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성범죄와 관련한 사건들이 멈추지 않고 잇따라 보도되고 있다. 무엇보다 아동, 청소년의 피해 사례가 날이 갈수록 많아지고 그 피해 양상도 점점 더 심각해지는 추세다. 이에 따라 양육자들의 불안감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이런 탓에 양육자들이 성교육의 중요성은 알지만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모르는 게 현실이다. 우리 아이 성교육, 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 양육자가 어떤 것을 공부해야 하는지, 가정 성교육이란 무엇인지, 제대로 알아야 할 성 지식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본격적으로 담아낸 『알성달성 우리 아이 성교육』을 활용해 본격적으로 가정 성교육을 시작해 보자.
성교육 골든타임이 5세 전후라고 하셨는데, 전문가에게 수업을 듣게 하는 게 좋을까요? 아이가 아직 어려서 강의를 듣기에는 어려울 것 같아서요.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에는 아이 교육보다 양육자 교육이 훨씬 더 중요합니다. 아이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교육을 듣거나 집에서 성교육 동화책이나 그림책으로 설명해 주는 것만으로도 괜찮습니다. 그러나 양육자는 아이 성교육을 위해 책도 보고 전문가 교육에도 참여해서 기본적인 준비를 해두세요. 그래야 아이가 일상에서 하는 질문에 당황하지 않고 대답해 줄 수 있거든요. 유아기에는 아이가 궁금해할 때마다 잘 대답해 주고, 경계선을 지키는 아이가 될 수 있도록 일상에서 나누는 대화로 성교육이 가능한 시기입니다. 그렇게 일상에서 성교육을 하려면 양육자님들이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겠지요. 그래서 아이보다 양육자 교육이 더 중요하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아이가 자꾸 성기를 만지는데, 알면서도 모른 척해야 하는지, 말려야 하는지 헷갈려요.
유아라면 그럴 수 있습니다. 아이가 성기를 만지는 것은 자연스럽게 자신의 몸을 탐색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다만, 혹시 불편한 곳이 있어서 그러는 건지 체크는 하셔야 돼요. 아이가 생식기를 만질 때는 혹시 가렵거나 따가운지, 불편하지 물어보시고 그렇지 않다고 하면 그 다음부터는 딱히 반응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반응하지 않는다면 어느 시기에만 잠깐 그러고 차츰 하지 않을 수 있어요. 이때 아이가 생식기를 만질 때마다 물어보거나 혼내는 것과 같은 반응을 한다면 아이는 그 행동에 점점 더 집착하거나 숨어서 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꼭 체크해 봐야 하는 경우가 있기는 한데요. 아이가 갑자기 생식기를 많이 만지고 잘 놀라거나 짜증이 심해졌다면, 혹시 성폭력에 노출되지는 않았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또, 아이가 생식기를 만지는 행동을 넘어서 유아 자위를 6개월 이상 지속하고 점점 더 잦아진다면, 혹시 아이가 심리적으로 불편한 부분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전문가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요즘 애들이 월경을 빨리 해서 걱정이에요. 초경 미루는 주사를 맞혀도 괜찮을까요?
성조숙증은 심리적 미성숙과 상충되는 부적절한 초기 생물학적 성숙의 문제를 야기합니다. 또한, 치료하지 않은 성조숙증의 경우에서는 최종 키에서 현저히 차이가 납니다. 키 감소는 남자아이와 여자아이에서 각각 20cm와 12cm 정도로 계산되는데, 초기 또는 성숙한 사춘기 이후의 심리 사회적 결과를 평가한 연구는 거의 없지만, 스웨덴의 한 장기 연구에서는 성조숙증이 있는 청소년기에 더 많은 반사회적 행동을 보이고 이런 아이들이 성장했을 때의 성인기에 더 낮은 학업 성취도를 보고했습니다. 따라서 초경을 평균 나이보다 빨리 할까 봐 걱정이시라면 맞추셔도 큰 문제는 없습니다. 성조숙증 검사를 해 보시고 혹여 성조숙증 가능성이 있다면 초경 미루는 주사를 맞게 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가다실 주사를 몇 살 때 맞히는 게 가장 적절할까요?
가다실 주사는 남녀 모두 만 9-45세 사이에 맞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이상적으로는 허가된 나이 안에서, 첫 성경험이 있기 전 접종하는 것이 가장 좋으며 특히, 만 14세 이전에는 3회가 아닌 2회 접종만 해도 되니 빨리 맞는 것이 이득입니다. 접종 받기 전 HPV 감염 여부를 확인해야 하지 않은지 궁금해하시는 분이 많은데, 가다실 접종 전 HPV 검사는 필수가 아니며 검사 결과 HPV 감염이 확인된다 하더라도 접종을 하여야 합니다. 성관계를 통해 감염되는 바이러스이므로, 꼭 남녀 모두 접종을 권하며 접종을 완료했다 하더라도 콘돔 사용은 잊지 마세요.
식당에 가면 아이가 소란스럽게 굴까봐 좋지 않은 걸 알지만 태블릿PC로 종종 유튜브를 틀어주곤 합니다. 혹시 이런 공공장소에서 아이 집중을 다른 데 돌릴 만한 다른 좋은 방법이 없을까요?
아이들이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는 것을 피할 수 없다면 건강하고 올바르게 사용하도록 지도하는 게 중요한데요. 식당에서 아이들을 조용하도록 하기 위해 사용하는 것이 반복된다면 아이들은 디지털 기기가 없는 경우 더 심하게 소란스럽게 굴 수도 있겠지요. 공공장소에서도 아이들과 대화를 많이 해주세요. 식당에 갔을 때 음식에 대해서, 또 일상에 대해 대화하고 아이가 다른 것에 한눈팔기보다 양육자와의 대화에 집중할 수 있는 관계와 평소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렇게 되려면 집에서도 양육자와의 대화가 아이에게 재미있게 느껴져야겠지요.
성별이 다른 친구와 스킨십이나 함께 재우기 등을 언제부터 분리 및 제지하는 게 좋을까요? 아이가 어려서 괜찮을 것 같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신경 쓰여요.
4~5세부터 경계를 세워 주는 교육이 필요합니다. 친구와의 스킨십이나 옷차림, 화장실 사용, 잠자기 등에 대해 아무리 가까운 사람이라도 함부로 하면 안 된다는 것을 서서히 알려 주는 것이 좋아요. 그 교육이 효과를 보려면 가족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세상에서 제일 가까운 가족도 서로를 함부로 만지거나 옷을 벗고 돌아다니면 안 된다는 것을 일상에서 알려 주고, 이것은 미워서가 아니라 아껴 주는 것이라는 것을 느끼도록 해야 합니다. 이런 훈련이 되어야 우리 아이도 타인이 자신의 경계를 침범했다는 것을 빨리 알아차리고 도움을 요청할 수 있거든요. 그리고 스킨십이나 심한 장난은 성별 상관없이 모두에게 함부로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려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성교육 전문가로서 양육자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이 있을까요?
양육자가 모든 것을 다 잘할 수는 없습니다. 특히 성교육은 양육자도 살면서 제대로 배운 적이 없고, 가정이라는 곳에서 양육자가 아이에게 하는 교육은 더더욱 경험이 없기 때문에 막막하고 부담스러운 게 당연합니다. 뭔가를 가르쳐 줘야 한다는 부담을 버리고 아이와 함께 공부해 나간다고 생각해 보세요. 그리고 어려울 땐 전문가에게 도움을 요청하세요. 아이의 학년이 올라가면 학업을 위해 학원을 보내잖아요. 성교육도 그래야 해요. 완벽한 양육자는 오히려 아이를 망친다고 하지요. 그러니 양육자가 성교육을 다해줘야 한다는 부담감부터 내려놓으세요. 그리고 전문가와 함께 아이 성교육을 해 보자는 생각으로 책, 교육도 들으시고 조금씩 시작해 보시기 바랍니다.
*김민영 성교육·성상담·성치료 전문가. 전 연령을 대상으로 성교육을 진행하고 있으며, 특히 교사, 상담사, 청소년 지도사와 같은 전문가 교육과 양육자 교육을 주로 진행하고 있다. '성교육을 통해 인성을 만든다'는 교육관으로 성교육의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다. *정선화 산부인과 전문의. 젊은 세대의 성 문제와 의식에 대해 관심을 갖고 산부인과 의사로서 도움이 되는 삶을 살고자 노력하고 있다. *윤동희 비뇨기과 전문의. 고려대학교 의과대학과 동 대학원을 졸업, 고려대학교병원에서 비뇨기과 전문의 과정을 밟고 임상교수로 재직했다. '바른생각'의 '알성달성 클래스 라이브'와 '섹퍼런스 2020 어섹한 우리집'에서 각각 양육자와 20대를 대상으로 성교육을 진행했다. |
추천기사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