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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앙코르와트, 패키지보다 자유여행을 추천하는 이유

캄보디아에는 앙코르와트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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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인 앙코르와트가 있는 캄보디아 씨엠립에는 매년 400만 명에 육박하는 전세계 관광객이 몰려온다. 그중 한국인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덕분에 앙코르 유적지 캄보디아인 가이드는 물론 툭툭이(오토바이를 개조한 동남아 특유의 이동수단으로 경적을 울리면 ‘뚝뚝’ 소리가 난다) 운전기사도 “안녕하세요” “사진 찍어 줄까요?” “완전 싸요” 같은 한국말을 곧잘 한다.

전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캄보디아

캄보디아에 처음 방문하는 사람들은 세 번 놀란다. 유적지가 앙코르와트 하나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 앙코르 유적군을 관리하는 기관이 국가가 아니라 민간이라는 점, 그리고 캄보디아 국민 대다수가 처참할 정도로 가난하다는 사실이다. 얼핏 앙코르 유적군 입장료와 숙박, 숙식, 기념품 등으로 많은 수입을 얻을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대다수의 수입은 특정 기업 및 부패한 공무원들 호주머니 속으로 들어간다. 캄보디아는 전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이다. 1인당 국민소득이 300~400달러 수준(2012년 기준)이다. 한국의 2~5% 수준에 불과하다.

인천공항을 출발하여 약 5시간의 비행을 거쳐 씨엠립 국제공항에 도착하면 공항에서 캄보디아 비자를 즉석에서 발급 받을 수 있다. 비자 수수료는 20달러인데, 입국 심사시 담당자는 관광객과 눈도 마주치지 않고 마치 복화술처럼 아주 작은 목소리로 “원딸라~”라고 말한다. 머뭇거리며 가만히 있으면 이미 책상에 놓여져 있는 1달러 지폐를 손으로 가리키며 포기하지 않고 “원딸라~”를 강요한다. 이에 한국 관광객들의 항의가 끊이지 않자 캄보디아 주재 한국 영사관에서는 절대 그들에게 돈을 주지 말라고 공지한다. 한국 패키지 여행사 가이드들이 빨리 입국 절차를 밟기 위해 약간의 돈을 주던 관행이 굳어져서 한국인을 소위 ‘봉’으로 본다는 것이다. 돈을 주지 않아야 이런 행위도 근절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씨엠립에서 10년 가까이 맛사지 샵을 운영하는 한국인 여성은 “캄보디아 시골 사람들이 사는 모습을 보면 정말 눈물난다. 이 사람들 집에 가보면 화장실이 없다. 가난하기 때문이다. 화장실 만드는데 200~300달러 정도 비용이 드는데 그들 수입으로는 절대 불가능한 금액이다. 화장실이 없다보니 아무데서나 대소변을 본다. 대소변은 그대로 땅속 깊이 지하수로 스며든다. 그 지하수를 정제하지 않고 바로 마시고 몸을 씻는데 이용한다. 그러니 많은 사람들이 각종 질병에 걸리고 삶의 질도 나아지질 않는다. 보통 심각한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한국의 많은 봉사단체에서 각종 지원을 하고 있지만 일본과 달리 체계적이지 못한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한국인 자원봉사자는 교통이 접근 용이한 곳에 몰리는 실정이다. 대부분의 구호물품은 똔레 삽 호수 부근의 주민들에게만 돌아가고 있다. 대다수의 캄보디아 국민들은 이런 혜택조차 받지 못하고 세계에서 가장 열악한 환경 속에서 살고 있다. 반면에 한국과 달리 일본은 체계적이다. 그들은 주요 도로의 길을 닦고 정비하며 사회 기반 시설에 투자한다. 그래서 캄보디아인들은 일본인을 ‘최고’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다. 하지만 일본의 노림수는 따로 있다. 일본 수입차의 관세를 줄여서 조금 캄보디아 부자들에게 조금 더 팔 수 있게 머리를 쓴 것이다.


캄보디아에는 앙코르와트만 있다?

‘캄보디아=앙코르와트’라는 공식 때문인지 유적지가 앙코르와트 거대한 유적지 하나라고 잘못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앙코르와트는 앙코르 유적군 중 하나이다. 물론 가장 규모가 거대하고 역사적으로나 예술적으로 가치도 매우 크다. 앙코르와트 외에도 바이욘, 끄레 룹, 벵 밀리아 등이 유명하다. 이들 유적지는 눈으로 직접 보기 전에는 상상하기 힘든 압도적인 규모와 정교한 조각에 관광객들은 감탄을 연발한다. 앙코르 유적은 인류 역사가 남긴 대단한 보물이지만 남겨진 비문이 거의 없어 그 지역에 전해 내려오는 설화와 주변 국가의 역사서, 추측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인은 대부분 여행사 단체 패키지로 캄보디아에 방문하기 때문에 널리 알려진 앙코르와트와 주변 유적지, 똔레삽 호수 정도만 방문한다. 그리고 패키지 상품 특성상 여행사 수익을 남기기 위해 쇼핑을 강요하기도 한다. 여정을 끝내고 출국하는 날, 씨엠립 국제공항에 가면 단체로 상황버섯이나 고로쇠 물 같은 것을 들고 다니는 한국 여행객을 쉽게 볼 수 있는 이유다.

이에 반해 외국인, 특히 서양인들은 자유여행을 추구한다. 한국보다 비교적 넉넉한 여행 일정과 어릴 때부터 몸에 익은 여유로움이 한국인 눈에는 낯설기만 하다. 물론 그들도 앙코르와트와 바이욘 등 유명한 유적지를 방문한다. 하지만 이 두곳에 가면 서양인은 있고, 한국인 단체여행객은 없다. 앙코르와트 일출과 벵 밀리아이다. 새벽 5시에는 기상해서 움직여야 좋은 자리를 확보할 수 있는 앙코르와트 일출은 한국에서 보편화된 ’XX 10경’으로 꼽는다면 씨엠립 10경 중 단연 1위로 꼽을만하다. 어둠을 뚫고 앙코르와트 뒤로 서서히 떠오르는 붉은 태양은 연못에 반영되어 환상적인 풍경을 연출한다. 사진 찍는 기술이 별로 없어도 누구나 작품을 찍을 수 있을 정도이다. 하지만 워낙 이른 새벽부터 움직여야 볼 수 있는 터라, 대체로 한국인 단체 패키지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다.


최근 한국인 자유여행가들에게도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한 곳은 ‘벵 밀리아’이다. 씨엠립에서 약 70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벵 밀리아는 다른 유적지와 달리 복원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따라서 무너진 거대한 돌담과 그 사이를 비집고 우뚝 올라선 엄청난 두께와 높이의 열대나무를 무수히 볼 수 있다. 인적이 드문 오전에 가면 영화 <툼레이더>와 <인디애나존스>의 주인공이 된 기분으로 유적지 탐사를 할 수 있다. 씨엠립에서 워낙 먼 거리에 위치해서 보통 3박에서 4박 일정으로 여행을 오는 단체 여행객들에게는 다소 가기 힘든 코스이다. 씨엠립에서 벵 밀리아까지 툭툭이보다는 승용차를 타고 이동하는 게 좋다. 도로가 아직 완벽하게 닦이지 않았고 흙먼지도 많이 일어서 툭툭이를 타고 가면 그대로 뒤집어 쓰기 쉽상이다. 참고로 현지 한인 게스트하우스인 압사라 앙코르 게스트하우스에서 미리 예약하면 1인당 약 20~30달러 정도 비용으로 다녀올 수 있다.

패키지 여행을 가면 저녁에도 단체여행객을 위한 큰 규모의 식당 등으로 안내한다. 예약된 자리에 앉아 주는 음식을 먹고, 캄보디아 전통 춤을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반면 내가 원하는 메뉴와 공연, 맛사지를 받기는 어렵다. 밤 문화가 발달한 태국보다는 조금 볼품 없지만 씨엠립 시내에도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Pub Street와 Old Market, Night Market 등이 발달되어 있다. 물가는 캄보디아 다른 지역보다 다소 비싸지만 한국의 절반도 안되는 가격으로 각종 맛 좋은 음식과 주류를 즐길 수 있다. 생맥주는 1달러 내외이며, 칵테일과 모히토도 왠만해서는 3달러를 넘지 않는다. 망고주스는 대부분 식당에서 1달러인데 그 짙은 맛은 한국에 돌아와서도 잊혀지지 않을 정도이다. 몸의 피로를 푸는데 효과적인 전신 맛사지도 불과 5~15달러의 저렴한 가격으로 받을 수 있다.

모처럼 자유여행을 갔을 때에는 한국인 단체 관광객이 몰리는 곳은 가급적 피하는 편이 좋다. 유난히 한국인들이 많이 몰리는 ‘대박식당’은 1인당 5달러에 질 좋은 삼겹살과 푸짐한 밑반찬을 무제한으로 먹을 수 있다. 하지만 식당 밖에서 직원들이 고기를 구워서 가져오는 시스템이라 손님이 많을 경우 하염없이 굶주리며 기다려야 한다. 다른 현지 식당과 달리 캄보디아 직원들의 친절도도 다소 부족하게 느껴진다.

앙코르와트를 포함한 캄보디아 앙코르 유적군 여행은 짧은 일정일 경우 아무래도 여행사 단체 패키지가 수월할 수 있다. 하지만 자유여행의 만족도는 결코 따를 수 없다. 항공권부터 숙소, 유적지 탐방 코스 등 모든 일정을 직접 준비하면 ‘킬링필드’ 같은 캄보디아의 오랜 역사와 슬픈 근대사까지 공부할 수 있는 기회도 된다. 앙크로 유적지에서 현지 가이드를 섭외해서 친절한 설명을 들을 수도 있지만, 미리 책과 인터넷으로 공부를 해간다면 훨씬 효과적이다. 특히, 여행 일정의 초반에 시간을 빼서 ‘앙코르 국립 박물관’에 가길 추천한다. 캄보디아를 바라보는 관점 자체가 달라진다. 입장료는 12달러이지만, 게스트하우스 바우처를 이용하면 9달러에 가능하다.


캄보디아 자유여행을 준비한다면 가급적 4~5월은 피하는 편이 좋다. 낮 기온이 40도에 육박한다. 반면에 비수기라서 항공료와 숙박비가 꽤 저렴해지니 이때를 노리는 것도 좋다. 여행하기 가장 좋은 시기는 11~1월이지만 물가가 가장 비싸다. 항공편도 최소 3개월 전에는 구해야 한다. 일주일 정도의 일정으로 자유여행을 준비한다면 ‘2일 유적지 방문 - 1일 휴식 - 2일 유적지와 똔레 삽 호수 방문’을 추천한다. 가이드북에 소개된 숙소와 식당은 어느 정도 만족스러운 맛과 편안함, 가격 등을 보장하지만 그만큼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단점이 있다. 씨엠립의 캄보디아인들은 대체적으로 영어에 능숙해서 여행하기 편하다. 치안도 한국만큼 안전해서 여성 혼자서 밤에 다녀도 무리가 없다. 물론 인적이 드문 뒷골목은 건장한 남자라도 삼가는 게 현명하다.

많은 사람들이 일생에 한 번은 캄보디아에 꼭 가보라고 추천하지만, 필자의 의견은 조금 다르다. 최소 두 번은 가보길 바란다. 우리 인간의 잠재력이 얼마나 큰지, 그리고 자연에 비해 얼마나 연약한 존재인지 알 수 있는 곳이 바로 캄보디아 앙코르 유적지이다.


캄보디아 여행 준비물

* 창이 넓은 모자, 썬크림, 선글라스, 얇은 긴 팔과 긴 바지, 통풍 잘되는 운동화나 단화
* 미화 1~10달러 소액 지폐 (씨엠립에서는 캄보디아 현지 화폐보다 달러가 더 통용된다)
* 아이들에게 나눠줄 선물 (사탕, 볼펜, 노트, 작은 악기 등 추천하며 현금은 절대 비추)
* 캄보디아 여행 가이드 북과 메모장, 펜, 디지털카메라

추천 웹사이트

* 앙코르 국립 박물관 (Angkor National Museum) //angkornationalmuseum.com
* 태사랑 //www.thailove.net
* 압사라 앙코르 게스트하우스 //cafe.naver.com/apsaraangkor


캄보디아 추천 서적


앙코르와트 내비게이션

정숙영 글,사진,취재 | 그리고책

찬란한 문화유산을 품은 나라 캄보디아, 그 속에는 무한한 빛을 발하는 보석 같은 앙코르(Angkor) 유적이 있다. 상상을 초월하는 거대함과 섬세함을 동시에 보여주는 완벽한 건축물, 뜨겁고 순수한 햇빛이 주는 기적과 같은 일출과 일몰, 때 묻지 않은 캄보디아 사람들의 미소까지. 일생에 꼭 한 번은 만나보아야 할 신비의 유적 앙코르를 느끼자. 앙코르 유적을 향해 달려갈 당신을 위해 해박한 지식과 풍부한 감성으로 최고의 일정을 안내할 고품격 앙코르와트 내비게이션!





혼돈의 캄보디아, 불멸의 앙코르와트

이지상 저 | 북하우스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자신 있게 ‘여행기’라 말하는 이지상의 왕코르와트 여행기. 주섬주섬 끌어모은 정보와 지식을 뽐내기보다는 새내기 배낭여행자도 ‘공감’할 만한 글만을 써왔던 그가 이번에는 앙코르와트에 대해 붓을 들었다. 인문서라 할 만큼 경륜 있는 여행 전문가가 보여주는 따뜻한 세계관과 깊은 통찰력이 돋보인다.






앙코르 와트ㆍ월남 가다 (상)

김용옥 저 | 통나무

여행은 이탈이며 공포다. 그것은 모험이며 새로운 앎이다. 여행은 단순한 견문이 아닌 인식의 전환이다. 도올은 2004년 6월 26일부터 7월 3일까지 8일 동안 MBC 한국사상사 강의를 끝내고 우발적으로 떠난 여행이라 특별한 마음의 준비가 없었다. 그래서 그에게는 그만큼 거대한 충격과 발견이 있었다. 본서는 마르크 폴로이 견문록이나 이븐 바투타의 여행기에 견줄 만한 조선인의 문명탐험기로서 우리 역사인식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것이다. 해방 60년 을유년 원단에 던지는 도올의 화두는 아시아적 가치의 재발견이다. 한국은 아시아로 환생해야 한다는 것이다.




론리 플래닛 트래블 가이드 -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태국 북부

닉 레이 등저/이동진 등역 | 안그라픽스

13세기 태국 최초의 수도이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수코타이와 바로 그 뒤를 이어 400년간 태국의 수도로 번성한 아유타야 중 어디로 향하고 싶은가. 아이들과 함께하는 여행을 떠나 액티비티를 즐기고 싶은가, 국경지방을 둘러보며 다른 문화가 섞여 조화를 이루는 모습을 보고 싶은가, 사원과 역사를 찾고 탐구하는 문화 탐방을 하고 싶은가. 어떤 테마의 여행이든 이 모든 경험을 당신의 것으로 만들어 주기 위해 론리플래닛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태국 북부』 편은 여러분의 친절한 가이드 역할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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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최경진

지구에 춤을 추러 온 화성인입니다. 여행과 영화 감상을 좋아하며, 책을 사보는 것도 좋아합니다. 잘 읽지는 못하고 쌓아만 둡니다. 전세계를 돌아다니며 춤을 추는 게 삶의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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