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사람, 소중한 사람이 생각나는 연말입니다. 올해는 반가운 손을 맞잡을 수는 없지만, 대신 책으로 당신의 마음을 전해보세요. 오래도록 기억될, 특별한 의미를 전하는 선물 같은 그림책을 소개드립니다. 아참, 올 한해 수고 한 나를 위한 선물도 잊지 마세요!
안녕달 글·그림 | 창비
한겨울을 포근하게 감싸는 마법 같은 상상
『수박 수영장』, 『당근 유치원』 작가 안녕달의 겨울 이야기
어느 겨울날, 한 아이는 눈이 소복이 쌓인 들판에 홀로 있던 눈덩이를 만납니다. 아이가 눈덩이에게 팔다리와 눈, 입, 귀를 만들어 주고 다정한 인사를 건네자 눈덩이가 마법처럼 ‘눈아이’로 살아납니다. 그렇게 그들의 눈부시게 아름다운 우정은 시작되지요.
『수박 수영장』, 『당근 유치원』 등 청량한 상상과 사랑스러운 유머, 빛나는 감수성으로 독자의 마음을 설레게 해온 안녕달 작가가 이번에는 한겨울을 포근하게 감싸는 마법 같은 상상 이야기 『눈아이』로 돌아왔습니다. 누구나 어린 시절 한번쯤 꿈꿔봤을 행복한 상상 속 나만의 친구와 우정 이야기를 연필과 색연필의 고운 필치로 그려내며 캐릭터에 숨결을 불어넣었죠. 그리고 아이에게는 아름다운 상상력과 마음을 키우는 우정 이야기를, 어른에게는 가슴 뭉클한 유년 시절의 기억을 떠올리며 한겨울의 서정에 물드는 행복한 시간을 선사합니다. 눈덩이가 겨울을 외롭지 않게 보냈으면 하는 아이의 바람에서 출발한 이 근사한 상상력은 작품을 읽는 모든 마음을 따뜻하게 물들이며 외로운 마음을 어루만지는 선물이 되어줄 것입니다.
맥 바넷 글 / 카슨 엘리스 그림 / 김지은 역 | 웅진주니어
당신의 사랑은 무엇인가요?
"사랑이 뭐예요?" 아이의 물음에 할머니는 세상에 나가면 답을 찾을 수 있을 거라고 답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사랑을 의미를 찾기 위한 긴 여정은 시작됩니다. 길에서 만난 사람들의 답은 제각각 달랐습니다. 사랑은 물고기, 박수갈채, 깜깜한 밤, 집, 씨앗… 이렇게 사람들은 자신과 닮은, 혹은 자신이 추구하는 무언가를 사랑이라 말합니다. 때로는 우스워 보이는 대답이지만 이것들이 사랑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오랜 시간이 흐른 뒤, 마침내 긴 여행을 마치고 할머니와 살던 옛집으로 돌아온 아이가 찾아낸 사랑은 무엇이었을까요?
『사랑 사랑 사랑』은 사랑의 의미를 묻는 진지한 주제 의식을 유머러스한 글로 풀어내는 한편, 다정하고 섬세한 그림으로 독자들을 매혹하는 사랑스러운 그림책입니다. 칼데콧 아너상, 보스턴 글로브혼북 상에 빛나는 베스트셀러 작가 맥 바넷과 칼데콧 아너상을 받은 세계적인 일러스트레이터 카슨 엘리스의 만남으로 화제가 된 책이기도 하죠. 당신의 사랑은 무엇인가요? 내가 가장 자주 떠올리는 존재, 살아 있다고 느낄 때를 떠올려보세요. 그리고 지금 이 순간 생각나는 가장 소중한 사람에게 당신의 마음을 책과 함께 전해보세요.
다비드 칼리 글 / 세르주 블로크 그림 / 안수연 역 | 문학동네
"기다림에는 마침표가 없습니다"
볼로냐 라가치상에 빛나는 세르주 블로크와 다비드 칼리가 만나 펴낸 아름다운 그림책
크리스마스와 케이크가 구워지기를 기다리던 천진한 아이가 자라서 연인을 만나 사랑하고, 군대에 가고, 전쟁을 치르고, 결혼하여, 아이를 낳고, 직장을 다니고, 몇 차례의 봄을 맞으며 손자의 탄생을 기다리기까지 주인공은 기다리고 또 기다립니다. 주인공이 거치는 통과의례를 따라, 주인공이 만나 인연을 맺는 사람들에게로 빨간 끈이 길게 이어집니다. 때론 끊길 듯 아슬아슬하게, 때론 헝클어진 채 똑같은 방향을 향하여. 기쁘고 아프고 가슴 졸이던 시간들이 단선적으로 펼쳐지지만 결코 가볍지는 않습니다. 기다림이 갖고 있는 크고 작은 무게를 짚어내고 있지요. 주인공의 삶은 다시 아이에게로, 손자에게로 뻗어 갑니다. 마치 삶은 한 사람의 죽음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끝없이 풀어지는 끈이라는 걸, 기다림은 살아가는 내내 겪어야 하는 축복이라는 걸 말해 주는 듯합니다.
2007년 처음 출간된 『나는 기다립니다』는 매년 겨울이 되면 떠오르는 특별한 감성과 메시지를 담은 책입니다. 이야기 속 빨간 끈이 계속 이어져 가는 것처럼 독자들에게 꾸준히 사랑을 받아오고 있는 책이지요. 특히 한 해를 마무리 하는 요즘, 올 한 해 동안 그 어떤 크고 작은 일이 있었더라도 설레이는 마음으로 새로운 시작을 기대하게 해 주는 책이기도 합니다. 지금, YES24에서 홀리데이 감성을 담은 단독 리커버 『나는 기다립니다』를 만나보세요. 여러분의 오늘이 더욱 특별한 의미로 기억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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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도서MD)
노골적인 눈물주의보 혹은 달달한 로맨스보다, 명료하고 속시원한 책을 좋아하는 단호박 같은 사람. 하지만 사실 <시튼의 동물 이야기>를 보며 눈물을 쏟는 폭풍 감성을 숨기고 있다.