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RTRAIT IN JAZZ>
빌 에반스 트리오 | 음반
빌 에반스 트리오의 첫 번째 앨범. 빌-스콧-폴의 인터플레이는 하나의 별자리이다. 길을 잃은 심정이 될 때마다 고개를 들어 확인하듯 듣는 명반. 주저하지 않는 젊음은 스스로 아름다움이 된다.
<시냇가>
생각의 여름 | 음반
시의 잠들어 있는 리듬을 잔잔히 흔들어 깨우는 음악-목소리. 감히 확언하건대, 이만큼 시에게 곁을 내주는 음악은 없었다. 하나부터 열까지 꼼꼼하게 챙긴, 안팎으로 귀한 작업, 뛰어난 재능이다. 더없이.
『밝은 방』
롤랑 바르트 저 | 동문선
명문과 미문으로 가득한 나의 경전. 그리움을 톺아보는 마음이 이처럼 우아할 수 있을까. 나에겐 세 권의 『밝은 방』이 있다. 두 권은 읽기 힘들게 너덜너덜해졌고 다른 한 권 또한 같은 모양이 되어가고 있다.
『그림자의 강』
리베카 솔닛 저/김현우 역 | 창비
사진가 머이브리지의 삶과 19세기의 발명이 시공간을 어떻게 변혁해 내는지 지금 여기에 무엇을 주고 앗아갔는지를 보여주는 책. 통찰이란 어떤 것인지 보여주는 뛰어난 에세이스트의 섬세한 문장 또한 감탄스럽다. 역작이란 이런 것.
『죽음의 자서전』
김혜순 저 | 문학실험실
더 무슨 말을 덧붙일 수 있을까. 한국어 시의 한 정점을 보여준다. 죽었다 깨어나는 과정을 통해 삶에 대한 다른 감각을 되돌려주는 놀라운 그야말로 놀라운 시집이다.
* 필자 | 유희경
1980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예술대학과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졸업했다. 2008년 조선일보 신춘문예로 데뷔, 시인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오늘 아침 단어』 『당신의 자리-나무로 자라는 방법』 『우리에게 잠시 신이었던』, 산문집 『반짝이는 밤의 낱말들』, 『세상 어딘가에 하나쯤』 등을 펴냈다. 시 동인 ‘작란’의 한 사람. 현대문학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
시인이고, 시집서점 ‘위트 앤 시니컬’의 서점지기이다. 시집을 펼쳐 잠시 어딘가로 다녀오는 사람들을 마중한다. 종종 서점에 머무는 독자들에게 머그에 커피를 담아 건네곤 한다. 종일 이 작은 서점 일의 즐거움에 대해 궁리한다.
유희경(시인)
1980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서울예술대학교와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졸업했다. 2007년 신작희곡페스티벌에 「별을 가두다」가, 2008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에 「티셔츠에 목을 넣을 때 생각한다」가 당선되며 극작가와 시인으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시집으로 『오늘 아침 단어』, 『우리에게 잠시 신이었던』이 있으며 현재 시집 서점 위트 앤 시니컬을 운영하고 있다. 시 동인 ‘작란’의 한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