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리더십의 본질은 '리더심(心)'이다
넓게 아우르면서도 방향을 잃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면서도 어렵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한 마디로 포용이고 그 자체가 모순과 딜레마인데,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모든 단계에 적용되어야 할 것입니다.
글ㆍ사진 출판사 제공
2022.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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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천 저자

국내 굴지의 대기업에서 35년 넘게 일하며 현재 사내 전문교수로 활동하고 있고 『포용의 힘』의 저자인 정현천의 신작 『리더心』은, 급변하는 경영환경과 전 지구적 환경 및 기후변화 문제, 다양한 사회적 갈등과 대립, 커져 가는 빈부격차 등, 그 어느 때보다 리더의 역할이 중요해진 시대에, 지속가능한 경영을 실현하는 리더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리더십(Leadership)의 스킬을 발휘하기 이전에 ‘리더의 제대로 된 마음가짐, 즉 리더심(Leader心)’을 먼저 가슴 속에 품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리더에 자리에 오르는 순간(시작)부터 리더의 자리를 후계자에게 넘겨주는 순간(끝)까지, 리더로서 잊지 말아야 할, 그리고 반드시 실천해야 할 가치들을 저자는 5단계로 나누어 들려주고 있다. 간절하게 시작하기, 방향을 잃지 않고 넓게 아우르기, 제대로 실행하기, 변화에 대처하기, 지속 또는 마무리하기 등의 다섯 단계마다 꼭 필요한 마음가짐 다섯 가지씩을 보여준다. 더불어 저자는 품성으로서의 마음가짐을 말하기보다 상황에 따른 판단력과 실천을 위한 마음가짐을 설파한다.



리더십이라는 용어는 익숙한데, ‘리더심(心)’이라는 용어는 생소합니다. 리더심이 어떤 의미인지 좀 설명해주세요. 

리더십이라는 용어도, 익숙하기는 하지만 쉬운 개념은 아닙니다. 리더의 자질이나 특성을 얘기할 수도 있고, 행동 측면 또는 리더십이 발휘되는 맥락이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저는 그 모든 것에 앞서 ‘리더의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보았습니다. 리더는 구성원들을 이끄는 사람입니다. 구성원들의 마음에 영향을 미쳐야 하는데, 그들을 어디로 이끌 것인지에 대한 스스로의 확신이 중요하지만, 때로는 자신의 그런 확신에 대해서도 의심해야 합니다. 리더이기 때문에 감내해야 하는 그런 불안정성을 저는 나쁜 것이 아니라 마땅한 것이라고 보았고, 그것에 대해 얘기하고 싶었습니다.

현대의 리더상이 과거의 리더상과 다르다고들 하는데, 저자님께서 생각하시는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이라고 보시는지요?

리더십 이론 자체가 계속 변해왔고, 대표적으로 리더십과 카리스마의 관계는 극적으로 변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일의 내용과 사람들이 변했기 때문입니다. 과거에는 아주 강력한 리더의 역할이 중요했다면, 지금은 구성원들 모두의 역량이 제대로 발휘되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보상이나 처벌이 아니라 일의 의미가 구성원들의 마음 속에 자리잡도록 해야 합니다. 리더가 가진 공감할 수 있는 대의(大義), 자기희생과 솔선수범이 그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전작 『포용의 힘』에서와 마찬가지로, 이번 책에서도 리더의 제대로 된 마음가짐을 도덕적 성품보다는 ‘실천적 행동’에 초점을 맞춰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간단하게 좀 설명해주시죠.

리더는 시작부터 끝까지 자기가 이끄는 조직의 내/외부를 정렬시키는 사람입니다. 외부의 요구에 가장 적합하게 내부의 역량을 최대로 발휘되게 하고, 그 정렬이 어긋나지 않았는지 항상 살펴야 하죠. 그러기 위해서는 열린 마음, 열린 자세를 가지고, 어떤 것도 고정된 것으로 내버려두지 않고, 굳지 않고 움직이게 해야 합니다. 마음가짐이 중요하지만, 결국은 쉼 없는 행동으로 실천되지 않으면 의미가 없습니다.

책에는 기존에 알고 있거나 옳다고 믿었던 것들에 대해 색다른 관점으로 풀어 쓴 내용이 많은데요, 이런 통찰은 어떻게 얻으셨는지 궁금합니다. 

책을 읽는 것이 가장 경제적인 방법인데, 거기에 더해서 주변 사람들의 얘기를 잘 듣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저는 사람들이 대부분 철학자처럼 진지하고 사려 깊다고 생각합니다. 관심 있는 분야나 자신의 삶에 대해 매우 깊은 통찰을 갖고 있습니다. 일상생활이나 말 속에 그런 통찰을 쉽게 드러내지 않고 거북해하지만, 가끔 힌트를 내보이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최선을 다하는 것은 정말 최선일까?”라는 물음도, 표현은 그렇게 하지 않았지만, 제 친구와의 대화 속에서 나온 얘기입니다. 그런 얘기들을 잘 듣고 곱씹어 보면 얻을 것이 많습니다.

현재 활동하는 전 세계의 수많은 리더들 중 가장 눈에 띄고 본받을 만한 리더심의 소유자가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저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사티아 나델라 CEO를 꼽고 싶습니다. OS에 의존했던 마이크로 소프트 사업모델을 모바일 클라우드로 바꾸고, 인공지능과 가상현실, 양자 컴퓨팅을 향해서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그의 책 『히트 리프레쉬』를 보면, 나델라 회장은 기업의 영혼에 대해 말합니다. “기업은 왜 존재하는가? 기업의 구성원은 무엇을 위해 일하는가? 이 사회에서 기업은 어떤 목표를 향해 나아가야 하는가?”를 묻습니다. 그리고 ‘공감’이라는 가치를 통해 사람과 사람, 사람과 기술을 연결하여 하나의 목표에 집중하게 하고, 관료화 되어 가던 마이크로소프트가 다시 열정과 새로움으로 춤추게 만들었습니다. 인도 출신, 그리고 올해 초 사망한 장애인 아들의 아버지라는 정체성도 그의 리더심을 갈고 닦는 데 작용했다고 봅니다.

현재 ESG경영이 전 세계적 화두입니다. ESG 경영의 관점에서 기업이나 조직을 이끌어가는 리더들이 가장 중점적으로 고민해야 할 것이 무엇일까요? 

ESG는, 사티아 나델라 회장의 “기업은 왜 존재하는가?”라는 물음과 궤를 같이 하고, 이는 신시아 몽고메리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가 『당신은 전략가입니까』라는 책에서 계속 반복했던 질문이기도 합니다. 기업이 존재하는 이유와 역할이 구성원과 소비자와 사회의 공감을 얻어내지 못하면 그 기업은 조만간 사라지게 됩니다. 지구 환경과 인류 사회를 위해 우리 비즈니스와 기업이 “무엇을 할 수 있을까?”가 아니라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라는 질문에 답을 찾아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책에 나온 다섯 단계의 리더의 마음가짐 중, 무엇이 가장 어렵고 무엇이 가장 중요한 가치라고 생각하시는지요?

넓게 아우르면서도 방향을 잃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면서도 어렵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한 마디로 포용이고 그 자체가 모순과 딜레마인데,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모든 단계에 적용되어야 할 것입니다.



*정현천

SK그룹에서 35년간 재무, IR, 구조조정, 해외사업 전략 수립, 사업개발 등의 다양한 일을 하고 부사장으로 그룹의 CSR 및 ESG를 담당했으며, 지금은 내부 교육기관인 mySUNI의 전문교수로 일하면서 후배들을 지원하고 있다.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고 동국대학교에서 조직인사 전공으로 경영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지은 책으로는 『포용의 힘』이 있고, 포용국가연구회에서 펴낸 『포용한국으로 가는 길』의 공저자로 참여했다. 또 옮긴 책으로는 『수퍼사이징 더 마인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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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천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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