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해력을 키우려면 몰입 독서는 필수
우선 책을 읽어야 하고, 긴 시간 많은 책을 읽어야 합니다. 몰입독서는 긴 시간 책을 읽는 것을 기본으로 하기 때문에 아이들이 많은 책을 읽게 되고, 더 재미있게, 깊이 있게 읽었다는 점에서 스스로 성취감을 느끼지요. 그런 활동이 쌓이면서 자연스럽게 문해력이 향상됩니다.
글ㆍ사진 출판사 제공
2022.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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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제주 모임에서 가림막을 하고 몰입독서를 하는 모습 

『몰입독서』는 독후활동 없이 긴 시간 책을 읽는 몰입독서를 소개한 책이다. 스키마언어교육연구소는 읽기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독서문화 확산을 위한 독서법을 실천하고 있다. 독서교육에서 중요한 것은 활동이 아니라 독서량, 독서 경험이다. 그러므로 ‘무슨 책을 읽을 것인가’에서 벗어나 ‘언제 어떻게 누구와’ 읽을지 책 읽는 환경을 바꾸어야 진짜 독서를 할 수 있다. 『몰입독서』에는 아이들의 책읽기 경험과 몰입독서에 참여한 학부모, 교사들의 생생한 이야기가 가득 담겨 있다. 또한 독서 동아리, 공공도서관, 학교 등 상황과 장소에 맞는 다양한 몰입독서법을 사례를 중심으로 알려주고 있다.



몰입독서가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몰입독서는 문해력을 높일 수 있는 좋은 방법입니다. 문해력을 높이기 위해 진단 검사나 지도 방법 등 다양한 시도들이 많이 이루어졌지만, 효과가 없는 까닭은 아이들이 책을 읽지 않거나 제대로 읽지 않기 때문입니다. 또 읽는 양이 적거나 읽는 시간이 짧아 독서 경험이 축적되지 않아서 더 그렇겠지요. 우선 책을 읽어야 하고, 긴 시간 많은 책을 읽어야 합니다. 몰입독서는 긴 시간 책을 읽는 것을 기본으로 하기 때문에 아이들이 많은 책을 읽게 되고, 더 재미있게, 깊이 있게 읽었다는 점에서 스스로 성취감을 느끼지요. 그런 활동이 쌓이면서 자연스럽게 문해력이 향상됩니다.

평가를 수반하는 독후활동이 중심인 책 읽기의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일까요?

독후활동이 평가를 전제하기 때문에 아이들 입장에서는 책읽기보다 독후활동을 더 중시하게 됩니다. 책이 어렵거나 독후활동이 어려우면 여기에 맞춰 책을 읽거나 해설을 읽고 독후활동을 합니다. 반대로 책이 쉽거나 독후활동이 쉬우면 책을 대충 읽거나 심지어 읽지 않고 과제를 끝내기도 하지요. 이런 것이 반복되면서 아이들은 책읽기를 싫어하게 됩니다.

독후활동 없이 책만 읽어도 집중력과 이해력, 문해력 등이 높아진다고 하셨는데, 이를 가장 뚜렷하게 느꼈던 경험을 들려주세요.

교사가 가르쳐야만 문해력이 높아진다는 주장은 아이들이 책을 읽고 스스로 이해하지 못한다는 전제가 깔려 있습니다. 어려운 소설이나 비소설은 외부 지식을 통해 내용을 설명해줘야 하지만 아이들이 읽는 수준의 소설은 스스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헷갈린다면 다시 읽게 하는데 책을 깊게 이해하는 좋은 방법이지요. 이렇게 소설을 몰입해서 읽으면 집중력이나 문해력을 높일 수 있습니다. 초등학교 5학년부터 몰입독서에만 참여한 남자아이가 고등학교 1학년이 되었는데 학부모에게 물어보았습니다. 부모는 ‘공부량이 많아지는 시기에 확연히 문해력이 높다는 걸 느끼게 되었습니다. 이해력도 높고, 글쓰기에 대한 부담도 없어 모든 면에서 만족한다.’고 하면서 다른 자녀도 참여시키기 시작했지요. 

‘문해력보다 중요한 것은 지적 자립’이라는 말씀이 인상 깊었습니다. 지적 자립은 무엇이며, 몰입독서가 아이들의 지적 자립에 어떤 도움이 되는지 궁금합니다.

지적 자립의 반대는 지적 의존이지요. 다시 말하면 교사에 의존하는 것입니다. 아이가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이 맞는지 틀린지를 스스로 점검하지 못하고 교사의 평가에 따르는 것을 말합니다. 심지어 열심히 했는지, 제대로 하고 있는지 공부와 관련한 모든 것을 교사가 평가하기 때문에 아이들은 교사의 눈치를 보고 교사의 평가에 의존하는 것입니다. 반면에 몰입독서는 긴 시간 참고 집중해서 책을 읽었기에 아이들은 성취감을 느끼고 스스로 잘했다고, 열심히 했다고 자랑스러워하게 되지요. 교사나 부모가 잘했다고 하기 이전에 스스로 평가하는 것이 지적 자립입니다.


연구원들이 각 가정에서 소규모로 몰입독서를 진행하는 모습
개인의 집에서 몰입독서를 진행하면 아이들의 성향과 능력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변형이 가능하다.
 
‘몰입독서’라고 하면 혼자 조용히 책을 읽어야 할 것 같은데, 이 책에서는 선후배가 함께 읽으라고 권합니다. 그렇게 해야 하는 이유가 있나요?

요즘은 어른들과 마찬가지로 아이들도 과제 부담이 크고, 친구 관계로 스트레스를 받고, 인터넷 유혹을 참기 힘들어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혼자 책을 읽는 것은 ‘성적에 직접 도움이 되지 않는 공부를 나만 하는 게 아닐까’ 하는 불안이 있습니다. 또 친구와 연결되지 않고, 외부 세계의 변화에 뒤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불안도 생깁니다. 그래서 혼자 책을 읽을 때 집중하지 못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친구 또는 선후배와 같이 책을 읽으면 그런 불안이 많이 해소되고 몰입해서 책을 읽을 수 있습니다. 또 혼자 읽으면 집중력이 흐트러질 때 참지 못합니다. 그렇지만 몰입독서에서는 주위에서 책을 읽고 있는 선후배를 모방하면서 책을 바꿔서라도 집중해서 읽으려고 애를 쓰게 됩니다.

몰입독서를 할 때 휴식 시간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계속 이어서 책을 읽어야 더욱 몰입이 될 것 같은데, 꼭 중간에 휴식 시간을 가져야 하나요?

아무리 집중력이 좋은 아이도 1시간이 지나면 집중력이 떨어집니다. 집중력은 한 번 떨어지면 충분히 쉬지 않는 이상 다시 올라가기 힘듭니다. 반면에 떨어지기 전에 잠깐 쉬고 다시 시작하면 빠르게 집중력이 올라가면서 지치지 않게 되지요. 물론 잠깐 쉬는 것이 길어지거나 몸을 움직이지 않고 휴대폰을 보는 형태로 쉰다면 집중력은 회복되지 않습니다. 이것은 4시간 이상 몰입독서를 하면 아이들이 직접 경험할 수 있습니다. 자신은 몇 시간 동안 책을 볼 수 있다고 쉬지 않으려는 아이도 있지만, 후반에 들면 더 빨리 지치고 집중력이 떨어지는 걸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러므로 만약 아이들이 휴식 시간에 대해 저항이 강하다면 설득하려고 하지 말고 직접 경험하게 해보세요. 

책 후반부에는 몰입독서 실천을 위한 추천도서목록이 실려 있습니다. 도서를 선정하시는 기준은 무엇인가요?

당연히 작품성이 1차 기준입니다.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주고 싶은 교훈이나 사회적 문제를 다룬 소설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아이들은 이를 재미없어 하거나 읽긴 해도 주제에 관해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가능하면 아이가 경험할 만한 소재를 다룬 소설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그래서 최근 소설을 선택하고, 유럽보다는 우리나라나 일본, 중국 소설에 비중을 두지요. 또 개인별로 책을 추천할 때 학년이나 성별도 비슷하게 맞춰 권합니다. 또래가 경험한 내용을 다룬 소설을 읽으면 아이들은 책 내용에 대해 다양한 형태로 생각을 한다고 여기고 있습니다. 그렇게 하면 사고력도 높아지겠지요.

몰입독서 전용 도서관 등 몰입독서 확산을 바라는 마음을 후기에 담으셨는데,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나요? 

학부모나 스키마언어교육연구소 연구원과 함께 몇 년간 몰입독서를 진행해 보니 노하우가 쌓인다는 생각보다 힘들어 하는 모습이 더 많이 보입니다. 몰입독서를 진행하는 사람은 가르치지 않으니까 별로 할 일이 없다고 생각하겠지만, 한번 경험한 분은 계속 진행하고 싶어 하지 않습니다. 자기 자녀를 위해 참고 견디며 진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요. 사실 평가하지 않고 아이들의 문해력을 높이는 몰입독서법은 개별적으로 지도하는 차원을 넘어서는 것입니다. 아이들을 세밀하게 관찰하고 동화나 소설을 폭넓게 읽은 바탕에서 아이들이 책을 읽고 어떤 생각을 하는지 추론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기에 총괄 진행자는 몰입독서를 진행할수록 힘든 것입니다. 그렇지만 진행을 맡지 않은 학부모들은 아이들의 변화된 모습을 보며 크게 만족합니다. 학부모들은 참여하고 싶어 하고 진행자는 힘들어 하는, 이 간극을 개인이나 조그만 연구소가 감당하기는 벅찬 일입니다. 독서를 중시하는 단체나 기관에서 몰입독서에 관심을 갖고, 평가하지 않고 긴 시간 선후배와 함께 읽는 몰입독서에 관심을 기울여 주시길 바랍니다. 특히 우리 사회처럼 시험과 경쟁이 극심한 상황에서 책읽기만이라도 자유롭게 읽고 자기 느낌대로 생각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준다면 바랄 것이 없을 듯합니다.



*스키마언어교육연구소

2000년 설립. 책을 읽으면서 아이들 스스로 의문을 갖게 하고 다양하게 독해하는 방법을 연구하며, 학교, 도서관, 문화센터 등에서 스키마 독서법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2012년에 사단법인 슬로독서문화를 설립, 독서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독서 모임을 운영, 지원하고 있다. 2015년부터는 공동체 독서 형태로 ‘몰입독서’를 실천하며 ‘문해력’을 키우는 독서법을 계발하고 있다. 소장 유영호가 쓴 책으로 『논술 잡는 스키마』, 『우리 아이 12년 공부 계획』, 『내 아이가 책을 좋아할 수만 있다면』, 『낯선 그림책 읽기의 세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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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