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극단이 2025년 선택한 해외 초연작 <그의 어머니>가 오는 4월 무대에 오른다. <그의 어머니>는 영국 유명 극작가 에반 플레이시의 작품으로 2010년 초연 후 캐나다 극작가상, 영국 크로스 어워드 신작 희곡상을 수상했다.
에반 플레이시는 영국문학왕립학회 문학상, 영국 브라이언웨이 어워드, 영국작가조합 청소년극상, 독일 바덴뷔르템베르크 청소년연극상 등의 수상 경력에 빛나는 작가다. 특히 ‘감옥에서 태어난 아이들’, ‘섹스팅’, ‘트랜스젠더’ 등 비인격화된 상황 속 포착되는 도덕적 딜레마와 윤리적 대립을 그려내는데 탁월한 극작술로 작가의 희곡은 12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되어 세계 각지에서 공연되고 있다.
<그의 어머니>는 에반 플레이시의 장편 희곡 데뷔작으로 인간 본능의 직시와 사회적 존재로서의 가치 갈등을 첨예하게 대립시키는 동시에 인물의 치열한 심리적 묘사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작품은 강간 혐의로 선고받은 아들의 범죄 형량을 감량하려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감정적 억압과 폭발을 수차례 오가며 인간 본능에 대한 사색을 돋운다.
어머니라는 역할론의 외피, 무한한 모성애에 균열을 내고 드러난 인간 본성과 자기 보호 본능을 배우 김선영(브렌다 역)이 연기한다. 김선영은 캐릭터에 깊게 몰입하여 인물 그 자체가 되는 물아일체한 연기로 브라운관과 스크린의 대세 배우로 당당히 자리 잡으며 대종상영화제, 청룡영화상, 백상예술대상 등 굵직한 연기상 수상으로 뛰어난 연기력을 인정받아 왔다. 1995년 연극 <연극이 끝난 후에>로 데뷔한 김선영은 무대 연기에 있어서도 데뷔 30년 차의 노련한 배우다. 특히 직접 극단을 이끌고 연극 제작자로 나설 만큼 연극에 애정이 깊다. 제작자가 아닌 배우로서는 2018년 <낫심> 이후 7년 만에 연극 무대에 돌아온다.
좋아하는 배우를 답할 때면 항상 김선영을 빼놓지 않는 류주연이 <그의 어머니> 연출을 맡는다. 극단 산수유 대표로 인간 군상의 내면을 섬세하게 표현해 관객과의 공감대를 형성하는데 탁월한 감각을 지닌 류주연은 <경남 창녕군 길곡면>, <기묘여행>, <12인의 성난 사람들>, <1945> 등을 연출했다. 보편적이고 내밀한 감정 묘사와 층위들로 시대성을 명민하게 담아내며 제47회 동아연극상 신인연출상, 제4회 이데일리 문화대상 연극부문 최우수상, 제37회 영희연극상, 제24회 김상열연극상을 수상했다.
류주연 연출은 <그의 어머니>에 대해 “예상치 못한 극적 전개와 흐름이 의외성을 만들어 내는 흥미로운 작품이다. 무대 연출과 배우들의 들어찬 연기 밀도로 죄어오는 폐쇄성, 그리고 그 속에서 상승하는 인간의 부정적이고 불편한 감정들을 치밀하게 그려내고자 한다”라며 “궁지에 몰렸을 때 드러나는 한 사람, 어쩌면 우리 모두의 본능적인 모습을 흥미진진하게 관람하실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배우 최호재(매튜 역)와 최자운(제이슨 역)이 두 아들을 연기한다. 브렌다의 친구이자 변호사로서 갈등을 점화하는 로버트 역은 2025-2026년 국립극단 시즌단원이자 세련되고 군더더기 없는 단정한 연기력을 보유한 홍선우가 맡는다. 스크린과 무대를 오가며 활발한 연기 활동을 펼치고 있는 배우 김용준은 아버지 ‘스티븐’으로 분해 <그의 어머니>와 함께한다. 2024년 국립극단 시즌단원으로 관객들을 웃고 울리며 진정성을 담은 연기를 전해왔던 이다혜(제시카 역)와, 2025-2026년 국립극단 시즌단원이자 노련한 연기력으로 연극계의 사랑을 받는 김시영(테스 역)도 합류한다.
<그의 어머니>는 오는 4월 2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개막해 4월 19일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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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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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솔희
뮤지컬 전문 매체 <더뮤지컬> 기자. 좋아하는 건 무대 위의 작고 완벽한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