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민 : 지금까지 만나본 팀장에게 만족하셨나요?
김상훈 : 다행히 좋은 리더들을 많이 만났던 것 같아요.
이혜민 : 내가 팀장이 된다면 어떤 팀장이 되고 싶다, 아니면 저런 팀장은 되고 싶지 않다, 라고 생각해 보신 적 있나요?
김상훈 : 좋은 리더들을 보면서 저렇게 되고 싶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런 분들의 공통점은 책임감 있고 회피하지 않고, 책임이나 일을 떠넘기지 않는 사람들이란 거죠. 무엇보다 활발한 의사소통 시스템으로 조직 내 커뮤니케이션을 중시하는 리더가 좋았고요. 그리고 드물지만 동기 부여를 시켜주고 나아가 팀원의 성장까지 고민해 주는 리더들도 있었어요. 물론 반대인 사람도 있고요. 오늘 산책길도 관련되어 있나요?
이혜민 : 오늘 산책길은 '요즘 (좋은) 팀장은 이렇게 합니다.'예요. 좋은 팀장 되는 법에 대해 이야기할 거예요. 이 방송을 들으시는 분들 연령대가 요즘사 채널보다는 높은 걸로 알고 있는데, 그래서 아마 팀장이든 중간 관리자든 어떤 조직을 이끄는 경험을 해보셨거나 하게 된 경우가 있을 것 같아요. 오늘의 지도로 2020년의 한 기사를 가져와 봤어요. <직장인 55% "팀장에 불만...커뮤니케이션, 매너 부족">이라는 제목의 기사인데요. "전체 응답자 가운데 54.8%가 팀장에 대해 불만족스럽다고 답했으며, 만족하지 못하는 이유(복수 응답)로 '커뮤니케이션 능력 부족(34.4%)'을 가장 많이 꼽았다."고 해요.
김상훈 : 오늘의 산 책은 어떤 책인가요?
이혜민 : 『내 일로 건너가는 법』이라는 책이에요. 책읽아웃을 듣는 분들이라면 모두 아실 김민철 작가의 최근작인데요. 제목에서도 아시다시피 일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에요. 이 책의 리뷰를 보면 이런 이야기가 많았어요.
"든든한 사수를 만난 것 같다. 선배를 만난 것 같다. 나도 이런 팀장이 있는 팀에서 일하고 싶다."
그렇다고 어떤 비법서 같은 책은 아니고요. 프롤로그로 설명을 대신해 봅니다.
"이 책은 대단한 성공을 이루는 법에 대해서 말하는 책은 아니다. 회사에서의 내 일로 매일 건너가고, 혼자만의 일을 하며 내일로 건너가기 위해 애쓰는 한 사람의 분투기로 보는 것이 정확할 것이다. '회사에서의 나'와 '작가로서의 나'를 동시에 키우기 위해 내가 알아낸 노하우들이 누군가의 매일에 도움이 된다면 더없이 기쁠 것 같다. 적어도 나는 이렇게 나를 키우며 내일로 건너가고 있다."
김상훈 : 익히 아는 분이지만 김민철 작가에 대해서 좀 더 이야기해 주실 수 있을까요?
이혜민 : 여러 권의 에세이를 쓴 작가로도 알려져 있지만, 본업은 광고회사 'TBWA'에서 18년째 일하고 있는 프로 직장인이죠. 한때는 매일 퇴사를 부르짖던 막내 카피라이터였지만, 지금은 7년 넘게 한 팀을 이끌고 있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성장해 일하고 있어요. 여전히 퇴근 후에는 글을 쓰고 작가로서의 자아도 키우고 있고요.
김상훈 : 이번 책에서는 어떤 이야기를 하고 계신가요?
이혜민 : 말씀드렸듯, 지금 김민철 작가님은 팀장으로 일하고 있잖아요, 그런데 첫 파트 제목이 「팀장으로 이직했습니다」예요. 팀원일 때와 팀장이 되었을 때가 그만큼 너무 달랐다는 뜻이에요. 평소 일하는 내내 퇴사를 입에 달고 살던 사람으로서 팀장으로 처음 발령 받고서 걱정을 했겠죠. 내가 팀장을 할 수 있을까, 좋은 팀장을 할 수 있을까 등등. 그런데 어차피 그만둘 생각이니까 일단 해보고, 아니면 그만두자는 생각으로 팀장 역할을 덜컥 받습니다. 그리고 일을 시작하는데, 가장 당황스러웠던 게 뭐였을까요?
바로 팀장 역할이 적성에 잘 맞는다는 사실이었어요. 지금까지 카피라이터로 일했기 때문에 늘 반짝거리는 카피를 써야 하고, 아이디어를 내야 한다는 압박이 있었겠죠. 그걸 좋아하고 잘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사실 김민철 작가님은 그 일을 썩 좋아하진 않았대요. 내 일이니까 열심히 노력하고 잘 해 오기도 했지만, 스스로 카피라이터로 태어난 사람은 아니라고 느꼈나봐요. 대신 자기가 잘한다고 생각하는 일은 정리하고 앞에 나서서 발표하는 일이었다고 해요. 회의 때마다 다양한 아이디어가 쏟아져 나오는데, 그 속에서 길을 찾고 정리하는 일. 그리고 팀원들이 애쓴 결과물을 광고주 앞에서 잘 설명하는 일. 결국, 이게 팀장이 하는 일이었던 거죠. 드디어 내가 정말 좋아하고 잘하는 일만 하게 됐구나, 라고 생각했대요. 이직이라는 게 그렇잖아요. 해야하는 일도 달라지고, 발휘할 능력도, 나에게 기대하는 역할도 달라지는 게 이직인데, 팀장이 됐더니 딱 그랬다는 거죠. 분명 같은 회사에 있는 건데 마치 다른 회사를 다니는 기분이었대요.
김상훈 : 팀장이 적성에 맞는다니 완벽한 팀장이었을 것 같아요.
이혜민 : 하지만 어김없이 김민철 작가님에게도 시련이 찾아옵니다. 팀장 역할이 그렇게 만만하지 않다는 걸 점점 알게 된 거죠. 책임감도 크고, 여러 사람들이 나만 바라보고 있으니 자책하게 되는 일도 많아지고 그랬겠죠. 그 스트레스가 얼마나 컸는지, 원래 불면증이 없는 사람이었는데 팀장이 되고 새벽 세 시면 깨곤 했대요. 자꾸 일 얘기를 되뇌게 되고요. 주변에 팀장이 된 다른 친구들도 비슷한 증상을 겪었다는 이야기를 들어요. 번아웃은 기본이고 공황 장애를 겪는 사람, 갑자기 귀가 안 들리는 증상이 생겼다는 사람 등이요. 그러면서 덜컥 무서워진 거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팀장 일도 잘 해보고 싶었던 김민철 작가님은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그렇다면 이제 고민은 다음 챕터로 넘겨졌다. 나는 어떤 팀장이 되어야 할까? 글쎄. 나는 내 방식대로 팀장이 되기로 했다. 나의 원칙에 부합하는 팀장이 되기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90년생이 온다』라는 책도 있지만, 팀장의 영역에서라면 '80년생 팀장이 온다'라고 내가 외쳐야 할 것 같았다. 이전 세대의 팀장들과는 다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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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철 주중에는 광고 회사 TBWA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일하고, 주말에는 글을 쓰며 작가로 활동 중이다. 18년간 SK텔레콤, 네이버, LG전자, 일룸, SK에코플랜트 등의 광고 캠페인을 담당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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