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컬렉팅 생활 - 작품 보관·관리
미술품을 수집하는 여정에서 함께하기로 큰마음 먹고 결정한 작품과 평생 잘 살아가는 것은 작품을 고르는 일보다 어려울지도 모릅니다. 특히 한국과 같이 사계절이 뚜렷하여 연간 기온과 습도의 편차가 큰 환경에서 작품 관리에 유의해야 할 사항은 무엇인지 지금부터 함께 살펴볼까요?
글ㆍ사진 아티피오(ARTiPIO)
2024.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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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미술품은 수십 년, 또는 평생을 함께하거나 또는 다음 세대까지 물려줄 수 있는 만큼, 애정 어린 관리와 관심이 필요하죠. 특히 한국과 같이 사계절이 뚜렷하여 연간 기온과 습도의 편차가 큰 환경에서는 작품 관리를 신경 써야 합니다. 꼭 유의해야 할 사항은 무엇인지 함께 살펴볼까요?


VOGUE KOREA 10월호 트로이 시반(Troye Sivan) 하우스, 글렌 바클리(Glenn Barkley)의 조각 작품, 

사이먼 디그루트(Simon Degroot)의 ‘Compound Legacy 1’ 작품, 넬(Nell) 작품, 카렌 블랙의 작품

작품핸들링은 조심 또 조심!

작품 설치는 미술품 운송 전문 업체의 아트핸들러에게 요청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직접 작품을 이동해야 할 때는 작품의 표면에 손이 닿지 않게 면장갑을 착용해야 합니다. 작품은 반드시 두 손으로 하나씩 조심히 옮기며, 캔버스가 손상되지 않도록 맨바닥에 직접적으로 닿게 하는 것을 피해야 합니다.


작품 상태체크 필수!

작품을 처음 개봉할 때는 손상 여부를 체크하고, 고해상도의 사진촬영을 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집안에서 작품이 훼손된 경우 작품을 구입한 갤러리에 도움을 요청하거나, 창작자인 작가에게 작품의 훼손 상태를 알려 조언을 구하는 등 최대한 빠른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훼손 범위에 따라 리터치가 가능한 경우도 있기 때문이죠. 

작고한 작가의 작품일 경우에는 복원 전문가에게 의뢰할 수도 있기에, 좌절할 필요는 없답니다. 이처럼 작품이 손상될 경우 빠른 대처를 위해 수시로 작품 상태를 확인하는 것은 필수겠죠?


(좌) 출처: kasten-storage.com 

(우) United States 'UOVO' ART SERVICES; ART Installation View, 사진: uovo.art

노출은 적당히!

미술품은 반복적인 외부의 물리적 노출을 줄이는 것이 좋은데요. 4개월 이상 장시간 같은 공간에 걸어 두기보다는 주기적으로 다른 작품으로 교체해 작품에게도 휴식을 주며 공간 분위기를 환기시키는 것이 좋습니다.


빛과 열에 민감해요!

작품 관리의 기본은 직사광선 노출을 피하는 것입니다. 미술품은 특히 빛과 열에 민감하기 때문인데요. 이때 작품을 비추는 조명은 200 Lux*이상으로 하되 너무 밝지 않게 하고, 조명으로부터 발생되는 열이 너무 높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형광등은 자외선 파장이 상대적으로 높은 반면, 할로겐 전구나 LED는 자외선이 없기 때문에 작품 보존에 더 안전한 편입니다. 

*Lux: 특정 면적 안에 닿는 빛의 정도. 일반 가정의 거실 기준: 100~200Lux


간격 유지 필수!

또한 작품과 조명 사이는 최소 1.5m 간격을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미술관이나 박물관을 방문했을 때 어두컴컴한 전시 분위기를 경험했다거나 사진촬영은 가능하지만 플래시는 금지하는 것을 보셨을 텐데요. 

최근에는 플래시가 작품 손상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주장도 있지만, 빛에 반복되어 노출될 경우, 작품의 표면이 변색될 수 있기에 빛 노출을 최대한 줄이는 게 좋습니다. 채광이 좋은 집에 작품을 걸고 싶다면 창문에 자외선차단 필터를 붙이는 방법도 고려해 볼 수 있겠죠?


계절에 따른 온·습도 유의! 

LUV contemporary art 작품 보관 안내서, 출처: LUV contemporary art

작품이 있는 곳에서는 쾌적한 환경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한데요. 공기 상태를 청정하게 유지하고, 적당한 온도인 섭씨16~22도, 상대습도 55~60%를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음이온이나 정전기를 이용한 공기청정기나 먼지 제거 장치는 작품에 손상을 끼칠 수 있으니 주의하고, 평상시 부드러운 솔로 먼지를 털어주는 것이 낫습니다. 

더불어 종이와 같이 민감한 재료일수록 온·습도에 민감하여 수축과 팽창을 반복하기 때문에, 습한 여름철, 건조한 겨울철에는 특히 유의가 필요합니다. 아크릴 물감, 유화도 그 두께가 두꺼울 경우, 온도 변화에 따라 갈라짐 현상이 있을 수 있으니 적당한 온·습도 관리는 중요합니다.


작품 보호를 위한 캔버스 틀&액자

알루미늄 캔버스 틀. 출처: 재인캔버스 

일반적으로 작품 캔버스의 골조를 이루는 틀은 나무로 짜여 있죠. 특히 한국에서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캔버스 틀인 스기나무는 뒤틀릴 수 있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교체하는 것이 좋은데요. 요즘 이러한 문제를 미연에 방지하고자 알루미늄 캔버스 틀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죠. 이는 비교적 가격이 비싼 만큼 지속력이 좋은 편입니다. 이외에도 캔버스 틀의 뒤틀림을 방지하고자 작품 앞면에 아크릴로 된 액자를 통해 보호하기도 합니다. 

물론 작가가 작품 제작 시 액자까지 고안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작품 구매할 때 공간의 분위기와 위치에 따라 액자를 제작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갤러리에서 작품에 어울리는 액자를 추천해 주거나, 표구사를 연결시켜 주는 경우도 있으니 걱정 마세요. 이외에도 공간에 변화를 줄 때 그에 맞게 교체하는 것도 좋겠죠?


LUV contemporary art, 부산국제화랑아트페어(BAMA),잭슨심(Jackson Shim) 작품 설치하는 모습, 

출처: LUV contemporary art Instagram

작품 보관은 이렇게!

장기간 미술품 보관할 때나 이동시에는 1차로 발포지로 포장 후, 박스에 넣어 2중으로 안전하게 포장하는 것이 좋습니다. 작품 보관박스는 그림 크기에 맞게 박스를 맞춤 제작해 주는 표구사에 의뢰하면 됩니다.

만약 소장품이 늘어나 작품을 보관할 곳이 없다면, 작품 보관 서비스를 이용할 것을 추천드립니다. 한국의 양대 옥션 하우스인 서울옥션과 케이옥션뿐 아니라 수장고 서비스를 운영하는 업체를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LUV contemporary art, 진택 작가 전시 전경, 출처: LUV contemporary art

이처럼 작품은 여러 물성으로 이루어져 있기에 시간이 흐름에 따라 조금씩 변할 수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죠. 당연히 작품 창작자도 오랫동안 작품이 유지될 수 있도록 재료와 견고한 제작 방식을 지속적으로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전문가가 아닌 일반 개인 소장자들은 온습도, 빛과 같이 기본적인 사항만 유의해도 보다 유익한 컬렉팅 생활이 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틈틈이 벽에 걸린 작품 상태를 살피고 돌보며 애정을 듬뿍 쏟아준다면 좋아하는 작품과 오래도록 함께 하게 될 것입니다.


*필자 | 임규향

임규향은 회화과 학부를 졸업하자마자 20대에 미술시장에 뛰어들어 삼청동에서 러브컨템포러리아트 갤러리를 운영하고있는 10년차 갤러리스트다. 다수의 국내외 동시대 작가를 소개하고 있으며 미술시장에서는 이례적으로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하여 최초로 유튜브 온라인 미술시장을 개척했으며, 저서로는 미술시장에 생생한 이야기를 담은 『Sold Out』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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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피오(ARTiPIO)

YES24의 자회사로 출범한 아티피오는 미술품 수집의 대중화를 위한 아트 커뮤니티입니다. 국내 다양한 예술 애호가들과 함께 아트 컬렉팅을 시작해 볼 수 있는 미술품 분할 소유 플랫폼과 관련 지식을 쌓을 수 있는 아카데미 프로그램을 제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