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해야 제때 말문이 터지게 할 수 있을까요?”, “다 알아듣는 것 같은데 또래처럼 말하지 못해요.”, “장난감은 금세 싫증 내고 놀아달라고만 하는데 어떻게 놀아줘야 할지 막막해요.”, “저도 아이와 잘 놀아주고 싶은데 금방 지쳐요.”
우리 아이 말문을 제때 터지게 하고 싶은 부모, 말이 늦은 아이를 키우는 부모, 아이와 잘 놀아주고 싶은데 방법을 모르는 부모를 위한 책이 출간되었다. 언어재활사 이상은 원장은 『하루 15분 골든타임 언어놀이』에서 임상경험을 바탕으로 고안한 차별된 언어촉진법인 ‘AMOR’를 제시하며 놀이가 특별한 이벤트가 아닌 ‘일상적인 일’ 즉, 루틴이 될 수 있도록 돕고자 한다.
약력을 보니 영유아의 언어치료에 대해 남다른 사명감을 갖고 계신 것 같아요. 어떻게 언어재활사로 일하게 되셨고 어떤 일을 하고 계신지요?
석사 공부를 마친 후 대학병원 신경과, 재활의학과에서 일하면서 훌륭하신 교수님, 선생님들께 배우며 우리의 모든 행동과 생각, 언어를 컨트롤하는 ‘뇌’에 관심 갖게 되었어요. 생후 5년은 아이의 뇌 발달이 가장 활발히 이루어지는 시기입니다. 또한 우리 아이들의 말/언어는 물론 전반적인 발달을 좌우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발달적 취약성을 가지고 있는 친구들이 시기를 놓치지 않고 잘 성장할 수 있도록 부모님과 선생님들을 교육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부모가 되면서 그 신념이 더욱 확고해졌고요. 그래서 학교, 기관,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언어발달, 언어촉진과 관련한 강의를 하고 있고 더 많은 분들께 소개하고자 이 책을 내게 되었어요.
선생님 유튜브를 보니 댓글에 가장 많은 질문이 “우리 아이 말이 늦은 걸까요?”라는 질문이었어요. ‘말이 느린 아이’의 기준이 있나요? 선생님은 그 아이들을 어떻게 도와주고 계시나요?
아이의 발달은 마구잡이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순차적으로 이루어집니다. 언어발달 역시 마찬가지로 발달적 시기에 따라 나타나는 말/언어적 특성이 있는데 그 기준에 미치지 못하거나, 또래에 비하여 6개월 이상 느리다고 판단될 때 말/언어적 지연이 있다고 판단합니다. 말/언어 지연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라도 아이마다 원인과 특성이 다르므로 개별적인 특수성에 맞추어 치료 수업이 진행됩니다. 그럼에도 공통적으로 포함시키는 요소는 ‘놀이’입니다. 놀이와 언어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기 때문에 발달 수준에 맞게 놀이를 진행하며 아이가 할 수 있는 수준에서 시작해 서서히 할 수 있는 범위를 늘릴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습니다.
『하루 15분 골든타임 언어놀이』는 부모와의 상호작용에 초점을 맞춘 놀이법, ‘AMOR’를 소개하고 있는데요. 외우기도 쉽고 따라 하기도 쉬운 놀이법 같아요. 간단히 소개해주세요.
치료 현장에서 아이 발달을 위해서, 언어촉진을 위해서 아이와 어떻게 놀아주어야 하는지 고민하는 부모님들을 많이 만났어요. 그분들께 도움을 드리고자 고안한 놀이 틀입니다. 부모와 아이가 함께 활동에 집중하고(attention), 아이에게 적절한 모델을 보여주거나 반응을 만들어주고(Modeling/Making a response), 실제로 아이가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고(Opportunity), 아이의 행동에 적극적으로 반응해주는 것(Responsive action) 이 네 가지 기법의 앞 글자를 딴 것이지요. 스페인어로 AMOR가 사랑이라는 뜻이라서 아이와 ‘사랑’으로 놀아주시라는 의미도 있어요.
어른들이 가장 많이 하시는 말씀 중에 ‘때 되면 알아서 한다’라는 이야기도 있잖아요? 0~48개월 시기가 아이의 성장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하셨는데 좀 유별나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계실 것 같아요. 이 시기에 부모와의 상호작용이나 언어자극이 왜 중요한지 궁금해요.
우리는 신이 아니기에 아이가 어떤 취약성을 가지고 있는지, 어떻게 커나갈지 알 수 없습니다. 그렇기에 뇌가 가장 활발하게 발전한다고 알려진 이 골든타임에 적극적인 자극을 주어 혹시 모를 위험성에 대비하고 더 잘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시기에 주는 부모의 적극적인 자극이 아이에게는 평생을 좌우할 만한 이벤트가 될 수도 있으니까요.
‘AMOR 놀이법’ 외에 이 책의 장점을 더 설명해주신다면요?
잘 발달하고 있는 아이는 어떻게 다음 단계로 이끌어줄 것인지, 좀 느린 걸음의 친구들은 어떻게 또래 수준으로 이끌어줄 수 있는지 담았습니다. 더불어 발달시기별 놀이법에는 부모와 아이가 친숙하게 접할 수 있는 다양한 사물, 장난감들로 어떻게 자연스럽게 가정에서 놀아줄 수 있는지 제시했습니다. 아이가 놀아달라고 하면 방법을 몰라 막막한 부모님들 많으실 거예요. 그런 부모 분들께도 알찬 팁을 드립니다.
오랜 시간 언어재활사로 일하시면서 만난 부모와 아이 중 기억에 남는 사례를 소개해주신다면요?
만나는 모든 친구가 귀하고 소중하지만 아무래도 아픈 손가락 같았던 친구가 많이 생각 나요.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말하는 것이 어려운 친구가 있었는데, 학대당한 경험까지 있어 엄마 외에는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는 아이였어요. 안아주고 만져주며 정성을 다해 수업했는데 그러던 어느 날 저에게 ‘엄마’ 하고 툭 말을 건넸어요. 어머니와 저 모두 큰 감동을 받았던 날이지요. 그 후로 조금씩 더 표현해주었는데 멀리 이사를 가게 되어 헤어졌어요. ‘사랑으로 대하는 것’에 대한 교훈을 다시 한번 일깨워준 보석 같은 아이지요.
서점에서 이 책을 ‘살까 말까’ 고민하는 독자분을 만났어요. 이 책을 어떻게 소개해주고 싶으신가요?
이 책은 아이 일생을 좌우할 수도 있는 골든타임에 놀이를 통해 어떻게 언어적, 발달적 자극을 주면 좋은지 그 방법을 풍부하게 다루고 있어요. 사소한 변화가 전체를 바꾼다는 의미의 ‘나비효과’라는 말이 있지요? 이 책 한권으로 부모인 우리의 태도가 바뀌고 그로 인해 아이가 좋은 자극을 받아 더욱 잘 성장한다면 그만큼 의미 있는 일이 또 있을까요? 망설이지 마세요!
*이상은 강남연세언어치료연구소 소장, ‘강남연세언어치료연구소’유튜브 운영자. 연세대학교 언어병리학 석사 과정을 마치고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연구원/언어재활사를 거쳐 강남세브란스병원 재활의학과의 언어재활사로 일했다. 생애 초기 부모와 자녀 간에 이뤄지는 적극적인 상호작용 기반의 놀이와 교육이 아동의 두뇌발달 및 언어발달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에 꾸준히 관심을 가지던 중 기도와 치유의 공간, 실생활에 근접한 치료 환경에 필요성을 느껴 강남연세언어치료연구소를 개원했다. 대학 및 기관, 유튜브 채널에서도 언어치료 강의를 하며 말이 늦는 아이들, 자폐스펙트럼 장애, 다운증후군, 조음장애, 말더듬, 실어증 등 언어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유아동, 청소년, 성인을 만나고 있다. “다른 사람들을 통해 우리는 우리가 되어 간다”라는 레브 비고츠키Lev Vygotsky의 사회구성학적 가치관에 동감하며 사회적 소통을 위한 언어재활을 돕기 위해 힘쓰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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