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죽음을 선언하고 부활의 길을 제시하다
예술은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 서로 다른 이들을 연결하는 힘입니다.
글: 출판사 제공 사진: 출판사 제공
2025.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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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원앤제이 갤러리를 설립하고 한국의 재능 있는 작가들을 세계 무대에 알려온 저자 박원재는 이 책에서 ‘예술은 죽었다’고 선언한다. 2018년 세계 최고의 아트 페어인 아트 바젤에서 발루아즈 상을 수상한 유일한 아시아 갤러리를 이끈 그는 왜 예술이 죽었다고 말하는 것일까?

 

『예술은 죽었다』는 예술의 역사적 변화를 추적하고 자본주의와 기술이 예술을 어떻게 공허하게 만들었는지 분석한다. 단순히 철학적 논의에 그치지 않고 현대 작가들의 사례를 보여주며 예술이 삶으로 돌아올 수 있는 구체적인 길을 제시한다. 예술이 개인적 창작을 넘어 사회적 연결과 치유의 플랫폼이 될 수 있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발루즈아 상을 수상한 갤러리를 이끌고 미술 아카이브 플랫폼 ‘아티파이’와 위치 기반 전시 정보 앱 ‘아트가이드’를 운영하는 등 오랜 세월 예술계를 위해 일해온 작가님께서 ‘예술을 죽었다’고 선언하신 이유가 무엇일까요?

사실 표면적으로 보면 예술은 현재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한국 현대 미술 시장만 하더라도 역대 최고 매출을 기록한다고 발표되었고, 세계 무대에서도 수많은 아트 페어가 매달 몇 개씩 열리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1~2년간 국내외를 막론하고 오랜 역사를 자랑하며 큰 영향력을 미쳤던 많은 갤러리가 문을 닫고 있습니다. 저는 그 이유가 시장의 하락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지금 예술계가 향하고 있는 방향에 대한 희망의 부재에서 온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예술의 본질이 무엇인지 함께 성찰하는 시간을 갖기 바랐습니다.

 

그렇다면 예술은 누가 죽였나요? 무엇이 현대 예술을 죽음으로 이끈 것인가요?

이는 예술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삶의 많은 부분이 무너져 있죠. 어쨌든 예술은 늘 삶을 반영해 왔으니까 그 영향을 받게 됩니다. 무엇보다도 모든 가치가 돈으로 환원되는 지금의 시대정신과 결과만이 과정을 정당화한다고 믿는 사회의 기조가 우리의 삶 자체에 대한 순수한 노래여야 할 예술까지도 자본적 가치와 성패에만 관심 있는 결과주의에 집착하게 만든 것이 주요 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예술을 다시 살려야 할 가치가 있을까요? ‘예술이란 무엇인가’와 관련된 질문일 것 같습니다.

예술은 우리가 살리고 죽일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예술은 인류 최초의 표현 방법이었고, 예술을 하는 것은 인간의 본능입니다. 인간은 살면서 이해하지 못하는 것을 이해하기 위해 종교를 만들었고, 그 종교적 경험을 표현하기 위해 예술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예술을 전하기 위해 신화가 탄생했고, 그 신화가 축적되어 역사가 되었으며, 그 역사를 이해하기 위해 비로소 시작된 것이 철학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입장에서 예술의 삶과 죽음을 논하기보다는 예술이 우리 삶에 어떤 의미였는지 되새겨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합니다.

 

예술이 부활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반복되는 답변 같기는 합니다만, 예술이 무엇인지를 먼저 성찰해야 합니다. 예술은 단순히 장식품이나 투자 대상이 아니라 삶의 거울이자 인간의 경험을 담는 그릇이었습니다. 예술은 삶의 중심에 서 있을 때 가장 빛납니다. 예술은 다시 삶으로 돌아와야 합니다. 그리고 그 예술의 본질에 가까운 예술적 가치가 시장에서도 옹호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예술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잘 보여주는 예술가나 작품을 소개해 주신다면?

제 책에도 여러 작가와 작품을 소개하고 있으니 꼭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그중에서도 안토니 곰리, 아이웨이웨이, 마리나 아브라모비치 등의 작업을 보면, 그 작업들이 어떻게 개인의 성찰로 시작해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확인하실 수 있을 겁니다.

 

예술의 부활을 위해 작가님께서도 계속 노력하실 것 같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요?

제가 올해 20년간 운영해 온 원앤제이 갤러리를 닫을 수밖에 없었던 가장 큰 이유는, 예술의 본질적 가치가 세상에 공감되지 못한다면 내 갤러리와 일하고 있는 어느 한 작가를 프로모션한다는 것 자체가 무의미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저는 예술의 본질적 가치가 보다 많은 사람에게 공감받을 수 있는 일들을 찾아서 할 계획입니다.

 

예술을 사랑하고 즐기는 독자분들께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우리는 아마도 자본주의를 무시하고 살 수는 없겠죠. 또 이렇게 획일화된 세상에서 결과를 무시한 채 무언가를 한다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삶이란 돈이나 성공으로만 판단하기에는 그 가치가 너무 크다는 것입니다.

예술은 그 사실을 가장 명확하게 드러내는 언어라고 믿습니다. 예술을 통해 우리는 돈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감정과 관계, 그리고 의미를 다시 느낍니다. 그 경험이 우리의 삶을 조금 더 넓고, 조금 더 깊게 만들어줍니다.

이 책을 통해 독자분들이 그런 순간을 함께 느끼셨으면 합니다. 같아서 함께 사는 게 아니라, 진정 나다운 다름으로도 함께 살아갈 수 있다는 믿음 — 그 믿음을 예술을 통해 다시 확인하는 시간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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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은 죽었다

<박원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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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