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PIO’s ART BOOK - 예술의 힘
예술이 지닌 치유의 기능을 철학적으로 분석한 알랭 드 보통의 『영혼의 미술관』, 그리고 그 힘을 외로워 보였던 한 작가의 인생에서 찾게 되는 이동섭의 『반 고흐 인생 수업: 지금 원하는 삶을 살고 있는가?』 를 소개해 드려요.
글ㆍ사진 아티피오(ARTiPIO)
2024.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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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센트 반 고흐의 작품을 직접 본 적이 있나요? 섬세하면서도 거친 그의 붓 자국들은 굉장히 입체적이어서 생동감이 고스란히 전해졌는데요. 이는 마치 흐른 세월이 무색하도록 터치 하나하나 살아 숨 쉬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사실 고흐의 그림은 여기저기서 쉽게 접하게 되어 미술사 공부와 상관없이 이미 친숙한 이미지였음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실제로 마주했을 때는 이전에 느껴보지 못했던 감정으로 색다른 경험을 하게 된 것이죠. 


Vincent van Gogh, L'Arlésienne, 1888

미술을 좋아하는 것은 확실한데, 막상 누가 무엇이 어떤 점 때문에 좋으냐고 물어보면, '잘은 몰라도 바라보는 게 좋아서'라는 단순한 대답을 할 수 있는데요. 미술 작품 속에 담긴 수많은 철학적, 사회적, 역사적 지식도 매력적이지만, 치유해 주는 힘 또한 어마어마합니다.


이번에 아티피오에서 소개하는 2가지 책은 왜 미술을 좋아할 수밖에 없는지 그 이유를 명확하게 설명해 줄 수 있을 것 같아요. 예술이 지닌 치유의 기능을 철학적으로 분석한 알랭 드 보통의 『영혼의 미술관』, 그리고 그 힘을 외로워 보였던 한 작가의 인생에서 찾게 되는 이동섭의 『반 고흐 인생 수업: 지금 원하는 삶을 살고 있는가?』 를 지금부터 소개해 드릴게요.



『영혼의 미술관』 

존 암스트롱, 알랭 드 보통 저 / 김한영 역 | 문학동네


“예술은 우리를 어떻게 치유하는가”  


베스트셀러 작가 ‘알랭 드 보통’의 이름은 익히 들어보셨죠? 알랭 드 보통은 현대를 살아가는 도시인의 일상과 감성을 섬세하게 관찰하여 에세이를 쓰는 작가로 널리 알려져 있답니다.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로 1993년 데뷔한 후 『철학의 위안』, 『슬픔이 주는 기쁨』, 『여행의 기술』,  『불안』 등으로 베스트셀러에 등극하며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작가’ 중 한 명으로 손꼽히는데요. 저자는 철학자이자 미술사가로 활동하고 있는 존 암스트롱과 함께 140여 점의 예술 작품을 엄선한 작품을 소개하며 예술의 치유적 기능에 관해 이야기합니다.  

알랭 드 보통은 크게 예술에 대한 방법론부터 사랑, 자연, 돈, 정치까지 예술과 연계해 풀어 설명하는데요. 예술에 대한 방법론에서는 예술의 기능과 예술의 핵심, 어떤 작품을 훌륭한 예술로 간주하는지 등 예술에 대한 기능, 해석, 창작, 연구, 전시 등 여러 방면에 이야기합니다. 

 

앙리 마티스(Henri Matisse, b.1869-1954), 춤(dance) 2, 1910. 출처: henrimatisse.org

특히 예술의 7가지의 주요 기능인 기억, 희망, 슬픔, 균형 회복, 자기 이해, 성장, 감상에 대해 이해를 도울 수 있도록 작품과 함께 구체적으로 소개하는데요. 예를 들어, 알랭 드 보통은 앙리 마티스의 ‘춤’ 작품을 보며 ‘희망’에 대해 이야기 합니다. 

바쁜 현대인들은 희망이 가득 찬 낙관적인 미래를 보기보다는 우울하고 비관적인 미래를 볼 때가 많죠. 하지만 알랭 드 보통은 낙천적으로 되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느냐에 따라 많은 결과들이 좌우되며, 희망은 성공의 중요한 요인이라고 합니다. 마티스의 그림에서 춤을 추는 사람들은 고민거리가 가득한 현실에서도 서로의 존재에 도움을 받으며 희망을 갖고 결속력 있는 모습처럼, 우리도 희망을 느낄 수 있다고 이야기 합니다. 


클로드 모네, The Water-Lily Pond, Oil on canvas, 88.3 x 93.1cm, 1899

저자는 예술의 방법론에 대한 이야기에 이어, 한 사람이 살아가며 인생에서 고단함을 줄 수 있는 큰 요인들인 사랑, 자연, 돈, 정치에 대해 예술의 치유 기능과 엮어 설명합니다.


저자는 인생의 고난을 겪으며 겪는 예술의 아름다움이 불필요한 것이 아니라, 고난을 통해 성숙해지며 아름다움에 대한 이해는 더욱 깊어지고, 인생의 의미를 보다 풍부하게 성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하죠. 


저자의 말을 따라가보면 결국 우리가 처한 상황에서 좌절하기보단, 극복할 수 있도록 낙천적인 힘을 일깨우고 삶의 원동력을 다시금 되새기는 도구로서 ‘예술’을 활용하라는 말 아닐까요? 알랭 드 보통이 들려주는 지친 일상 속 예술이 전하는 순 기능에 대해 다시금 성찰해보는 기회를 갖길 바랍니다. 



『반 고흐 인생 수업: 지금 원하는 삶을 살고 있는가?』 

이동섭 저 | 아트북스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서양 화가 중 한 명으로 손꼽히는 빈센트 반 고흐.


그의 인생은 일반적으로 외롭고 불행했던 것으로 묘사될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동섭 저자는 반 고흐의 인생에 자신의 청춘을 대입해 보면서 누구보다 행복한 삶이었다고 짚어봅니다.


'후기 인상주의'를 대표하는 미술 작가라는 수식어가 붙을 만큼 미술사의 거장으로 기록되어 있지만, 저자는 그 전에 우리가 모두 겪는 청춘의 과도기를 똑같이 보냈던 평범한 한 나그네로 바라보는 것이죠. 저자의 시점에서 그의 인생은 평범한 우리의 인생과 평행을 이룹니다. 이렇듯 일반적인 인생 고민들에 대한 조언을 반 고흐 인생에서 찾아본 시점 자체가 꽤나 흥미롭죠?


빈센트 반 고흐, 사이프러스와 밀밭(Wheat Field with Cypresses), 1889  

빈센트는 영혼을 바칠 직업을 찾고, 그 일에 온 인생을 걸었다.

사는 동안, 영혼을 바칠 일을 찾아서 하는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있을까?

최선을 다한 인간은 후회하지 않는다. 후회할 무엇이 남아 있지 않기 때문이다.

(『반 고흐 인생수업』 중 발췌)


연애, 결혼, 가족, 우정, 경제적, 정신적 자립, 행복 추구, 직업 고민 등 1900년대의 고흐의 고민 가득한 문제들은 사실 현대 사회를 살고 있는 우리의 고민과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비록 고흐는 단 한 번도 유명세를 얻지 못한 채 이른 나이 불꽃 같은 삶을 살고 떠났지만, 현재는 고흐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정도로 유명해졌는데요. 저자의 시선에 따라 짧디 짧은 인생이었지만, 그의 고민이 담긴 편지, 작품들을 통해 그의 이야기를 우리와 빗대어 볼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여러분의 고민에 대해서 반 고흐는 어떻게 대답해 줄지 궁금하다면 읽어보길 추천!


Vincent van Gogh, Self-Portrait, 1889. 
사진: National Gallery of 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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