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분당에서 학원을 열어 올해로 16년째 학원을 운영하고 있는 '분당강쌤' 강주희 원장은 개원 이후 모든 반이 100% 마감되며 한 해도 빠짐없이 365일 대기가 걸려 있는 학원으로 유명하다. 유튜브 채널 <분당강쌤>을 운영하며 첫 책 『스카이 버스』를 펴낸 강주희 원장은 "선행, 후행, 현행까지 완벽한 아이들이 고등학생만 되면 성적이 떨어지는 이유는 초등 6년간 쌓아야 했던 기본 지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입시를 알고 내 아이를 알면 대입에서 반드시 성공한다"고 책에서 밝힌다.
지난 2월 11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섬유센터에서 『스카이 버스』 출간 기념 강연회가 열렸다. 학부모 500여 명이 참여한 이 자리는 독자들의 질문이 끊이지 않으며, 어떤 강연회보다 열기가 뜨거웠다.
정보 격차를 해결하고 싶었다
수능 국어 만점자를 다수 탄생시킨 학원으로 유명하다. 어떻게 학원 강사가 되었나?
하나를 추가하자면, 우리 학원은 매해 빠짐없이 수능 영어 만점자를 배출했다. 분당 S고등학교 1등급 전원이 모두 우리 학원에서 나왔는데 저희의 자랑이기도 하다. 우리 학원은 국어, 수학, 논술, 컨설팅을 중심으로 진행한다. 원래 나는 학원을 할 마음이 없었고, 학원 강사가 내 적성에 맞는지 오래 고민했다. 대학생 때 꾸준히 과외 선생을 했지만 대입이 워낙 치열한 현장이라서 학원까지 낼 용기는 갖지 못했다. 그러다 친오빠의 1년 가까운 설득 끝에 학원을 열었다. 매일 치킨을 사주면서 "너의 길은 학원이야"라고 이야기했다.(웃음) 처음에 학원 이름을 '알통 국어 논술'이라고 하고 싶었는데 오빠가 "너 같으면 알통을 다니고 싶냐?"고 해서 포기했다. 현재 오빠는 학원에서 대입 논술과 컨설팅을 맡고 있다.
처음 학원을 열었을 때 광고를 전혀 하지 않았다고.
10년 정도는 광고를 아예 안 했다. 왜냐면 이 길이 내 길이 아니라고 하면 언제든 그만둘 생각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또 인천에 북카페를 열어보기도 했는데, 매년 학원에서 꾸준히 성과가 있었다. 한 해는 특별반이 40명이었는데 40명 전원이 서울에 있는 상위 7개 대학에 합격하면서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학생들이 끊임없이 등록하면서 강의실이 하나씩 늘기 시작했고, 지금은 국어 강사만 20명이 된다. 그렇게 학원 강사로서의 내 운명을 받아들이게 됐다.
인터넷 강의도 오래 전부터 열었다.
유튜브로 인기를 얻고 나서 인강을 만들었다는 소문이 있는데, 사실은 인강이 먼저다. 그런데 인강이 전혀 인기를 끌지 못했다.(웃음) 분당에서 나름 인지도가 있기 때문에 인강을 만들면 잘될 거라 생각했는데 오산이었다. 돈을 굉장히 많이 썼는데 인강은 잘 안 풀렸고 오히려 유튜브 채널이 인기를 얻게 됐다. 유튜브를 시작한 건 학부모님들이 힘들어 하는 정보 격차 때문이었다. 20년 가까이 현장에 있으면서 겪은 이야기들을 생생하게 알려 드리고자 하는 마음으로 유튜브를 시작하게 됐고 앞으로도 유튜브는 유료화 할 마음이 없다.
『스카이 버스』는 어떻게 쓰게 되었나?
이 또한 정보 격차를 해결하고 싶었다. 유튜브 <분당강쌤>이 다소 무겁고 어려운 내용이 많아, 지금처럼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채널이 될 거라고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이 책을 쓰면서 많이 생각한 건, 많이 팔리는 책보다는 단 한 분에게라도 진정한 도움이 되는 책, 실질적인 변화의 계기를 드렸으면 했다.
이 책의 목표는 무엇인가?
단순하다.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해 시간, 비용, 노력을 최대한 적게 들일 수 있는 공부 전략을 차근차근 알려드리는 일이다. 사교육을 비난하거나 사교육을 받지 말라는 것이 아니다. 단, 바람직한 교육이란 '사교육에 휘둘리는 것'이 아니라 '사교육을 활용하는 것'이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서는 대한민국 입시를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해는 정확하게 아는 힘에서부터 시작하기 때문에 이 책을 썼다.
다독보다 중요한 건 탐독
초등 학부모들이 자녀의 학습을 지원할 때, 꼭 염두에 둘 것은 무엇일까?
대입을 위한 공부를 시작한다면, 일단 대입을 알고 아이를 객관적으로 판단하고, 아이의 상황에 맞게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모든 답은 아이에게 있다. 지금 아이가 몇 학년이든 상관없다. 아이들은 고3 마지막 순간까지 계속 바뀐다. 내 아이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학원을 선택하고, 학습 교재를 선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선행을 어디까지 해야 하는지, 과연 해야 하는지가 고민인 부모들이 많다.
선행도 현행에 대한 이해가 충분할 때 의미가 있다. 제 학년 진도도 온전히 못했는데, 학년보다 빠른 진도를 다루는 건 논리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다. 종종 수학의 목표를 선행으로 착각하는 부모들이 많은데, 수학의 목표는 '수학'을 이해하고, 또 이해한 것을 바탕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있어야 한다. 선행의 핵심은 아이에게 맞는 진도를 찾고, 아이에게 맞는 교재를 선택하는 일이다. 난이도가 높은 문제집이 무조건 좋은 게 아니다. 아이가 수학을 많이 어려워한다면 아이에게 맞는 교재부터 찾는 게 중요하다.
독서 교육은 어떤 기준을 갖는 게 좋은가?
많은 부모들이 필독서 추천을 원한다. 하지만 입시 국어 전문 강사로서 절대 하지 않는 것 중 하나가 필독서 리스트를 만들고 읽도록 권하는 일이다. 독서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누구에게나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하지만 독서로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었던 건, 부모의 강요가 아니라 스스로의 필요에 의해 이뤄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는 대입을 위해 독서를 해야 한다는 주장에는 동의하지 않다. 대입과 독서는 상관관계가 있을 수 있지만 인과 관계는 아니라고 보기 때문이다.
수능을 잘 보기 위한 공부를 한다면 주요 과목 공부를 제대로 하는 것이 정답이다. 독서만이 문해력과 독해력을 높이는 유일한 방법은 아니다. 주요 과목 교과서를 제대로 읽고 이해하는 것이 더 좋은 방법이다. 부모가 초등 자녀에게 해줘야 할 것은 필독 리스트를 책상 앞에 붙이는 게 아니라 즐거운 독서 경험을 만들어주는 일이다. 그리고 '다독'보다 중요한 건 '탐독'이다. 한 권을 읽더라도 아이가 온전히 생각하며 이해하는지 살펴보길 바란다.
대입 논술을 잘 준비하려면 글쓰기 훈련은 필수일까?
사실 대입 논술은 글쓰기와 거의 상관이 없다. 지금 보여 드리는 것이 2023년도 연세대학교 논술 문제인데, 보면 아시겠지만 글을 아무리 잘 써도 영어를 해석하지 못하면 한 줄도 쓸 수가 없다. 이 문제의 경우 고등학교 1학년 통합사회에 기반한 문제인데, 답을 논리적으로 쓰는 것과는 크게 상관이 없다. 주요 과목을 서술형으로 시험 보는 것으로 생각하면 된다. 성공적인 대입의 필승 전략은 선행보다는 진학 과정의 구멍을 없애는 일이다. 이것이 정말 중요하다.
수시 전형을 생각하면 몇 가지 과목에만 집중해도 되지 않나?
수학, 영어를 열심히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어, 영어, 수학, 사회, 과학 등 다섯 과목을 균형 있게 잘해서 고등학교에 올라오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다. 이 다섯 과목을 다 고르게 잘하는 학생이 좋은 대학을 못 가는 건 한 번도 본적이 없다. 이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수학이나 영어는 굉장히 잘해도 다섯 과목을 고르게 잘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
초등학생의 공부 습관은 어떻게 만들어줘야 하나?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주변에서 창의력 수학을 시작한다고 하면 부모들은 대개 불안하다. 우리 아이도 시켜야 할 것 같아서. 하지만 단연 중요한 건 우리 아이의 수준을 보았을 때, 이 수업을 따라갈 수 있느냐 아니냐이다. 초등학교 저학년의 경우에는 하루 1시간 공부하는 것이 정말 어려운 일이다. 10분이라도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고 그것을 해내면 칭찬을 해주고, 10분이 익숙해지면 5분씩 늘리면 된다. 애초에 공부 습관으로 초점을 맞추지 말고 생활 습관으로 맞추는 게 좋다.
초등학교 6학년 아이를 키우고 있다. 학원을 어느 정도 보내야 할지 판단이 서지 않는다.
일단 학원은 아이가 원하면 당연히 보내도 된다. 이게 아이에게도 좋은 경험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억지로 밀어 넣으면 문제가 될 수 있다. 아이가 적극적인 편이라면 학원을 보내도 좋지만 중요한 건 아이와 꾸준히 대화를 하는 일이다. 왜냐면 아이가 나중에 커서 말하길 "엄마가 안 시켜줘서 못했다"고 탓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아쉬움이 남지 않도록 본인이 원하는 바가 있다면 같이 해주셔도 좋다.
문해력을 키우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사회 교과서로 준비하는 것이 가장 좋다. 사회 수업도 잡고 문해력도 해결할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하나하나 정확하게 이해하고 넘어가는 과정을 밟는 것이다. 읽는 힘이 부족한 아이들은 처음에 너무 무리하게 진행하면 모든 내용을 파악하기 어렵다. 10분이든 20분이든 꾸준하게 하고 현재 학교에서 나가고 있는 진도에 맞추는 것이 좋다. 또, 학교 교과서 옆에 읽기 문제, 학습 활동 같은 것이 소개돼 있다. 모범 답안을 아이랑 같이 직접 공부하면 좋다. 아이에게 스스로 답해보라고 하면 어려워한다. 문제를 충실하게 설명해주고 한 단원이 끝날 때마다 모범 답안으로 아이와 같이 공부하면 가장 좋다.
책 서두에 '평범한 공부머리를 가진 아이들을 위해 썼다'고 밝혔다.
물론이다. 알아서 잘하는 상위 1% 아이들을 위한 책이 아니다. 방법은 잘 모르지만 그럼에도 학생 된 본분으로 열심히 정진하려는 아이들이 첫 좌절을 스무 살도 되기 전에 겪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분당강쌤 '서울대 한 트럭 보낸 고등쌤의 조언' 영상으로 단숨에 17만 초등맘을 사로잡은 유튜브 <분당강쌤>. 유튜브 채널에는 한 명의 강쌤만 등장하나 원래 이 채널의 주인인 강쌤은 두 명이다. 학구열 높기도 익히 알려진 대치동, 분당 지역에서 20년째 활약 중인 입시 전문 강사이자 수능 국어, 대입 논술, 대입 수학 3개의 학원을 운영하고 있는 이들은 친남매지간으로 각각 대학 입시와 대입 국어를 담당하고 있다. 그들의 강의는 입소문만으로 15년 연속 마감은 물론, 매년 수능 국어 만점자를 배출하고 있으며 입시에 대한 높은 이해와 학생 개개인에 맞춘 학습 전략으로 수많은 학생을 상위권 대학에 입학시키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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