책은 그런 잘못을 교정하고, 또 왜곡된 진의를 확인하는 작업이었다. 문자로 확실하게 해둘 필요가 있었다. 하지만 이것조차도 압축하다 보면 왜곡될 수 있다.”
Q) 이 책의 목적은 무엇인가?
“<고스트네이션> 방송을 할 때 새벽 2시에 ‘방송을 듣고 있는 분들은 베란다에 나와서 불을 깜빡깜빡 해보자’는 제안을 했다. 그 방송을 듣는 사람이 나 혼자만이 아니라 주위에 있는 집들에서도 그 깜빡거리는 불빛을 보았을 때와 같은 기분이다. 같은 생각을 하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 누군가에게 용기와 긍정적인 그 무엇이 되길 원한다.”
Q) 현재의 대통령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집권 초반이니까 얘기하기가 섣부르다. 문화는 꽤 오랜 시간 관찰해야 한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상황을 보면 별로 기대하지 않는다. 전임 대통령도 내가 지지연설도 하고 했지만, 문화적 감수성은 많지 않은 사람이었다.”
Q) 기업 교육담당자다. 강사로 섭외하고 싶다.
“구라가 내 직업의 일부다. 뮤지션은 음악으로 승부하라고 하는데 음악으로 안 돼서 하는 거다.(일동 웃음) 거절하지 않는다. 나를 찾는 곳이 있다면.”
Q) 청소년들의 교육 문제와 관련해서 할 얘기가 많은 것 같다.
“우리나라의 인권 희생은 노동자, 농민, 매춘 종사자들뿐만이 아니다. 청소년도 엄청난 학대를 당하고 있다. 나도 딸이 하나 있는데, 이 문제에 대해서는 할 말이 참 많다. 도둑질도 해본 놈이 하고, 대우받고 존중받아본 사람이 자존심, 자긍심을 가진다. 긍지를 가지면서 어른으로 성장한 청소년들이 뇌물 받고, 나쁜 짓 하겠나, 절대 못 한다.”
그는 자주 언성을 높였다.
“인간이 개돼지도 아니고 공부를 못한다고 맞는다는 게 말이 되느냐?”
Q) 여성 보컬을 키운다고 들었다. 신해철은 다를 거라 생각했는데, 아쉽다.
“그간 자본을 끌어와 인디음악에 많이 투자했다. 여성 3인조 팀을 구성했는데, 어떤 음악인지, 어떤 형태인지 아직 모르고 많은 사람들이 비판한다. 우리나라는 댄스 음악이나 발라드 음악밖에 없다는 게 말이 되나. 여성 댄서 아니면 전부 언더그라운드 가수다. 외국에선 오버그라운드 장르의 뮤지션인데, 우리는 언더그라운드 가수다. 내가 운영하는 싸이렌엔터테인먼트는 오버그라운드와 언더그라운드의 가교 역할을 만들고 싶은데, 사실 어렵다.”
Q) 라디오 방송을 하는 목적은 어떤 것인가.
“목적은 없다. 내가 살아있다는 증거가 음악이고, 라디오 방송을 하는 것이다.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과 함께 전파를 통해 만나는 사이지만, 어떤 사람들보다도 더 의리 있는 관계다. 매스미디어를 통해 소통하고, 친구들의 얘기를 듣는다. 그것 자체가 목적이다.”
그랬더니 D가 ‘류 씨가 뭐 잘났다고 너네만 앞에 ㄹ을 쓰냐’고 해요. 성명권을 침해받는 거잖아요. D는 또 이렇게 생각해요. ‘나는 류 씨도 아니고, 대마초 안 피고, 게이도 아니고,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요. 하지만 몸에 문신이 있는 거예요. 이런 식으로 쇠사슬의 고리가 하나도 연결되어 있지 않은 사람이 없거든요.”
대마초 합법화, 간통죄 폐지, 인수위 영어교육비판 등 세상을 향해 자신의 소신을 거침없이 쏟아내는 것으로 유명한 신해철이 다시 말문을 열었다. 지난 28일(금) 롯데시네마 홍대입구관에서 열린 YES24 독자들과의 만남에서다. 밴드 넥스트의 ‘가수’로서가 아닌, 최근 출간된 『신해철의 쾌변독설』의 ‘저자’로서다.
“제가 이 책에서 말하려는 것을 함축적으로 줄이면, ‘나하고는 상관없어 보이는 세상이 결코 그렇지 않다’는 것, 그리고 ‘나와 다른 사람은 결코 타인이 아니다’라는 거예요. 언제든지 나에게도 닥칠 수 있는 문제라는 거죠.”
역시 그의 말은 거침이 없었다. 거친 표현을 써가면서 독자들을 웃긴 그는 “주위에서 많은 사람들이 ‘매스미디어에서 그런 위험한 발언을 하고도 겁나지 않느냐’는 걱정을 하지만, ‘소극적으로 있다가 당하는 것보다는 튀어나가는 것이 오히려 안전하다’고 받아친다.”라고 했다. 그는 머리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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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회에 혼자 나오게 된 이유도 밝혔다.
“이번에 출간된 책은 사실 제 책이기보다는 전문 인터뷰어 지승호 씨와의 공동작품이에요. 그런데, 함께 나오자니까 절대 안 나오겠다고 해요. ‘한쪽은 사인 받겠다고 난리인데, 한쪽은 파리 날릴 게 뻔한데, 내가 왜 함께 가냐’는 거예요.”
폭소가 터졌다. 강연장에는 한바탕 웃음이 낭자하게 퍼졌다.
일반 대중들은 연예인이라면 스타로 추켜세우기도 하지만, 반면에 함부로 하는 경향도 있다. 하지만 그에게 걸리면 대충 넘어가지 않는다. 인터넷에 자신에 관한 악플을 단 네티즌에게는 같은 악플로 보복(?)을 한다. 그는 카리스마도 있다.
이번 책에서 그는 “나에 대한 악플은 참을 수 있지만, 나의 가족에 대한 근거 없는 비난에는 참을 수 없었다.”라고 밝히고 있다. 우리나라의 교육 문제, 특히나 공부를 잘하느냐, 못하느냐에 따라 애들을 판단하고 체벌하는 것에 대해 극도로 혐오한다. 하지만 자신의 중학교 시절에 대한 얘기를 들어보면, 그 말의 의미가 새롭게 다가온다.
“중학교 1학년 때 학생이면서 체벌권을 손에 쥔 반장이 되어버렸어요. 거의 반장과 학생과의 관계가 아니라 담임과 학생과의 관계처럼 굴었어요. 떠드는 놈 있으면 앞에 불러내서 빠따를 때렸구요.”
지승호가 지적한 말처럼 이문열의 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의 엄석대 같은 존재였다. 아니, 더했다고 자백했다. 하지만 자신이 반 아이들을 때리는 이유는 ‘나는 니들이 선생들한테 이리저리 끌려다니면서 맞는 게 싫다. 나한테 맞는 일은 있어도 우리 졸업할 때까지 선생들한테는 맞지 말자’는 게 그의 논리였다. 그런데도 반 애들이 좋아했다고 한다.
다시 강연회장의 그에게로 눈길을 돌렸다.
“책에서 내가 말하는 것들은 나를 위한 것이지, 결코 남을 위한 게 아니다. 하지만 그게 또 남을 위한 거라고 본다. 그동안 앞에 나가서 ‘깐죽댄’ 많은 사람들 때문에 지금 우리가 편하게 살고 있다.”
대중예술인이지만, 문화 전사로서의 의지를 피력했다. 그는 무엇보다 교육 문제에 대해 분노했다.
“24시간 학원에 가야 하는 우리 젊은 학생들의 삶이 너무 비참하다. 그런데 한 교육공무원이 ‘어른이 일하다 죽는 경우는 있어도 학생들이 공부하다 죽는 경우는 없다’는 막말을 하고 있다. 그 사람 눈에는 학업에 대한 스트레스 때문에 아파트에서 뛰어내리는 청소년들이 보이지 않는단 말인가.”
그는 “청소년들이 말도 안 되는 싸움의 대열에 뛰어들어 인생을 낭비하게 하고 싶지 않다.”라는 말로 간단한 주제 강연을 마치고, 참석자들과 질의응답을 하는 것으로 강연회를 이끌었다. ‘대국민 고충처리반’의 신해철, 그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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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참석자들과의 일문일답.
Q) 교육 일선에 있는 현장 교사다. 중학교 3학년의 담임을 하고 있는데, 이들에게 조언을 해달라.
“충고할 입장은 아니지만, 어른이 항상 아이보다 우월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 우리 사회는 어른들이 아이들을 너무 얕잡아보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중3이면 사랑 때문에 난리치던 ‘로미오와 줄리엣’이고, ‘이몽룡과 성춘향’과 같은 나이다.
방송에서 청소년과 상담을 하다보면 요즘 대학생들이 너무 애 같다는 생각이 든다. 청소년과 비슷한 문화를 가지고 있고. 반면에 청소년들은 애늙은이가 돼 있다.(웃음) ‘공부만 하라’고 하니까 세상의 문제에 대해 관찰하고 해석하지 못한다. 고3 일 년 동안은 ‘죽었다’고 생각하라니, 아니, 무뇌아로 살길 바라는 것인가. 남이장군이 상투 틀고, 가장 노릇을 하던 때가 고3이다.
우리는 자신보다 나이가 어린 사람은 상대를 하려고 하지 않는다. 누군가와 만나면 먼저 나이부터 물어본다. 그래서 나이가 적으면 반말부터 한다. 외국 사람들은 이웃에 수십 년 살아도 그 사람 나이를 모른다. 선배가 후배보다 모든 부분이 더 뛰어날 수는 없다. 불치하문(不恥下問)이라고 했다. 아랫사람에게 묻는 걸 절대 부끄러워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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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이번 인터뷰집은 누가 먼저 제안한 건가?
“뮤지션은 음악을 통해 사람들하고 소통한다. 하지만 나도 음악인이기 전에 인간이다. 음악이 아닌 말이나 글을 통해서 세상과의 싸움이 필요하고, 소통도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내가 의도한 것이 전달되면서 오류를 낳고, 오해를 만든다. 그것이 편견으로 다가오고, 더 나아가 적대시하기까지 한다.
나는 이렇게 무한 증식하는 증오와 미움이 두려운 것이 아니라, 이런 루머와 본질을 왜곡하는 것에 대해 싸움을 통해 바로잡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 책은 그런 잘못을 교정하고, 또 왜곡된 진의를 확인하는 작업이었다. 문자로 확실하게 해둘 필요가 있었다. 하지만 이것조차도 압축하다 보면 왜곡될 수 있다.”
Q) 이 책의 목적은 무엇인가?
“<고스트네이션> 방송을 할 때 새벽 2시에 ‘방송을 듣고 있는 분들은 베란다에 나와서 불을 깜빡깜빡 해보자’는 제안을 했다. 그 방송을 듣는 사람이 나 혼자만이 아니라 주위에 있는 집들에서도 그 깜빡거리는 불빛을 보았을 때와 같은 기분이다. 같은 생각을 하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 누군가에게 용기와 긍정적인 그 무엇이 되길 원한다.”
Q) 현재의 대통령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집권 초반이니까 얘기하기가 섣부르다. 문화는 꽤 오랜 시간 관찰해야 한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상황을 보면 별로 기대하지 않는다. 전임 대통령도 내가 지지연설도 하고 했지만, 문화적 감수성은 많지 않은 사람이었다.”
Q) 기업 교육담당자다. 강사로 섭외하고 싶다.
“구라가 내 직업의 일부다. 뮤지션은 음악으로 승부하라고 하는데 음악으로 안 돼서 하는 거다.(일동 웃음) 거절하지 않는다. 나를 찾는 곳이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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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청소년들의 교육 문제와 관련해서 할 얘기가 많은 것 같다.
“우리나라의 인권 희생은 노동자, 농민, 매춘 종사자들뿐만이 아니다. 청소년도 엄청난 학대를 당하고 있다. 나도 딸이 하나 있는데, 이 문제에 대해서는 할 말이 참 많다. 도둑질도 해본 놈이 하고, 대우받고 존중받아본 사람이 자존심, 자긍심을 가진다. 긍지를 가지면서 어른으로 성장한 청소년들이 뇌물 받고, 나쁜 짓 하겠나, 절대 못 한다.”
그는 자주 언성을 높였다.
“인간이 개돼지도 아니고 공부를 못한다고 맞는다는 게 말이 되느냐?”
Q) 여성 보컬을 키운다고 들었다. 신해철은 다를 거라 생각했는데, 아쉽다.
“그간 자본을 끌어와 인디음악에 많이 투자했다. 여성 3인조 팀을 구성했는데, 어떤 음악인지, 어떤 형태인지 아직 모르고 많은 사람들이 비판한다. 우리나라는 댄스 음악이나 발라드 음악밖에 없다는 게 말이 되나. 여성 댄서 아니면 전부 언더그라운드 가수다. 외국에선 오버그라운드 장르의 뮤지션인데, 우리는 언더그라운드 가수다. 내가 운영하는 싸이렌엔터테인먼트는 오버그라운드와 언더그라운드의 가교 역할을 만들고 싶은데, 사실 어렵다.”
Q) 라디오 방송을 하는 목적은 어떤 것인가.
“목적은 없다. 내가 살아있다는 증거가 음악이고, 라디오 방송을 하는 것이다.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과 함께 전파를 통해 만나는 사이지만, 어떤 사람들보다도 더 의리 있는 관계다. 매스미디어를 통해 소통하고, 친구들의 얘기를 듣는다. 그것 자체가 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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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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