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과 책에 기댄 마음들
“별것 아닌 일에도 불행하다 여겼던 외로운 시간들. 겨우 존재하는 나를 닮은 쓸쓸한 것들에 마음을 주다가 아무도 알아주지 않지만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아름다운 것들을 발견했다.”
글ㆍ사진 출판사 제공
2021.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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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함께 그림책으로 사랑을 나눈 이야기를 엮어 2013년 『그림책이 좋아서』부터 2020년 『그림책의 책』까지 4권의 그림책 에세이를 출간한 제님 작가는 신작 『겨우 존재하는 아름다운 것들』을 통해 식물과 독서와 사랑을 나눈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림책의 책』 이후 1년 만에 신간을 내셨습니다. 그림책 북큐레이션 활동을 하시는데 이번에는 그림책에 대한 에세이가 아닙니다. '식물과 책'이 주제인데, 이번 신간 『겨우 존재하는 아름다운 것들』은 어떤 책인가요? 원고를 쓰게 된 이유와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으셨는지, 어떤 이야기를 담았는지 궁금합니다.

다섯 번째 책 『겨우 존재하는 아름다운 것들』이  『그림책의 책』 이후 1년 만에 나오는 건 맞지만, 책에 대한 씨앗은 『그림책의 책』과 출발점이 비슷하다고 볼 수 있어요. 이번 책의 제목은 2019년에 가슴에 품었던 문장이고, 원고도 그때부터 쓰기 시작했으니까요. 『그림책의 책』 원고를 쓰는 중에도 아주 가끔 이번 책의 원고를 쓰기도 했습니다. 마치 시험 공부 중에 소설을 읽는 기분으로요. 그러니까 갑작스럽게 나온 게 아니라 앞선 네 권의 책이 그러하듯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흘러온 책이라고 보는 게 더 적절할 것 같아요.



한 아이를 키우는 보통 엄마에서 네 권의 책을 내고 그림책 관련 강의를 하는 사람으로 살다 보니 어느새 나이 오십줄에 들어섰습니다. 반백 년을 살았어도 삶은 여전히 버겁고 어렵지만, 한 발 더 잘 나아가기 위해, 지혜롭게 늙어가기 위해 지나온 시절을 더듬으며 생각을 다듬어보았습니다. 아주 잘못 살지는 않았나 봅니다. 그래서 비바람 몰아치는 시간을 통과해오면서도 밤하늘의 별처럼 반짝이고 있는 행복 씨앗을 발견해 내는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식물과 책과 사람들에 기대어 더 생기있게 짙어진 초록 이야기가 될 것입니다. 경제적인 불안이 기본값인 일상에서 읽고 쓰는 삶을 지켜내기 위해 고군분투한 이야기이며, 삶의 재미라곤 없을 것 같은 오십이라는 나이에도 이토록 삶을 아름답게 가꿀 수 있을까 싶은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끝날 것 같지 않은 마흔의 길고 긴 터널을 지나서 맞이한 한 줄기 햇살 같은 맛이라 해야 할까요? 그러니 살아남는 것을 가장 큰 성공으로 충실한 매일을 살다 보면 환한 오십에 기어이 당도하게 되리라는 한 조각 진실이 흔들리는 마흔들 마음에 가닿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어느새 나는 마흔의 터널을 지나 나이 오십에 이르러 

삶을 가꾸는 사람으로 살고 있었다. 

마음의 손바닥을 불행에서 행복 쪽으로 뒤집으면 되는 

아주 간단한 일이었다. 

나이 오십에 삶을 가꾼다는 것은 

쓸모없이 겨우 존재하는 아름다운 것들에 마음을 내어주는 일이다."  _제님



『겨우 존재하는 아름다운 것들』이라는 제목이 인상적입니다. 마흔에서 쉰 무렵의 여성분들이 공감하는 부분이 많을 것 같습니다. 이 제목은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를 담고 있나요? 책이 나오기까지의 과정도 궁금합니다.

2019년 가을, 토끼장이 있고 감나무가 서 있는 마당에서 열릴 '그림책 파티'를 준비하면서 민병헌 사진집을 펼쳤습니다. ‘차이를 감각적으로 읽어내는 눈’을 가진 민병헌의 사진은 오래전부터 좋아했는데 여전히 역시나 좋더라고요. 먼지를 털어낼 정도로 오랜만에 다시 보는데 감정에 물기가 어리며 모세혈관에 새로운 피가 수혈되는 것 같았습니다.

잡초와 물방울, 먼지, 흐린 날의 풀숲, 안개 낀 하늘, 눈 쌓인 들판, 물안개 피어오르는 강, 버려진 물건들,... 

회화적이고 서정적인 사진들을 보는 사이 가슴에 문장 하나가 자연스레 흘러들었습니다. ‘겨우 존재하는 아름다운 것들’이라는... 그 순간 심장 박동이 빨라지면서 휘몰아치는 설렘으로 꽤 오랫동안 열병을 앓는 듯 했는데요. 아마 저의 모든 것을 상징적으로 담고 있는 말을 찾았다는 기쁨 때문이었던 것 같아요. 겨우 지탱해온 그동안의 삶과 생각들과 시선, 지향하고 싶은 삶의 가치, 그리고 여전히 겨우 존재하고 있는 지금의 나의 모습까지도 품고 있었어요.

그날 이후로 가슴에 이 문장을 소중히 기르며 틈틈이 뭔가를 끄적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런 끄적임들을 정리하고 보니 식물과 책, 인연이라는 세 가지 열쇳말이 도드라지더군요. 오십이 되어 돌아보니 식물과 책과 인연은 겨우 존재하는 내 삶의 버팀목이 되어주었고, 다정한 시선이 더해지면서 겨우 존재하는 삶도 아름답고 풍성한 삶으로 탈바꿈시키는 훌륭한 재료가 됐습니다. 책을 읽어 보기도 전에 제목만으로 벌써 마음에 와닿는다는 분들이 많으셨는데요. 그만큼 겨우 존재하고 있는 분들이 많은 걸까요?

겨우 존재하면서도 식물과 책에 기대어 삶을 가꿔 온 나의 이야기가 어떤 상황이든, 무슨 사연이든 겨우 존재하는 마음들에 가닿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참! 한 가지 덧붙이자면 2019년에 품은 문장이 책이 나오는 과정에서 편집자의 손에서 버려지고 않고 그대로 책의 제목이 되었다는 사실이 무척이나 기쁜 마음입니다.


제님 작가

제님 작가에게 식물이란 어떤 존재인가요? 책과 그림책은요. 독자들도 같은 마음을 가질 수 있는 거겠죠? 그리고 책에 담지 못한 또 다른 이야기가 있다면요?

가까이에 두고 가끔 들여다보는 그림책, 『첫 번째 질문』(오사다 히로시 글/이세 히데코 그림/김소연 역 | 천개의바람)에 이런 질문이 있습니다. 

‘인생의 재료는 무엇일까요?’

바로 식물과 책이 저에게는 인생의 재료입니다. 피부처럼 몸에 딱 달라붙어 일상을 온통 물들이고 있으니까요. 그리고 저절로 살아 있는 것에 대해 생각하게 해요. 살아 있는 것들은 다 저절로 살아 있는 거잖아요. 우주의 어떤 힘이 작용했는지는 모르지만, 누가 보아주던 말던 그냥 존재하는 걸로 우주의 한구석에서 자기 몫의 생명을 '현상(現像)'하고 있어요. 그 단단한 씨앗에서 눈이 트고 오밀조밀한 공기를 마시며 자근자근 자라나는 소리를 들려줘요. 

식물들은. 햇볕 쐐주고 조로록 물주고, 이런 건 그냥 사람의 일. 사람의 공간에 들였으니 그냥 자기 좋자고 하는 그저 사람의 일인데, 식물들은 사람의 일과 관계없이 그냥 저절로 자라는 게 맞아요. 저절로 자라는 것에 대한 신비로운 경험은 진정한 아름다움이 무언지 깨닫게 해주죠. 그 속에서 저의 자리를 발견하고, 나의 존재에 대한 생각에까지 미치게 돼요. 존재만으로도 아름답다, 좁쌀만 한 마음에라도 행복이 깃들 넓은 공간이 존재하더라고요. 그러다 보면, 존재와 존재 사이에 존재하는 어떤 인연이 생기는데, 그 존재에게 나를 들이밀고 싶다고 생각하는 순간, 내가 더 또렷해지더라구요. 수많은 벚나무 중 내가 기대어 울었던 그 나무에게 ‘나의 비밀나무’라고 이름을 붙여주는 순간, 친구 한 명이 생겼거든요. 

책도 마찬가지예요. 그저 평면에 달라붙은 검정색 잉크일 뿐인 글자가 벌떡 일어서서 그냥 마음으로 푹 들어오거든요. 문장 하나 단어 하나 곱씹어 마음에 삼키면 하루종일 온 마음을 저절로 돌아다니죠. 그러면 그 문장 그 단어와 친구가 되어요. ‘사려 깊은’이라는 표현도 마음속에서 오래 머물렀어요. 그러다 보면 조금 그 말을 닮지 않을까 하는 순진한 생각을 하면서 말이죠.

책이 인쇄되는 동안 인연 하나가 오롯이 떠올랐습니다. 5부 「인연의 무게」에 들어갔어야 할 소중한 인연인데요. 그림책 『우리는 언제나 다시 만나』(윤여림 글/안녕달 그림 | 위즈덤하우스)의 윤여림 작가입니다. 그림책 『나, 화가가 되고 싶어!』(윤여림 저/정현지 그림 | 웅진주니어)로 처음 인연이 시작되었는데요. 작가님이 미국에 거주하시기 때문에 만나지는 못하고 메일을 주고받았는데요. 읽고 쓰는 삶에서 오는 고민과 외로움을 비슷한 일을 하고 있는 작가님과 장문의 메일로 소통하면서 많은 위로와 힘을 받았답니다. 더군다나 그 당시 저는 SNS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세상과의 소통 없이 ‘골방의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였으니, 더없이 간절하고도 소중한 시간이었지요. 작가님께 메일 보내고 답메일을 읽는 일이 일주일의 큰 즐거움이었습니다. 수많은 메일 교환을 한 지 1년이 지났을 즈음 작가님이 한국에 오셨을 때 비로소 첫 만남을 갖게 되었는데요. 오랜만에 한국에 오시는 거라 일정이 빡빡하셨을 텐데, 그 빡빡한 일정 중에 저를 위한 시간을 내주셨을 마음에 영원히 잊지 못할 가슴 뭉클한 순간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이 지면을 빌어 윤여림 작가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그런데 어찌하여 이번 책에 담지 못했을까요? 

너무 가슴 깊이 품은 인연이라 미처 꺼내지 못한 걸까요?

아니면 아직 한 번도 입 밖으로 내보지 않은, 저 혼자만의 꿈을 키워가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언젠가, 어떤 형태일지 모르나 윤여림 작가님과 협업하는 꿈을 감히 희미하게나마 품고 있는데요. 지금은 그저 희미한 꿈을 품고 있는 것만으로도 좋습니다. 작가님이 이 글을 보신다면 아마 깜짝 놀라시겠죠.



『그림책의 책』은 그림책 백과라는 별칭을 얻을 만큼 큰 호응이 있었는데요. 『그림책의 책』을 출간하고 나서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겨우 존재하는 아름다운 것들』에는 어떤 영향을 주었을까요?

『그림책의 책』이 감사하게도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그림책의 책』 이전에 나온 저의 책들을 봐 오신 분들은 “종합판을 내셨네요.” “결정판을 내셨네요.”라는 말씀을 해주셨고요. 그림책 활동가, 그림책 테라피스트, 그림책 심리지도사, 작은도서관 활동가, 사서, 교사 등 현장에 계신 분들은 정말 필요한 책을 내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해주셨습니다. 물리적으로 정신적으로 많은 시간과 정성을 들인 책인데 모든 수고로움이 해소되는 뿌듯한 순간이었습니다. 

책이 나오고 나서 가장 큰 외적인 변화라면 강의 요청이 많아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작은도서관 운영자나 활동가를 위한 '북큐레이션 강의'와 학교 도서관 사서 선생님들, 그리고 그림책 읽어주는 학부모를 위한 연수 요청이 많습니다. 올해로 그림책의 길을 걸어온 지 18년째가 되는데요. 아무래도 한눈팔지 않고 오로지 그림책의 길만을 걸어온 제님의 식물 에세이에도 많은 관심을 가져 주시지 않을까요? 『그림책의 책』만큼 많이 사랑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림책이 좋아서』의 꼬마, 은재가 어느새 성인이 된 것 같습니다. 그림책과 아이, 그리고 식물과 은재. 엄마 자신을 위한 에세이이기도 하지만, 은재에게 대한 숨어있는 메시지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림책이 좋아서』부터 『겨우 존재하는 아름다운 것들』에 이르기까지 5권을 내면서 작가님의 인생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생각과 마음은 어떻게 변해왔는지 궁금합니다. 이 길을 가고자 하는 다른 독자들에게 전해줄 말씀이 있다면요.

책을 내고 나서 확실하게 깨달은 점 한 가지가 있는데요. 책 한 권을 낼 만한 품성이 되어서 책을 내는 게 아니라 한 권의 책을 준비하고 쓰는 동안 성장이 이루어진다는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다섯 권의 책을 내는 동안 꾸준히 성장이 이루어졌다는 의미인데요. 하하. 지금의 이런 모습이나마 ‘사람꼴’로 살아갈 수 있게 된 바탕이 되어주지 않았나 싶습니다. 

책을 읽고 책을 쓴다는 건 읽고 쓰는 데서 그치는 게 아니라 읽고 쓴 그 생각들이 일상적인 삶 속에 그대로 스며들어야 한다고 생각하니까요. 그러니까 읽고 쓰는 삶의 시간들이 내일은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되도록 하는 성찰의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책을 내고 싶은 희망이 있는 분들이라면 읽고 쓰는 삶에 대한 사유의 시간이 자신만의 길을 가는 데 많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마흔을 지나 쉰이라는 나이에 당도하면서 많은 여성분들이 공감하는 고민들이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 분들에게 이 책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또 어떤 책들이 마음과 생각을 이어줄까요? 더불어 오십에서 육십은 어떤 삶을 살게 될까요? 작가님에게는 어떤 비법이 있을지 궁금합니다.

사춘기 아이들이 질풍노도의 시기를 지나 한 발자국 성큼 성장하듯, 마흔에서 쉰에 이르는 시간 또한 사춘기 아이들의 질풍노도에 못지않은 비바람이 있습니다. 그 비바람을 어떻게 잘 헤쳐나올 수 있을까요? 그 시간을 먼저 통과해 오십에 당도한 저의 이야기가 흔들리는 마흔들 마음에 조금이나마 가 닿을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는데요. 식물과 책에 기대어 비바람을 견뎌온 저에게 좀 더 특별한 책을 추천하라면 ‘죽음’을 주제로 한 책들이 돌올하게 떠오릅니다. 일상에서 죽음에 대한 사유가 깊어지면 깊어질수록 삶의 밀도가 촘촘해지고 일상의 소중함을 깨닫게 될 테니까요. 저의 경우에는 ‘죽음’에 대한 책들이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저는 벌써 오십의 돛을 올리고 육십이라는 환갑의 나이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오십에서 육십에 이르는 시간은 어떤 삶으로 채워나갈까요? ‘잘 나이들어감’에 가장 집중하려고 합니다. 그렇다면 잘 나이 들어간다는 건 어떤 모습일까요? 이번에 나온 『겨우 존재하는 아름다운 것들』 프롤로그에서 나이 오십에 삶을 가꾼다는 것에 대해서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나이 오십에 삶을 가꾼다는 것은 쓸모없이 겨우 존재하는 아름다운 것들에 마음을 내어주는 일이다. 도무지 말이 되지 못하는 침묵의 소리에 가만히 귀 기울이는 일이다. 다정한 관찰자가 되어 잘 보이지 않는 것들에게 따뜻한 눈길을 포개는 일이다. 깊고 따뜻하고 가능한 한 작은 이야기를 기어이 글로 남기는 일이며, 나를 조금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드는 일에 집중하는 일이다.

잘 나이 들어가기 위해 삶을 가꾸는 모습도 이와 다르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저는 여전히 겨우 존재하는 것들에 다정한 관찰자가 되어 마음을 내어주고, 내일은 나를 조금 더 나은 사람으로 사람으로 만드는 일에 집중하는 사람으로 살아갈 것입니다. 더불어 ‘죽음’이라는 열쇳말에도 조금 더 많이 관심을 기울일 생각입니다.



다음 작품에 대한 구상에 어려움이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림책이냐 식물이냐. 아니면 또다른 삶의 행복을 찾는 이야기일 것이냐. 향후 활동계획과 집필계획이 궁금합니다.

다섯 권의 책을 내는 동안 저에게 마법이 일어나지 않았나 싶은데요. 첫 번째 책을 마무리하는 과정에 이미 제 마음속에는 두 번째 책에 대한 기획이 되어 있었고요. 두 번째 책을 마무리할 때쯤엔 또 세 번째 책에 대한 구상 또한 확실하게 잡혀 있었습니다. 역시 네 번째 다섯 번째 책도 그랬고요. 다섯 권의 책이 막힘 없이 흐르는 강물처럼 자연스레 흘러온 것 같습니다. 그런데 다섯 번째 책이 나왔는데도 이번엔 다음 책에 대한 아무런 구상이 없습니다. 

'그림책이냐? 식물이냐?' 물으셨는데요. 여전히 그림책을 읽고 그림책 모임을 하고 그림책 강연을 하며 그림책의 길을 걸어갈 텐데요. 여섯 번째 책이 나오게 될지, 나온다면 어떤 이야기를 담게 될지, 지금으로선 안개 속입니다. 그래도 희미하게 떠오르는 열쇳말은 있습니다. 아직은 희미하지만 가슴에 품고 잘 키워가 볼 생각입니다. 어떤 열쇳말이냐구요? 아직은 비밀로 하고 싶습니다. 




*제님

한적한 오솔길이나 과꽃 피어 있는 주택가 골목을 사부작사부작 걷는 것을 좋아한다. 소소하고 겨우 존재하는 것에 마음이 가고 그것에서 아름다움을 찾아내려고 한다. 저절로 피고 지는 모든 풀꽃과 나무들, 햇살과 바람과 가을 풀벌레 소리를 좋아하고, 말라비틀어진 들꽃대와 가을 열매들, 그리고 그림책과 도서관을 사랑한다. 전북 고창에서 태어나고 이화여대에서 불어교육과 영어교육을 공부했다. 그림책 모임과 강의로 사람들을 만나고 그 인연을 소중하게 여기며, 책과 식물에 기대어 지금을 살고 있다. 저서로는 『그림책이 좋아서』(2013), 『포근하게 그림책처럼』(2016), 『그림책 탱고』(2017), 『그림책의 책』(2020)이 있다.




겨우 존재하는 아름다운 것들
겨우 존재하는 아름다운 것들
제님 저
헤르츠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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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